타임라인 M 1 - 한국 근현대 군사사 프로젝트 타임라인 M 1
김기윤 지음, 우용곡 외 그림 / 길찾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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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말기는 말 그대로 헬조선이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 역사에서 최악의 시기였지만 군사분야는 더욱 그러했다. 거의 속수무책으로 청과 일본, 서구열강에게 무너졌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면 일반인들에게는 동학군의 죽창과 시대에 한 참 뒤진 화승총이 당시 우리가 가진 무기의 전부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 이 때문이지 이 시대를 다룬 책들에서 군사 분야에 대한 기술은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그저 제도의 변천이나 외국 교관들의 영입 정도만을 다루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말그대로 차원이 다르다. 얼핏 보면 고급 그림책으로 보이고, 실제로 당시의 군장과 육해상 무기에 대한 세밀한 일러스트들이 일품이다. 조선군 뿐 아니라 프랑스군, 미군, 일본군, 청군 일러스트도 충실하다. 하지만 그 것이 전부가 아니다. 기술도 상당히 자세하기 때문이다.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나조차도 병인과 신미 두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장비 손실을 입었는지, 이를 메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당시 유럽과 미국에서 얼마나 많은 잉여 총기가 있었으며, 이것들이 일본 상인들을 통해 어떻게 조선에 유입되었는 지... 이 같은 사실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즉 조선도 살기위해 발버둥첬던 것이다.

 

이 책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까지만을 다루고 있는데 다음 편을 기다려야겠다. 이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젠 우리나라의 일러스터들도 일본에 손색이 없다는 것을 느낀 것도 기분좋은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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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쓰자 고사성어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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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많이 쓰거나 읽는 이들에게는 고사성어란 참 오묘한 존재다. 뜻을 알기만 한다면 자신의 의사를 아주 품위있게 전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진의를 숨길 수도 있으며, 긴 글이나 말을 짧게 전달 할 수도 있다. 고사성어의 장점은 책 본문에 잘 나와있으므로 이 정도로 줄이겠다.


나는 책을 읽을 때 해당 분야를 다룬 첫 책이 아닌 이상 그 책의 장점 특히 특징을 집중적으로 이야기 한다. 물론 이 책이 고사성어를 다룬 첫 책은 아니기에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고사성어의 출전은 물론 국적까지 정확하게 다루었다는 데 있는 듯하다. 이 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교과서 고사성어 종합분석> 인데, 189개의 고사성어가 등장한다. 이 중 38개가 우리나라에서 나온 것이고, 12개가 일본이며, 5개는 불명이라고 한다. 우리식 고사성어의 상당수는 속담을 한자성어화 한 것인데, 대표적인 것이 去語固美, 來語方好이다. 거어고미, 내어방호로 읽으면 어색하지만 의미는 우리 속담인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를 한자로 바꾼 것이다. 난공불락, 풍전등화, 유야무야 등 흔히 쓰는 고사성어들이 일본에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라 할 것이다.


<교과서 고사성어 종합분석> 말고도 부록인 <교수신문 선정 올해의 고사성어>,<독서관련 고사성어 모음>도 상당한 공을 들인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독서관련 고사성어 모음>이 흥미로웠는데, 무려 71개나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아는 게 31 정도밖에 되지 않아 충격을 먹은 장이기도 하다.


다양한 출전과 등장 인물도 이 책의 매력을 더한다. 400개 간 넘는 듯한 고사성어의 출전은 유교 경전을 비롯하여 역사서, 소설, , 논문, 희곡, 격문, 편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등장하는 인물도 공자나 노자 같은 대성인, 군주, 문인, 승려, 장군 등 다채롭게 그지 없다. 맨 뒤에 나오는 <고사성어 찾아보기>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기획이다. 어쩌면 어지러울 수도 있는 다채로움을 몇 가지 주제로 잘 정리해준 저자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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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고독
홋타 요시에 지음, 이종욱 옮김 / 논형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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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때 일본이 호황을 누리며 번영의 기초를 쌓았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를 알려 주는 작품은 한 번도 본 기억이 없고, 소개조차 받은 적이 없었다. 이 작품은 바로 그 때를 배경으로 한다. 이것만으로도 번역되어 출판될 자격이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배경 자체가 경계적 성격을 가지지만 등장하는 인물 또한 그러하다. 주인공 기가카는 신문사에서 번역 알바를 하면서 동거녀 쿄코와 함께 아르헨티나로 이주할 궁리만 한다. 주변 인물도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이권에 개입해 한 몫을 챙기는 국제사기꾼이자 오스트리아 귀족인 티르피츠, 미국계 일본인이었다가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에 참가했던 도이, 중국인 기자 장궈쇼우 등도 정도와 입장 차이만 있을 뿐 부평초 같은 신세이다.

 

공간적으로 보면 도쿄를 그리 벗어나지 않지만 등장 인물들의 머릿속에 등장하는 공간은 의외로 글로벌하다. 상하이, 미국, 파나마, 아르헨티나, 베트남, 스위스, 프랑스 심지어 소말릴랜드도 등장한다. 길지 않은 작품이지만 세계를 담았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여러 모로 시인 김수영이 생전에 작가 훗타 요시에를 주목했었다고 하는데, 그럴 만하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소설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일본인이 지배하던 중국과 동남아의 소년과 성인들이 일본인의 허드렛일을 해주며며 푼돈을 받던 때의 표정과 미군의 잡일을 해주는 일본인들의 표정이 같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광장의 고독>외에 <매국노漢奸> 이라는 제목이 붙은 단편소설 한가 더 실려있다. 일본어로 번역된 초현실주의 작품에 빠진 안드레 安德雷 라는 삼류 시인이 패전 후 상하이에서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를 다룬 작품이다. 희극적 주인공의 비극이라 할 수 있는데, 동정이 가면서도 너무 순진하게 살면 어떤 대접을 받는지도 생각하게 만들었다. 불행 중 다행이지만 안드레는 죽음을 당하지는 않았다.

 

심도 있는 작품해설도 읽어 볼 만 하며. 태평양 전쟁 직후 일본과 중국의 내면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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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사람들 - 사람을 얻고 쓰고 키우고 남기는 법
김영수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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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ptoday.kr/news/article.html?no=26158


허성원 변리사님의 서평입니다. 잘 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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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사람들 - 사람을 얻고 쓰고 키우고 남기는 법
김영수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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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와 리더십에 대한 책은 차고 넘치도록 많아 지겹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분야에 그렇게 많은 책들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제대로 된 인사과 훌륭한 리더십이 그만큼 드물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하기야 영웅과 인재가 필요하지 않는 시기는 없는 법이다. <사기>의 대가인 김영수 교수가 <제왕의 사람들 사람을 얻고 쓰고 키우고 남기는 법> 이란 제목의 신간을 내놓았다. 저자는 인성과 재능 중 인성이 먼저라는 기조 아래에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결국 이 말이다. “사람을 각박하게 대하지 말라!”

 

책의 제목이 <제왕의 사람들>이니 만큼, 당연히 한고조, 당태종, 청태조, 강희제, 주문왕, 은탕왕, 초장왕, 진목공, 위무제 조조, 무측천 등 쟁쟁한 중국의 제왕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인재들을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쓰고 어떻게 키우고 그들을 통해 어떻게 왕조를 유지하고 발전시켰는지를 다룬다. 한 고조가 진평과 주발을 남겼기에 문경지치가 나올 수 있었고, 당태종도 장손무기와 이세적 등을 남겼기에 무측천과 당현종이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세종대왕이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후세에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남겨서 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제왕들만 나오지는 않는다. 안영, 관중, 상앙, 한유, 범중엄, 구양수, 사마광, 왕안석, 유기, 제갈량 등 청사를 빛낸 명신들도 등장하며 이들이 군주를 어떻게 보좌했으며 후배들을 어떻게 성장시켰는지도 잘 보여주고 있다. 비중은 작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프랑스 CEO 들의 인재 초빙에 대한 일화와 인재관도 읽어볼만 하다. 다만 우리나라의 인물들은 소개하지 않고 있데, 그만큼 권력을 쥔 자들이 여유가 없고 각박하기만 한 현재의 상황이 답답해서이지 않어서일까 싶다.

 

간신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저자이기에 반면교사들에 대한 내용도 풍부하다. 인재를 계속 놓친 초패왕 항우와 하북의 패자 원소, 게으르기 짝이 없었던 만력제, 남송의 간신 진회 등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동서고금의 다양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이야기와 교훈들이 가득찬 책이지만 여기서 이를 다 소개할 수는 없다. 백문이 불여일견, 읽어보면 된다. 이 책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두 장면을 소개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위나라의 군주가 편작에게 당신 삼형제는 모두 의술에 정통하다는대 대체 누가 가장 의술이 뛰어나오라고 물었다. 편작은 뜻밖에 대답을 했다.

큰형님이 가장 뛰어나고, 작은 형님이 그 다음이며, 제가 가장 떨어집니다.”

위왕은 이해가 가지 않아 그렇다면 어째서 당신의 명성이 가장 높단 말이오?”라고 물었다.

편작은 큰형님의 의술은 병의 증세가 나타나긴 전에 치료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이에 병의 원인을 사전에 제거합니다. 그러니 명성이 외부로 전해 질 수 없지요, 작은 형님의 의술은 병의 초기 증세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저 가볍게 치료했다고 생각하기에 그 명성이 마을 정도에 머물 뿐이지요. 저는 주로 중병만 치료합니다. 피를 뽑고 수술을 하는 등 법석을 떨기 때문에 제 의술이 뛰어나다고 여기는 것이고 명성이 전국에 알려진 것입니다.”

 

무측천은 군자와 소인을 고루 기용해 이 두 파의 세력 균형을 절묘하게 맞추었는데, 국가 정치는 군자들에게 맡기고 자기 개인의 기호나 취향을 위해서는 소인들을 기용하였다. 특히 소인들을 가까이 하면서도 그들에게 절대 지나친 권세를 주지 않았으며, 이들이 군자의 정치에 간섭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인재 기용과 사용에 원칙도 철학도 없는 통치자나 리더라면 명군들의 툥인관을 어설프게 흉내내느니 차라리 무측천의 용인관을 배우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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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병 2022-12-23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감사합니다. 저도 구매해서 언능 읽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