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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평점 :

《모비딕》은 저자 허먼 멜빌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생애 첫 소설작 《타이피》와 후속 작품 《오무》 모두 성공을 거둔 메빌은 이후 17개월에 걸쳐 《모비딕》을 집필하였지만 평론가들에게 큰 혹평을 받았으며 상업적으로도 실패하였다.
그 후에도 문학적 명성이 다한 듯 그의 작품들은 주목받지 못했고 탄생 100주년이 돼서야 그는 재평가 받기 시작한다.
현재 허먼 멜빌은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모비딕》은 흰 고래 모비 딕으로 인해 한 쪽 다리를 잃은 선장 에이해브가 복수를 위해 서른 명의 선원들을 이끌고 다시 고래를 찾아가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모험극이다.
나는 다른 선원들과 함께 그 흉악한 괴물을 죽여 복수하기로 맹세하면서 놈의 이력을 알고 싶어 더 열심히 귀 기울였다.
(p.240)
그는 아담 이후로 전 인류가 느껴온 악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그 고래의 흰 혹 위에 쌓아올린 다음, 자신의 가슴이 박격포라도 되는 것처럼 달구어진 마음의 포탄으로 녀석을 폭격하려 했다.
(p.246-247)
흰 고래 모비 딕에 대한 해석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종교적 의미로써의 '신', 신화적 해석의 '괴물', 사회제도 속 '노예제', 심리적 '트라우마', 철학적 측면에서 '존재의 신비'로 해석된다.
선원들이 모비 딕을 흉악한 괴물이라 여기며 죽여 복수하기로 맹세하는 부분에서 모비딕은 신화적 해석의 괴물로 다가오며, 동시에 그에 맞서 싸우는 이들은 악을 물리치기 위한 존재로 느껴진다.
작살이 날아가고, 작살을 맞은 고래는 앞으로 튀어 올랐다. 작살 밧줄은 섬광같은 속도로 홈을 따라 풀려 나가다가 그만 엉키고 말았다. 에이해브는 허리를 숙여 엉킨 밧줄을 풀었다. 하지만 고리진 밧줄이 날아가면서 그의 목을 휘감았고, 터키의 벙어리 사형집행인이 교수형을 집행할 때처럼 그는 소리 없이 보트 밖으로 내던져졌다.
(p.689)
더불어 그에 맞서 싸우는 선장 에이해브의 비극적 결말은 신화적 요소와 많이 닮아있다.
에이해브는 자신 또한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을 예견하는 듯한 태도와 소설 내에서 그의 결말을 암시하듯 그려내는 부분은 앞으로 벌어질 그의 죽음을 뒷받침하는 듯 하다.
E.M 포스터는 그의 책 《소설의 양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비딕》은 고래잡이 이야기로만 보면 읽기 쉬운 책이다. 그러나 작품에서 들려오는 노랫가락에 귀 기울이기 시작하면 만만치 않은 아주 중요한 작품이 된다."
(p.712)
여느 소설과 다른 깊이와 웅대함에 압도되는 소설이다.
_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 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