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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혁명적인 글쓰기 방법론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 한문화 / 2018년 10월
평점 :
<100권 읽기 中 026>
저자 #나탈리골드버그 (Natalie
Goldberg), 시인, 소설가, 글쓰기 강의
<구원으로서의 글쓰기> <글
쓰며 사는 삶> <버리는 글쓰기> 등
읽기 전에…
유튜브나 블로그, SNS 등이 발달함에 따라 다시 ‘글쓰기’가 유행하고 있다.
나 같은 사람도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관련 책도 읽고, 심지어 관련 강의도 한두 번 참가했을 정도니 유행은 유행인가 보다
몇 년 전만 해도 멀티미디어
발달로 ‘책’, ‘글’의
종말을 걱정하던 시대가 있었는데…
별 볼 일 없는 나
같은 평범한 사람도 충분히 글을 쓰고, 책을 내고, 혹시나
작가로서 꿈꾸는 인생을 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꿈이 스멀스멀 올라올 무렵 이 책을 만났다.
1986년 첫 출간되었으니 무려 30년도 지난 책인데... 국내에 다시 개정판으로 재출간 한 걸 보면 어지간히 유명한 책인 거 같아 기대가 크다. ‘글쓰기 강의 고전’을 읽는 기분이랄까.
최근 <강원국의 글쓰기> <유시민의 표현의 기술> 등을 비롯하여 몇 권의 글쓰기 책들을 섭렵(?) 했으니 이제
슬슬 고전을 읽어도 되겠다 싶었다.
책 속에는...
책을 받고 목차를 보고
휘리릭~ 펼쳐보고 가볍게 읽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큰 실수였다.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
챕터들의 제목을 살펴보면
어디서든 많이 들어본 익숙한 말들이다.
'첫 생각'을 놓치지 말라
멈추지 말고 써라
습작을 위한 글감 노트
만들기
글이 안 써질 때도
글을 쓰는 법
눈앞에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라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세부 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글쓰기는 육체적인 노동이다
잘 쓰고 싶다면 잘
들어라
꿈에 대해 써라
문장 구조에서 벗어나
사유하라
쓰라, 그냥 쓰라, 그냥 쓰기만 하라
충분하다고 느낄 때
한 번 더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라
등등
그래서였을까 나는 글쓰기의
스킬, 팁, 작가만의 비밀을 들려주기를 기대했던 거 같다.
그런데 실수였다. 가볍지가 않다. 마음이 무겁다
잠시나마 ‘나도 한번 글이나 써볼까’ 했던 내 마음이 너무 부끄럽고 민망했다
저자는 ‘글쓰기는 맥도널드 햄버거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나의
너널 한 본질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세상의 모든 사물에게 이름을 부여하며 진짜 삶을 관통하는 글을 써야
된다고 말한다.
이건 블로그에 예쁜
글을 옮겨 놓거나 일기장에 끄적거리는 넋두리, 세상은 밝아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올 거야 식의 어설픈
위로로 포장된 가짜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소위 ‘작가’라고 불리는 이들의 글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은 '당신도 할 수 있어, 이렇게만 따라 해' 식의 글쓰기를 위한 교과서, 참고서가 아니다.
글쓰기를 통한의 세상의
본질에 다가가는 치열한 여정의 기록이고
앞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겪게 될 고민과 고통에 대한 공감하며
작가로서의 경험과 통찰이
담긴 조언, 위로보다는 용기를 시험케하는 책이다.
출판사의 책 소개 글을
보면 ‘오랜 선禪 명상 경험을 바탕을 글쓰기와 접목시켰다’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짧은 챕터들로 구성되어
쉽게 읽어도 될 것 같았는데 당최 읽는 속도가 나지 않았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자주 책장을 덮고 생각은 점점 '나에게로' 옮겨갔다.
책을 번역한 권진욱
님이 번역 후기에서 표현한 것과 같은 두려움이 밀려왔다
글 쓰는 것이 이렇게
고통스럽고 처절하고 힘든 일이었나?
나는 내 마음 깊은
곳의 목소리를 정면으로 응시할 용기가 있을까?
생활의 걱정 따위를
무시하고 오롯한 진실을 향하여 뚜벅뚜벅 나아갈 수 있을까?
삶의 진실을 마주하게
될 때 외면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라고 격려한다.
희망을 준다.
고어 비딜은 아주 멋진
말을 남겼다."모든 작가와 독자들은 글을 잘 쓰는 것이 그들 모두에게 최고의 여행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은 글을 ‘잘 쓰는 것에 대해서도 염려하지 말라.
그냥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니까
라고.
또 이렇게 유혹한다.
글을 씀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내면에 당당히 마주 볼 수 있게 되고, 내가 가야 할 모든 곳으로 이끌어 줄 것이며 내가 진짜 욕구를 채워 줄 것이다. 라고.
구체적인 글 쓰는 방법
팁도 친절히 알려준다.
무조건 써 보는 훈련을
하라.
첫 생각을 놓치지 말고
써라
바로 곁에 있는 사물들과
대화하라
글쓰기를 두려워 말라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
모임을 만들어라.
더 구체적으로는 ‘기억이 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써봐라
한가지 색깔 예를 들면
분홍색만 떠올리며 산책을 해봐라
오늘 아침 당신 모습에
대해 써봐라
아침을 먹는 식당의
식탁보에 대해서 떠올려라
작가로서 마음가짐도
안내한다.
글이 안 써질 때는
말속으로 걸어라, 걸을 때는 걷는 그 자체가 되라.
등등
병 주고 약 주는 건가? 아니면...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임에 틀림없으나 그만큼
가치가 있으니 해보라
단, 어설프게 할 거면 아예 시도도 하지 마!라고 위협하는 거 같기도
하고 ^^:
글을 쓰는 꿈을 어렴풋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생활(직업, 밥벌이…)’이 가장 큰 걱정이 아닐까 싶다. 돈 많이 벌어서 먹고 살만하면 그땐 경치 좋은 곳에서 책 읽으며 글이나 쓰면 좋겠다,라던가…
책을 써서 출판을 하면
운이 좋아서 대박이 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로또 당첨의 꿈을 꾸는 것 이라던가..
그 부분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안정된 삶을 가지려고 애쓰지 마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시작할 때
이미 당신은 끝까지 그 일을 따라갈 깊은 안정성을 소유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안정성은 이미 확보된 것이다.
어쩜 나는 이 말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읽고 나서...
그래... 그럼 너는 어쩔 거냐? 자신 있냐?!!라고 물으면….
…….
'일단..... 해보고 싶어요'라고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할 것 같다. 아직 자신은 없다.
그러나
뭐... 가다가 여기가 아니어도(작가가 되거나 좋은 작품을 쓰는 것) 상관없을 듯하다.
목적지가 '목표'가 아니라 길을 걷는 것 자체가 '목표'였으므로...
이 책은 가장 가까운
책장에 꽂아 두고 방황이 될 때마다 펼쳐 봐야겠다.
추천 : 진짜 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사유, 조언이 필요하신 분 추천합니다.
비추천: 글쓰기 팁을 방법론을 배우고자 하신 분에게는 비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