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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안녕, 안녕! ㅣ 라임 청소년 문학 70
이재문 지음 / 라임 / 2026년 10월
평점 :
#도서제공
이재문 작가님의 신작 소식을 듣고 무척 기대했던 책, 《안녕, 안녕, 안녕!》을 읽어 보았어요. 《몬스터 차일드》와 《마이 가디언》 등 아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작품을 선보였던 작가님이라 이번 이야기도 기대가 컸답니다.
이번 작품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죄책감, 그리고 그럼에도 다시 살아갈 용기에 관한 청소년 장편소설이에요.
주인공 동해는 삼 년 전 유조차 폭발 사고로 사랑하는 엄마를 잃었어요. 기적처럼 살아남았지만, 그날 이후 동해의 삶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꿈속에서 다른 사람의 죽음을 미리 보게 된 것이죠.
하지만 동해에게 이 능력은 특별한 선물이 아니었어요. 엄마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동해는 꿈에서 본 죽음을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갑니다. 마치 다른 사람을 구하면 엄마를 구하지 못했던 죄책감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처럼 말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동해는 교통사고의 위기에 놓인 소녀 하늘을 구하게 됩니다. 목숨을 건진 하늘은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려는 동해의 곁에 조금씩 다가가기 시작해요.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애쓰면서도 정작 자신의 행복은 외면하는 동해의 모습을 알아차린 것 같아요.
그렇게 서로 다른 아픔을 지닌 두 아이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함께 '죽음 정복 미션'을 시작합니다. 각자 하고 싶은 일 50가지를 적어 모두 100가지의 목록을 완성하는 거예요.
카페에서 공부하기, 햄버거집에서 맛있는 메뉴 먹기, 한강 공원에서 자전거 타기처럼 특별할 것 없는 소소한 일상들이지만, 동해에게는 그 평범한 하루조차 쉽지 않았어요. 엄마를 잃은 뒤로 마음껏 웃는 것조차 어려웠으니까요.
그런 동해가 하늘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을 하나씩 실천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늘 죽음만을 바라보던 아이가 함께할 내일을 꿈꾸게 되는 거예요.
하지만 이제 막 행복을 알아 가려는 순간, 삼 년 전 사고에 얽힌 비밀이 드러나면서 두 아이의 관계는 다시 흔들리게 됩니다. 과연 동해와 하늘은 각자의 상처를 딛고 다시 서로의 손을 잡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동해가 짊어진 죄책감이었어요. 다른 사람의 죽음을 막으려고 애쓰면서도 정작 자신의 행복은 외면하는 모습이 참 안쓰럽더라고요. 혼자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마음껏 웃는 것조차 미안했던 동해에게 하늘은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이 되어 줍니다.
저는 두 아이가 함께하고 싶은 일을 하나씩 실천하는 장면이 특히 좋았어요. 상처를 극복한다는 건 슬픔이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라, 슬픔을 안고도 다시 웃을 수 있게 되는 과정일 테니까요. 하늘 역시 자신만의 아픔을 지니고 있기에 두 아이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 주는 모습이 더욱 애틋하게 다가왔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예상하지 못한 이별과 상실을 경험할 수 있지요. 특히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슬픔이나 죄책감 같은 복잡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일이 더욱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안녕, 안녕, 안녕!》은 떠난 사람을 기억하면서도 새로운 행복을 찾아도 괜찮다고 다정하게 말해 주는 책이랍니다.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까지, 인물의 감정과 관계를 깊이 생각해 보고 싶은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상실과 죄책감뿐만 아니라 우정과 첫사랑, 성장의 의미까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었어요.
지나간 슬픔에 작별을 고하고, 곁에 다가온 온기를 반갑게 맞이하며, 다시 살아갈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것. 책 제목에 담긴 세 번의 '안녕'이 참 특별하게 느껴졌답니다.
누군가를 잃었다고 해서 남은 삶까지 멈춰 있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요. 슬픔을 간직한 채 다시 웃어도 괜찮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해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어요.
우리 아이들도 힘든 순간을 만나면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려 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며 함께 이겨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위로와 함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 주는 성장소설, 이재문 작가님의 《안녕, 안녕, 안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