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밥상 이야기 - 거친 밥과 슴슴한 나물이 주는 행복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착한 밥상 이야기


윤혜신 지음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2009.03.10 
  
 





 

 

평생 수도 셀 수 없이 받는 우리들의 생명줄 밥상

밥상에도 착한 밥상,나쁜 밥상이 있는 것일까

글쓴이는 윤혜신님은 글을 잘 쓰시는 궁중요리 전문가 혹은 건강 요리전문가로 불리우는 분입니다

물론 음식을 잘하시는 것은 물론 시골밥집 아줌마로 불리우리기를 좋아하시는 분입니다 

처음부터 제 상상속에서는 텃밭에서 보자기 쓰고 일하시는분 같은

솜씨좋은 아줌마지만  소탈하고 음식의  근본을 정확하게 말해주는 야무진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리 레시피라도 하나 얻을까 하여 펴 본 책에서 요리 레시피가 아닌 음식과 사람, 그리고 우리들 삶에대한

그녀의 진실어린 충고와 음식을 만드는 주부로써 마음을 다한 음식을 만들었는가

대한 여러가지 지식을 다시 한번 공부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문득 생각해보면 음식을 만들면서 얼마나 정성을 다했는가

음식 재료들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있으며 그 재료의 맛을 잘 살리려면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가

맛난 음식을 위해 무심코 사용하는 조미료등에 대해 얼마나 알고있는가

제 철 재료를 얼마나 잘 사용하며 재료의 특징을 잘 살려 음식을 하고 있는가

마음이 깃든 음식을 만들어 사랑하는 이들에게 대접했는가

 

 

생각해보면 나에게 가장 착한 밥상은 어떤 밥상일까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길에 익숙해진 수수하고 소탈한 사랑이 녹아든 밥상입니다

꼭 웰빙의 음식이 좋다던가 유기농으로 먹어야한다는던가 하는 눈에 보이는 가치보다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좋은 음식을 어떻게 해 먹일까 하는 진실한 마음과

어떤 식재료가 좋은 재료이며 그 재료를 어떻게 요리하는 것이

가장 옳은 방법인가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맛있다는 것과 몸에 좋다는 것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 입에 맞는다고 맛있다고 그냥 분별력없이 먹는 것에 대한 조심성과

겸손한 마음가짐과 소탈한 식습관으로 거듭나야 겠다는 결심 또한 새롭게 하게 되었어요

조미료가 피부가 나쁜 얼굴의 분칠과 같다는 표현에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내 손으로 만든 음식으로 긴 세월 먹고 마시는 가족들

그들의 건강과 인생 역시 일부라도 내 책임하에 있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다시 하게 되었구요

그냥 닥치는 대로 먹고 맛나다고 다 먹고 거칠것 없이 먹었던 모든 음식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몸에 좋은 것을 생각하고 건강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실천할 것과 거두어야 할 것들을

점검하는 모든 충고들이 얼마나 감사해야 할 것들인지요

거기에 비하면 음식을 만들고 음식을 준비하는 나의 태도라는 것은 참으로 무성의했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말이면 밥하기 싫어서 간단하게 외식을 하고 ...

툭하면 인스턴트 음식으로 한 끼를 때운다는 생각으로 살았던 일..

먹고 마시는 일련의 일들을 그저 무심하게 지나친

어쩌면 내가 할 수있는 가장 손쉬운 가족사랑을 내던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제철음식,제 나라 식재료를 조미료를 사용하지않고 정갈하고 정성을 다한 마음으로 요리하는 일..

스피드한 요리보다 오래 걸려도 정성이 깃든 ..마음이 깃든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과

좀 더 식재료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하겠고 그냥 생각없이 요리하는 것이 아닌

생각하면서 더 좋은 맛을 위해 더 좋은 한끼를 위해 노력하는 부지런함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사실 더 착한밥상 이야기가 내 마음에 닿았던 이유는

아주 오래전 구내식당을 사년여 운영해봤던 경험이 있어서 나름 요리에 자신이 있다는

자만심에서 음식을 대하는데 진솔하지않고 건방을 떨었던

모든 것들에 대해 지극히 찔리는 순간이 있음을 고백해야겠습니다

요리를 참으로 좋아하는 나는 맛난 음식에만 치중하여

건강을 잃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한다는 작은 깨우침을 얻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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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의 루머의 루머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5
제이 아셰르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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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의 루머의 루머  
저자 제이 아셰르 | 역자 위문숙 | 출판사 내인생의책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 남긴 유서...테이프

그 자살에 책임을 질 사람에게 전해질 테이프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열세명의 사람들에게 돌아가면서 테이프는 그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습니다

그녀 자신의 음성으로 루머의 시작지점과 그 루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과

그리고 루머대로의 이미지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어이없어하면서도 스스로

그 루머속에서 죽어가는 소녀의 음성이 귀에 들릴듯 합니다

사실 첫 테이프안에서





안녕,여러분

나 해나 베이커야 카세트테이프안에서 난 아직 살아있어

 

어이가 없었다

 

 

지켜야 할 약속 때문은 아니야 앙코르를 요청 받지도 않았고, 부탁 따위는 물론 없었지

 

 맙소사, 이게 다 뭐야 해나 베이커는 자살했는데.

 

 

 



 

 

 

즉 테이프안에서 자살한 해나 베이커가 하는 말과 이 테이프를 듣는 사람의 마음이나 말이

서로 교차되는 즉 생각의 교류가 생생하여 이 싯점에서는 루머가 생길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그러나 이런 작업들이 책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심히 정신이 산란하여

이 이야기의 싯점들이 착각되기도 하는 조금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책입니다

루머를 입에 올리지않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만

또한 루머에 시달린 사람 역시  많습니다

물론 사소하고 작은 루머로도 고통받지만 여기서는 여성으로서 치명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그 이미지를 진실인양 왜곡하며( 사실 여자들에 관한 성적인   루머들을 남자들은 이해하려고 하지않고 은근 즐기려는 경향이 많아서 )

그런 여자임으로 나는 이렇게 해도 좋다 라는 남성중심의 사고방식과 여성들 역시 진실을 알려하지않고

자신만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태도와 저 여자보다 나는 더 낫다 라는 ....여성 특유의 오만한 경쟁심리 등..

어떻게보면 말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아니면 얼마나 이해하는가

정말일까,하는 마음을 갖기전 우선 즐기려는 마음 (남의 이야기니까... 나와 상관없으니까...)이 더 무섭습니다

루머를 나누면서 사람들은 나름 더 친해지고 ... 자신들은 그 누구도 루머로 피해를 주려 하지않았다고 말하지만

결국 루머속에는 언제나 왜곡된 진실로 누군가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려주는 이야기입니다

루머의 익명성으로 인해 루머는 더 강해지고 더 왜곡되고 루머의 피해자는 더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하는데 아무도 책임지지않으며 그냥 루머였을뿐이라고 ....

사람들은 기막힌 표정으로 말 할뿐...

산처럼 크고 깊은 절망과 알일히 항변할 가치조차없는 것들을 그렇게 믿고 싶어하는 이들의 입을 통해

아무도 책임지지않는 죽음으로 피해자들을 몰아넣기게 우리들은  감히 살해 라는 말을 하고싶습니다

나쁜 의도는 없었지만 결국 해나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일일히 말하지못했던 해나의 진실어린 항변은 우리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며 부끄럽게 만듭니다

자살을 방조한 것 역시 얼마나 큰 죄인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쓸데없는 루머는 정말 나 외에 다른 사람에게는 인격도 없고 생각도 없는 것처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냉소적인 수다쟁이들의 무책임한 말잔치일뿐.... 참으로 두려운 것이 바로 ...입니다

다소의 번역이 매끄럽지못한 부분들 때문에 책 읽기가 편하지가 않고

왠지 집중되지않는 점들이 안타까웠는데 그러나 내용은 참으로 우리 모두를 반성하게 해주는 그런 책입니다

루머에 관한한 우리 모두가 공범입니다

이 시대가 루머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좀 더 우리 입을 거치는 말에 책임을 지고

사람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갖는 그리고 서로 배려하는 그런 성숙한 인격을 갖추었으면 합니다.

 

 

 

 

 

 

나의 눈으로 확실하게 보았어도  잘 못볼때가 있고...

내 입으로 말한 것도 한 사람을 건너면 다른 내용으로 변하는 것이 세상인데

사람이 사람에 대해 함부로 말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남의 말이기 때문에 쉽게 하고 옮기고 변형시키는 ......

억울한 자살을 택한 어린 소녀의 항변속에서 우리 모두 부끄럽습니다

작가는 루머의 싯점에서 부터 소설적인 구성으로 나누어가며 루머에 루머를 더하고

그 나머지의 사람들의 반응과 대체하는 자세를 보여주며 착한 사람,나쁜 사람 할 것없이 비슷하게

동조하며 무책임하게 믿어버리는 그들에게 냉소적인 경종을 울리는데

사람이 무너져내리는 모습과 결국 자살로서 삶을 끝내려는 마지막 순간까지 .... 나름의 죽지않으려 하는 마음과

어찌보면 한 사람의 따뜻한 배려가 있는 사람을 찾는 헤나의 모습에서 가슴이 찡한 안스러움이 밀려옵니다

자살이 하나의 풍조라면서 유행처럼 말하기전에 한번뿐인 인생에 대한 진지한 태도로 살아가야 할 책임이 우리들에게 있으며

지금은 하나하나의 개체처럼 보이지만 백만년이나 천만년의 지구의 역사로 본다면

그저 우리는 한 시절을 살아가는 작은 무리들에 지나지않은 티끌이겠지요

특히 여성들을 비하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대는 남자들...그런 여자는 그렇게 당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과 생각들....

이 세상에 아무리 어떤 상황,어떤 사람, 지구의 마지막 닐이라고 해도

부끄러운 일은 부끄러운 일이며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은 억만년이 가도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아주 작고 사소한 루머 하나가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넣을만큼

아프고 견디지못할 상처가 될지도 모르는 것이며

내가 우연히 옮긴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칼이 되어 베어질지도 모른다는

진지한 생각을 이 책을 읽는 내내 하게 되었습니다..

루머의 발생지,루머를 옮기는 이. 루머를 각색하는 사람..그리고 그 루머를 믿는 사람..그 루머를 이용하는 사람..

당신은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당신은 이 중에 어떤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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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장으로 - 제139회 나오키상 수상작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권남희 옮김 / 시공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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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서 / 채굴장으로

작가 / 이노우에 아레노

출판 / 시공사 

 

 
 

 '채굴장'은 갱도의 맨 끝을 가리키는 말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장소를 의미한다고 한다

터널을 파 나갈 때 제일 끝의 지점을 채굴장이라고 하는데 터널을  파고 있을때는 그 마지막이 언제나 채굴장이지만

터널이 완전히 뚫리고 나면 채굴장은 없어지는 것 , 계속 파는 동안은 언제나 그 끝이 채굴징이라는 것.

 

 

아마 채굴장을 설명한 대목을 읽으면 우리는 모두 이 소설의 참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사랑의 막바지, 사랑의 절박함과 끝이 보이는 그러나 계속될 것 같은 그 애절한 그리움의 허망한 마지막을 말이다

 

 

 

 

일본소설문학의 여러 코드를 접해봤지만  이처럼 잔잔하고 섬세한 소설을 읽은 기억이 있을까

팔이나 얼굴의 귓가로 내려오는 턱선에 가지런한 잔털들이 오소소 보이는 적나라한 그림처럼

실핏줄까지 보여질듯 ...가늘게 그러면서도 분명히 울림이 있는 그 마음의 흔들림들이 참으로 가슴 조이게 아름답다

남자와 여자의 만남들이 모두 한 사람의 경험처럼 같은 것이 아니듯

사랑이란 참으로 여러 얼굴을 하여 도무지 한숨밖에나지 않았던 소설이다 

숨 죽이고 그녀의 마음을,눈짓을, 말과 마음의 행로를 고민하고

말 이전에... 말 이후의 행간에 ....혹은 눈빛 하나하나를   음미하여야 할 만큼

울림이 있는 말들이 참으로 매력적인 그녀만의 언어로 이 소설을 만나게 된다

스토리는 어쩌면 단순하여 외딴 섬에 살고있는 초등학교 양호교사 세이앞에 도쿄에서 새로운 음악선생 이사와가 등장한다

남편을 정말 사랑하지만 세이는 낯선 이사와에게 한없이 끌리게 되는데....

그 시선의 이끌림이 작고 조심스럽고 어느 순간에는 자신도 잘 모르고 어느 순간에는 흔들리고 ....

남편과의 사이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견고하지만 조용한 그들만의 사랑을 지키면서도

흔들리는 그녀의 마음의 결이 너무 심약하고 솔직하게  여리고  소극적인 주인공 세이..

그리고 그녀와는 반대되는 성격의 연애사건으로 섬 동네를 떠들석하게 만드는 동료교사 쓰키에.

은근히 웃음을 유발하게 되는 아흔이 넘은 할머니의 음담과 음몽으로 수근거리는 소문들도 떠드는 섬.

흔들리지만 자신의 가슴에 묻고 끝내 제 자리를 지키는 세이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답답한 그러나 애절하고 아픈 ...

연애의 한 장면을 독자들의 영원히 가슴에 묻게 될 것이다

상상할수도 없는 그런 사랑이 갑자기 찾아온 남편있는 여자의 사랑.

그 사랑을 몰래 떠나보내면서 스스로 묻어버리는 사랑.

유부녀의 사랑이라 애절한 것이 아니고 그 한 가닥의 가녀린 바람처럼 힐끗 스쳐가는

절제하고 소심하여 말 못하고 ,그러면서도 무조건 마음이 가고,

흔들리는 아무도 손가락질 못할 유혹이 너무 애절했다

 

 



 

그녀의 글은 숨을 죽이고 그녀가 이끄는 대로 우리들은 한번 발을 내디딘 후

한없이 걸어가는...어쩌면  채굴장의 끝을 향해 가는 사랑의 행로처럼 그렇게 막무내간으로 작가에게 매료되었다

고급스런 어른의 소설이란 아마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싶다

사랑하여 결혼하고, 사랑하여 키스를 하고, 사랑하여 그 무엇을 해도 사랑으로 귀결되는 강력한 사랑의 파워

때로는 먼저 찾아온 사랑에게 익숙해져서 형제애나 가족애처럼 심심해진 일상같은 사랑에게 충실한 우리들 역시

절대 끝을 모르는 그 채굴장으로 걸어가기를 거부하는 어른의 가슴아픈 단념의 사랑을 바라보는 심정이 너무 힘들었을뿐....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여기까지라고 믿는 그 심성이 이해되는 ....나는 그런 나이가 되었나보다

세상에 사랑이 부족해서 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들은 때때로 그 무엇때문에 그 무엇을 버려야하는데 그  기준이 사랑이라고만 한다면

오래 되어 묵어버린 빛바랜 사랑과 새로 찾아온 사랑의 열정과 어떻게 비교를 할 것인가 생각해보라..

 

 

 

 

그 뒤로 남편은 줄곧 나를 당신 이라고 부른다. 아버지도 엄마를 당신 이라고 불렀다. 장난스러움과 친밀함을 섞어서.

그런 말은 어디서 한 쌍의 남녀에게로 찾아오는걸까?

 

나는 다시 남편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것은 언제나 나를 안심시킨다.

하지만 그날 밤, 나는 슬펐다. 남편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왠지 그가 나를 버리고 떠나가는 발소리처럼 들려서.

 

그날, 폐허에서 혼자 시즈카 씨네 집으로 돌아올때의 일을 떠올렸다. 그때 남편은 바닥에 주저앉아서 우리가 버려놓고 간 작업을

묵묵히 계속하고 있었다. 한 개씩 신문지에  싼 그릇이 남편 주위에 버섯처럼 산을 이루고 있었다

너무나도 꼼꼼하게 붙여서 마치 장석처럼 보이는 셀로판테이프가 반짝거렸다.두꺼운 스웨터를 입은 남편의 동그란 등도 거대한 버섯 같았다

  


 

이 소설에서는 남편이 얼만큼 아내의 흔들림을 아는지 언급하지않았지만 남편의 신뢰가 주인공의 마음마냥 깊고 아름답다

만약 세이가 돌아오지않았다면 저렇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을 남편의 뒷모습을 보지못했을 것이다

돌아서서 다른 사랑에게로 가는 이를 비난할 수 없지만 아직 둘 사랑이 끝나지않아 버려져 기다리고 있을

상대방의 그 허전한 모습이란 또 다른 사랑의 다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채굴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과 채굴장이란 내가 걸어가면 이미 길이 없는 막다른 길 임을 아는 사람과는

어쩌면 큰 차이가 없는 아주 사소한 선택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 모두 사람이기에 흔들리기도 하고 사람이기에 채굴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 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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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4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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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완벽주의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소설

민음사 출판

 

 



 

 

 

완벽주의자는 여성 협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바람속에 서서히, 서서히 라는

두 권의 단편집을 묶어 함께 수록한 단편집입니다

우선 작가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놀랐고 등골이 서늘해져오는

 음습한 유모 감각이 압권인 컬트 중의 컬트 소설입니다

여성 협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은 장르소설에서 보기 힘든 꽁트풍으로 씌여졌고

바람속에 서서히,서서히는 다양한 장르가 섞여 나름의 재미있는 시도로 보여집니다

이 여성 작가를 말할때는 언제나

영화 <태양은 가득히>와 <리플리>의 원작자로 먼저 운을 떼게 되는데

아무래도 심리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보니 우리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적나라하고 냉소적이며 다소 충격적이기도 한 어투와 글 자체의 잔재미를 즐기면서  읽게 됩니다

작가가 어리석은 여성들에 대해 얼마나 냉소적이였는지 독자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각각 17편과 12편의 단편들이 즉 총 2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지루하다거나

재미없다는 생각을 절대 할 수가 없습니다

어어...하는 사이에 하나의 이야기는 막을 내리고

어둠같은 고요속에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되돌아보는 것을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어둡고 살인이 등장하고 죽음이 따르며 어느 순간 정의로운 때도 있지만

정의와는 아주 상관없는 식의 매듭이 지어지며 다소 시드니컬한 콧소리가 들리는 듯한

작가가 내 등 뒤에서 검은 그림자로 서 있는 듯한...... 공포로운 작가의 여유로움이랄까

작가의 입김 같은 감각들이 아주 가까이에 느껴져 특별한 소설처럼  내게는 다가왔어요

추리소설 특유의 내밀한 (길고 다소 지루한) 심리묘사도 없고,

범인이 누구인가 궁금하여 가슴을 조리게 하지도 않는데

엉뚱하고 다소 편애적이면서 고집이 센 작가의 힘이 작품 곳곳에 스며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작가가 하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그런 공포스럽기는 하지만 흔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인데

그 작법상의 테크닉이랄까 어투랄까 하여간 묘한 매력적인 점들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다소 어두운 유머, 여성을 잘 이해하는 여성의 눈으로 보는 여성들의 단점과 이기적인 감상과

치졸함,천박함이나 남자앞에서의 내숭스런 노예근성 등등의

여성들의 추악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난도질을 친다고 해야 하나.

그러면서도 작품의 격조를 잃지않음을 보면 그녀 나름대로

인간심리에 대한 날카롭지만  따뜻한 이해가 있지 않았나 믿고 싶어집니다

어떻게보면 소설이라기보다는 소설이전에 구성단계처럼 보여지는구성인데

그렇게 짧은 단편속에서 큰 주제를 마치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척척  다루는 작가의 역량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떤 행위뒤에는  그 행위에   당위성을  설명할 사람의 심리들이 뒷받침되는데

그 설정들이 참으로 절묘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그녀의 날카로운 심리분석과 심리적 이해가

참으로 많은 공부를 한 ...어쩌면 단 한줄을 위해 작가가 겪었을 심리적인 공감과 경멸과 오해들을

독자들 역시 무분별하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며

참으로 무섭고 두려운 냉혹한 소설들이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재미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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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해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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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시다 슈이치

이광미 옮김

은행나무 /2009년1월

 








  

다큐멘터리 작자로 세상의 많은 이들을 인터뷰하고 (즉 사람의 말,목소리,혹은 사건 )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하여 전달하는 남자 하야카와 슌페이

그리고 듣지못하는 청각장애자 교코와의 사랑이야기이다

우연한 만남이후 차차 만남이 진행되면서

서로의 세계에 대한 이해부족과 생각하지 못햇던 사고나 오해등이 잔잔하게 펼쳐져

청각장애자를  이해하게되고 차츰 그들 연애의 진행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가 있었다

불편한 당혹감이나  들을수 없어서 생기는 

 사건이나 사고속에서 때로는 주인공은 교쿄가 안되보이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고 가끔은 무섭기도 하며 암담해지기도 하는

청각을 상실한 사람을 사랑하는 이의  섬세한 감정의 표현들이 이 소설속의 알찬 건질 것들이다

물론 그는 연인에게서 위선적이면서 때로는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는

사소하지만 많은 일들에 대한 갈등을 극복하고 

한걸음 한걸음 마음을 열어 가깝게 다가가지만

결국은 조금씩 힘들어하고,암담한 막막함이랄까

그런 지침으로 연인에게 소홀히 하게 되고

결정적으로 그녀가 잠적함으로 그는 나름의 혼란과 깊은 애정의 깨달음을 겪게  된다

 

 

 

사랑을 말해줘 의 원제는 조용한 폭탄이라고 한다

아무튼 작가는 소리와 정적에 대해 대립적 구조를 말하고(그것은 소설의 첫부분에서 많이 드러나있다)

귀가 불편한 교코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슌페이

즉 소리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극단적대립이  돋보인다

슌페이에게 교쿄의 세계는 낯설고 경이롭고 때로는 두렵기도 한 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고 살았던 소리나 말,언어의 중량감을 깨닫게된다

둘은 필담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밖에 없는데

필담을 하면서  정신적 육체적인 여과과정을 거치게 되고

삭제된 언어, 혹은 지나친 삭제로 인해 (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소함) 서로의 소통에 한계를 느끼고 

 그로인해 당황하고 힘들어하면서도 자기자신에게 두려움까지 느끼게 된다

자신의 일로 익숙햇던 말에 대해 아주 다른 시각으로 다가가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겪게되는 것이다

이 소설의 특징은 교쿄와의 연애담과 병행하여 바미안 대불  폭파사건을 함께 다루고 있는데

자칫 이 이야기에서 지루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혼선이 생겨

달콤한 연애사를 기대했던 독자를 실망시킨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이야기를 다 이해해야 할것같다

바미안 대불 폭파사건을 다루면서 복잡하게 뒤얽힌 사실과 의도된 오해

그리고 그 혼돈이 야기되는 과정속에서 원인과 진상을 깨닫는 순간 슌페이는

자기 자신이 연인인 교쿄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을 깨닫게된다

커다란 세상을 뒤흔들 사건이나 소리없이 살아가는 연인에게 모두

진실하게... 진지하게 닿지않는 말은 상대의 마음에 닿지않는다는 간단하면서도 신중한 메세지를 우리에게 말한다

작가는 대불  폭파사건이나 연인의 사랑이야기나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극단적인 허망한 부재를 통해

때로는 언어가 무서운 괴력으로 작용하여 

남에게 내 뜻이 아닌데도  악의적인 파괴력으로 작용하게 되는 일종의 책임같은 무게감을 말하고자 한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소설이나 시, 즉  문학작품속에서

지나치게 드러내놓은 문제제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소설이나 시의 문학적 가치보다는

정치적,도덕적 가치를 논쟁함으로해서 얻는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것 이고

다만 표현만 문학의 옷을 입었을뿐...이라 생각한다

문학이란 무엇일까

참여문학,정치적인 의도의 문학이나 영화도 있고 한 시절 유행처럼 시류를 탔었지만

그냥 개인적 생각으로는 그저 문학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내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작품안에 안에 녹아있는

그러한 작품이 정말 문학적인 작품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정말 하고픈말을 감추고 그 안에 뿌리속에 고요히 자리잡는

언어 이전에 마음에 터를 잡는 문학을 문학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혹시 작가는 악인 이후 무엇인가 좋은 작품을 써야한다는 긴장감 같은 것은 없었을까

이 주제를 작가가 더 나이들어 이십년쯤후에 다루었다면 그는 어떤 소설을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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