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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습작 - 김탁환의 따듯한 글쓰기 특강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천년습작
김탁환 지음
살림출판사 2009.05.13
자기 자신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즐기고 있거나 고뇌하고 있을때뿐이네
따라서 노뇌와 기쁨을 통해서만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가를 배우게 되네
괴테와의 대화 352면
우리를 매혹하는 것은 우리에게서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을 앗아가버린다
우리를 매혹하는 것, 그것은 또한 그 자체의 감각적인 성격을 버리고 세계를 버린다
그리고 세계의 내면으로 은둔해 우리를 그긋으로 이끌어 당긴다
이제 그것은 더 이상 우리에게 드러나지않는다
그러나 다만 현존하는 공간과도 현재의 시간과도 무관한 현존속에 부각된다
예전에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그것은 이제 균열이 생겨 우리의 시선 자체안에서 볼 수 없는 것으로 굳어져버린다
시선은 이렇게 시선을 가능하게 하는 것 안에서 시선을 중화시켜버리는 힘을 내아내는 것이다
천년습작 중에서 21면
사실 현실적으로 글쓰기에 관한 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많이 읽히기도 하지만
하룻밤사이에 뚝딱 무슨 해법처럼 진술서나 법조문처럼
그렇게 조립하여 만들어지 지는것이 아님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가 다 궁금하다고 배우고 싶다도 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의 특혜같은 것은 있지않을까 하여 기웃거리면서 글쓰기에 관한 책자를 하염없이 탐하는
이런 사람 역시 문학의 아웃사이더로 문학의 언저리를 빙빙돌면서
한번씩 찔러보는 곳의 풍경만 기억에 담는 ...
그런 어이없는 사람이 읽는 책이 바로 문학의 지침서 같은 ....미묘한 도서들이다
역시 글쓰기의 재치, 혹은 기능,아니면 테크닉 같은 것을 바랬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는 더 막강한 절벽에 서게 되리라고본다
작자는 글쓰기를 잘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램을 가진 이들에게
편안하고 익숙한 글쓰기의 지름길을 말하고픈 것이 아니라
어쩌면 빙빙돌아 그 근본적인 고독과 평생을 걸려 매혹되는 그 아늑하고 끝이 없는 갈망을 말한다
삶 전체가 언제나 그런 매혹에 이끌려 만신창이되도록 끌려다닐 준비가 되어있음을 말하고
저마다의 방식대로 스스로 찾아가는 그 길고 긴 시련의 길을 (그러나 매혹되어서 가는 것)
매달려 진실로 그 끝을 생각하지않고 변함없이 매진하는 것에 대한 긍정의 답이 바로 이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한없이 열정을 가지고 변함없이 처음의 그 매혹을 가슴에 담고 사는 것을 말한다
결국 글쓰기에 바른 길이란 무엇일까
언제나 그것은 각자의 몫이며 각자의 고통이며 각자의 능력이다
언제나 호기심속에 탐하고, 언제나 나를 바로 하기에 힘써 ,정신의 근본이 항상 바로 서있어야 하며
가짜가 아닌 진심을 다한 노력을 말하며 방법은 다르지만 결국 지향하는 곳은 습작자의
만족할만한 작품에 대한 완성이며 그 만족의 끝을 향해 지치지말것을 부추키며 위로한다
작가가 말하는 내용중에는 많은 소설가 즉 글쓰기에 매혹되어 그 길에 서 있는 이들의 예가 소개된다
그 안에 맥락은 어찌보면 더 막막한 내용일지도 모르는 것이지만
그 암담하지만 열심히 하면 될 것같은
그 열정을 이해하고 토닥여주는 진실된 선배의 마음이 이 책에 가득하다
어쩌면 천년습작에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진실한 변함없는 청년정신으로
매진하는 그런 맑은 정신이야말로 문학정신이 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다 각자의 마음으로 각자 다른 사연으로 시작은 다르지만 즉 글을 쓰지않을 수 없는
그 매혹의 고통에 매여 즐겁게 참아내는 과정이 바로 문학속의 삶이 아니겠는가
결국 언제나 결론은 많은 책을 읽으며 내 안에서 진실을 다해 한 줄의 매혹된 문장을 위해 천년을 습작하라
한숨이 나오는 .....그러나 한편으로 이 길이 기쁜 것은
확실히 보이는 그런 길이 아니라 점수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시상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내 안에 이 뜨거운 열정을 그대로 아낌없이 주고픈 상대가 사람이 아닌 문학이라서
얼마나 즐거운가하는.... 고달픈 아웃사이더에게 시시한 위로를 보내본다
통하는 사람과 대화하듯 이 책은 문학을 하려는 이들에게 좋은 마음의 지침서이다
결코 빨리가려하지말고 미리 겁먹지도 말고 평생을 가도 후회하지않고 그렇게 가리라 하는
천년문학청년의 심지를 읽은듯 가슴 왠지 뿌듯해지는 ...그런 책이 아닐 수 없다
문학을 만난 것이 비록 변두리에서 서성대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이런 나의 오만도 용서될 것이라 믿어져 마치 꿈속 처럼 많이 행복해지면 이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