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밑에 '음식은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는 음식을 만든다.'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다. 우리는 살면서 정말 많은 음식을 먹고 살아가며 우리나라 외 지구촌 곳곳에서는 우리도 모르는 기상천외한 음식들을 먹고 살아간다. 그리고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서 가지는 관심은 맛이 있는지 건강에는 좋은지 칼로리는 얼마인지 등에 중점을 두고 이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라든가 과거에는 어떻게 먹었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학습효과라고 해서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어떤 음식은 몸에 좋다고하면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 그리고 개별 차이는 없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그냥 몸에 좋다고 덩달아서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스테미나와 관련된 음식이라고 하면 장어, 개고기, 굴 등을 얘기하면서 그 음식의 어떤 영양소 때문에 힘이 나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나는 그런 음식들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닌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얇은 주머니 사정과 그런 것을 먹고 나서도 몸에 반응이 나타난다거나 하는 것을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설이 길었는데 어쨌든 우리는 음식을 단순히 살기 위해 그리고 배고파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과거 우리나라가 살기 어려워 한 끼도 제대로 먹기 어려울 때라면 이해가 되겠지만, 지금은 소비하는 음식에 비해 버리는 음식 또한 넘쳐나는 과소비 사회에서 살고 있는 만큼 우리의 먹거리에 대해 조금 더 깊은 관심을 가져봄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읽기 전
음식(飮食)이라는 개념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개념은 조리가 된 하나의 음식에 대한 책인줄 알았다. 하지만 책에서는 내가 생각했던 개념과는 달리 1차원적인 음식, 즉 최초의 생산물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 되었다.
그래서 더 신선한 경험이었다. 나는 별로 말이 없는 성격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삭막한 분위기는 견디기 힘들어 하는 성격이라 다른 사람들과 밥을 먹을 때 너무 조용하면 무슨 말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다. 그래서 음식 맛에 대한 평가나 식당 분위기 아니면 같은 음식의 맛집 등을 이야기 하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음식과 관련된 사랑, 금기, 신화, 권력, 정치, 사회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조금 더 풍성한 식사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중한 음식 탐구 시간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우리가 생전에 듣도보도 그리고 기억하기도 힘든 영양소의 이름(테로브로마인, 페닐에틸아민, 락투세린 등)과 유럽 등의 이야기로 주로 전개 되어 읽는 데 조금 어려움은 있었다.
그래도 이번에 이 책을 읽은 계기로 앞으로 내가 먹는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첫 걸음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먹는 음식에 대해서 한번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