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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
신혜진 지음 / 필무렵 / 2021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순간 파도처럼 밀려오는 설렘과 기대, 두려움과 고독, 환희와 다짐 등 솔직하고 저돌적인 감정들, 그리고 사랑으로 인해 변화하는 인간의 내면을 가감없이 담은 그림책이예요.
주인공이 '당신'에게 가는 여정을 통해 시각화된 사랑을 보여줘요. 이 때 연애 감정뿐 아니라 종교적 믿음, 나 자신이나 꿈, 삶의 궁극적 가치 등 확장된 사랑의 의미를 돌아보게 해요.

오늘, 당신을 만나려고 준비하는 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전 준비할 때부터 얼마나 설랠까요?
이런 나의 모습을 당신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요.

플랫폼에 모습을 드러낸 열차.
밤새도록 설레어 잠 못 들던 그는 기어이 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도시의 적막한 풍경이 하나둘 스쳐 지나가는 사이 그의 시선은 여기 없는 '당신'에게로 향하지요.
열차가 도시를 빠져나와 고요한 산과 들로 천천히 나아가면

가지 많은 나무들과 살며시 잎사귀를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바람을 만날 수 있어요.
잔가지 위에 돋아난 연둣빛 새싹들을 오가며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
'당신'을 향한 설렘과 기대로 두근거리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아요~

평온한 마음도 잠시, 저 앞에 터널이 기다리고 있어요.
서서히 열차를 집어 삼키는 터널, 어둠 속으로 빨려든 그에게 두려움이 소용돌이쳐요.
걱정하지 마세요.
나를 잡아주는 두 손이 있으니까요.
수채물감을 여러 번 덧칠하는 기법으로 투박하고 거칠지만 강렬하고 화려한 색감을 표현했어요.
그림의 색상이 진하고 또렷해서 유화그림인 줄 알았는데 수채물감으로 표현한 그림이라니 신기했어요~

밝고 환한 사과꽃이 선물처럼 흩날려요.
환희에 찬 밝은 빛, 이것이 바로 터널의 결말이예요.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
이렇게, '당신'을 행해 가는 여정을 통해 그는 한결 여유롭고 단단해져요.
열매 맺을 준비로 뒤늦게 피어난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처럼 그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림에세이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를 읽으며 남편과의 연애시절 모습이 어렴풋이 떠올랐어요.
직장내 비밀연애를 하며 알콩달콩 연애하던 시기, 함께 일하고 퇴근을 같이하면서도 헤어지자마자 보고 싶어 밤새 전화기를 붙잡고 통화를 하기도 했지요. 서로에게 서로가 전부였던 때. 서로가 서로에게 가고 있었어요. 그리고 결혼이라는 터널을 지나 사랑스러운 아이가 선물로 다가왔네요^-^
이제는 어느덧 결혼 6년차! 결혼 후에도 우리부부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고 있는 중일까요?ㅎㅎ 처음 그 마음을 잊지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