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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 질문하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제럴딘 매코크런 지음, 김재용 옮김, 장시은 감수, 호메로스 원작 / 윌마 / 2026년 8월
평점 :

📚 『오디세이』
질문하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
제럴딘 매코크런 지음 | 김재용 옮김
윌마
페넬로페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수평선 너머 검은 형체가 나타나자 남편 오디세우스가 돌아오는 배인가 싶어 창밖으로 몸을 내밀며 외친다.
“오디세우스! 오디세우스!”
책을 펼치며 만난 이 장면이 내 심장을 울렸다.
떠난 사람은 돌아가고 싶어 하고,
남은 사람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트로이 전쟁 10년,
그리고 오디세우스가 돌아오기까지 다시 10년.
수많은 구혼자에게 시달리면서도 지혜로운 계책으로 남편을 기다린 페넬로페.
그녀의 한마디에는 20년의 기다림이 담겨 있었다.
어쩌면 나는 이때부터 『오디세이』를 ‘모험’보다 ‘귀향’의 이야기로 읽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 귀향
감수의 글에서는 『오디세이』를
“오랜 세월 집을 떠나 있던 사람이 가족을 그리워하며 돌아가는 귀향 이야기”라고 말한다.
_p.6~9
그리고 1장의 제목부터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다.
_p.18
책 속 방랑 지도를 한참 들여다보았다.
목적지는 하나인데,
길은 이렇게 복잡하다.
돌아갈 곳은 하나였지만,
그곳에 이르는 길은 결코 하나가 아니었다.
✔️ 로토스
그 긴 항해에서 만난 로토스 열매 이야기가 오래 남았다.
로토스 열매를 먹은 사람들은 달콤한 기분에 취해 고향도, 가족도, 자신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린다.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잊는다면,
노를 저어 나아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문장 앞에서 잠시 멈추었다.
로토스가 무서운 것은 단지 달콤한 유혹 때문만은 아니었다.
고향을 잊고,
가족을 잊고,
결국 자신이 왜 돌아가야 하는지까지 잊게 한다는 것.
길을 잃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
어쩌면 돌아가야 할 이유를 잊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 선택과 대가
거인과 요정, 신과 인간, 마법과 난파가 끊임없이 이어지지만 내가 오래 바라보게 된 것은 모험의 크기보다 그때마다 오디세우스가 내리는 ‘선택’이었다.
오디세우스 역시 언제나 현명한 영웅은 아니었다.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벗어나면서도 자만심 때문에 일을 그르치고, 잘못된 선택으로 더 먼 길을 돌아가기도 한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선택하고, 실수하고,
그 결과를 겪으며 다시 길을 찾아가는 사람.
그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는 법.
한 번의 선택에는
그 선택이 데리고 오는 결과가 있다.
✔️ 고전으로 들어가는 첫 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는 이름만으로도 어렵게 느껴지는 고전이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85년 넘게 영국과 미국 학생들에게 널리 읽혀온 고전문학 시리즈 ‘퍼핀 클래식’의 『오디세이』를 영국을 대표하는 아동문학가 제럴딘 매코크런이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을 수 있도록 다시 쓴 작품이다.
170권이 넘는 작품을 써온 작가답게 방대한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속도감 있게 풀어간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구성도 꽤 알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두의 감수의 글에서 이야기의 길을 열어주고, 방랑 지도와 삽화로 긴 항해를 따라가게 한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는 다시 생각해볼 질문을 던지고, 고대 그리스의 배경지식과 신들, 필멸자들까지 인물별로 정리해 놓았다.
처음 『오디세이』를 만나는 독자가 긴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서두부터 마지막까지 세심하게 짜놓은 책이다.
단순히 방대한 고전을 짧게 줄여놓은 책이라기보다,
어려운 고전으로 들어가는 첫 문을 친절하게 열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리고 남은 질문
책은 마지막까지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독자에게 다시 묻는다.
오디세우스가 저지른 실수는 무엇이었는지,
가장 힘들었던 시련은 무엇이었는지,
페넬로페라면 20년을 기다릴 수 있었을지,
오디세우스는 좋은 지도자였는지.
_p.220~221
“만약 네가 오디세우스였다면?”
그래서 아이에게 이 책을 건넨다면 오디세우스가 어떤 영웅이었는지 먼저 설명해주고 싶지는 않다.
책장을 펼치기 전에 한마디만 물어보고 싶다.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그리고 어른인 나에게는 또 다른 질문이 남았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
_p.6~9
아이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향한 모험과 질문을,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자신의 방향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
페넬로페의 기다림에서 시작된 『오디세이』는
마지막에 이르러 독자인 나에게 질문을 남겼다.
수천 년 전 시작된 오디세우스의 항해.
그 질문은 아직 우리에게 도착하고 있다.
@writeroh 자유로운 글쟁이 작가 오선화님 서평단에 참여하여
@wilma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생각을 옮겼습니다.
그때 수평선 너머 아득한 바다 위로 검은 형체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디세우스 ! 오디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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