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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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여섯살.. 지수와 해리아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강화길표 쫄깃한 심리스릴러! 너무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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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모노 에디션)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알베르 카뮈 지음, 김예령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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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

"오늘, 엄마가 죽었다" 이방인을 읽지 않았어도 이 유명한 첫 문장을 아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뫼르소는 엄마의 부고를 들은 사람 답지 않게 시종일관 태연하다.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것을 거부하고, 밀크커피를 마시고, 잠을 잔다. 장례를 마친 후에도 그저 피곤하다는 생각 뿐이다. 그리고 다음 날 마리를 만나 수영을 하고, 영화를 본다.

이러한 행동은 뫼르소가 우발적으로 아랍인을 죽여 재판을 받게 되었을 때 재판의 주요한 쟁점이 된다. 검사는 뫼르소가 엄마의 장례식 때 울지 않았다는 점, 엄마의 죽음 다음 날에 방탕하게 놀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러한 사실들은 뫼르소를 냉혈한으로 만들고, 검사는 우발적인 살인이 아닌 계획살인으로 몰아간다.

사실 뫼르소는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너무 감정이 없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했다. 마리의 사랑하냐는 물음에 아니라고 대답하고, 아랍인을 죽인 것을 후회하냐는 물음에 지긋지긋하다고 대답한다. 정말 지옥에서 올라 온 주둥아리가 따로 없다.🙄

카뮈는 서문에서 이에 대해 뫼르소가 술책을 부리지 않았기 때문에 사형에 처해진다고 말한다. 뫼르소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인간관계나 삶을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 관례적으로 하는 말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다. 카뮈는 거짓말을 한다는 건 사실을 말하지 않는 다는 것 뿐만 아니라, 있는 것 이상을, 사람의 마음에 관하여 자신이 느끼는 것 이상을 말하는 것까지도 포함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매일하는 일이지만 뫼르소는 절대 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점들이 뫼르소를 "이방인"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그를 배척하게끔 만든다.

사회는 이렇게 관례나 규범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병적으로 배척한다. 둥글지 않고 어딘가 모난 구석이 있어 뾰족하게 튀어나온 것을 두고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뫼르소는 엄마의 죽음에 대해 사회에서 허용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죄로 사형을 당하는 것이다. 만약 예심 판사의 물음에 뉘우치는 감정을 보이고, 검사의 물음에 약간의 거짓말을 더했더라면 절대 사형까지 가진 않았을 것이다.

한 가지 더 의외였던 점은 삶에 대한 뫼르소의 태도이다. 상사가 파리 근무를 권유했을 때 뫼르소는 알제에서 사는 것에 만족하기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누군가 무슨 질문, 행동을 하던 간에, 그것은 중요하지 않으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의 마지막에 가서야 자신이 살고 싶었음을, 다시 살 준비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나는 그가 삶에 체념하고 순응하는 사람으로 보았다. 뫼르소가 말했듯이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그 것은 한순간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된다. 내가 보기에 뫼르소는 개인이 삶을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겪는 문제들에 재빠르게 포기하고 순응한다. 그래서 죽음을 목전에 둔 순간,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가정들을 생각해 보는 뫼르소가 낯설었다. 시종일관 냉담한 태도를 보였던 뫼르소지만, 그가 삶에 대한 열정이 없거나 허무를 느낀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에게 두 번째 기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인상 깊었다. 이는 앞서 보여주었던 삶에 대한 체념, 순응과는 다르다. 오히려 뫼르소는 충분히 삶에 대해 숙고하고, 이제까지 느끼지 못했던 세상의 애정 어린 무관심을 비로소 체감하게 된다. 나는 뫼르소가 죽음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삶을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살던 태도에서 벗어나 진심으로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말로만 듣던 이방인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솔직히 한 번에 이해하기엔 어려운 책이다. 많은 해석들이 실존주의나 삶의 부조리에 대해 얘기하는데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작가의 서문을 통해 이방인을 반쯤은 이해할 수 있었다.(이해한거 맞겠지..?)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대해 열광하고,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어렴풋이 체감이 된다.

🔖가장 사소하면서도 그 무엇보다 오래가는 기쁨을 안겨 주었던,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내게 속하지 않는 삶의 갖가지 추억들이 나를 엄습했다. 여름의 냄새들, 내가 좋아하던 거리, 저녁의 어떤 하늘빛, 마리의 웃음과 그녀의 원피스들...그러자 지금 이곳에서 내가 치르고 있는이 모든 일의부질없음에 대한 느낌이 목까지 차올라 왔다.(p.147)

🔖그처럼 죽음에 가까이 이르러서 엄마는 자신이 자유롭게 해방되어 있으며, 따라서 다시 모든 것을 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꼈음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아무에게도, 진정 아무에게도 엄마에 관해 울 권리가 없다. 그리고 나는, 나 또한 엄마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다시 살 준비가 되어 있음을 느꼈다.

🔖나는 기호들과 별들로 가득한 밤 앞에 서서 처음으로 세상의 애정 어린 무심함을 향해 나 자신을 열었다. 세상이 그처럼 나와 닮았다는 것을, 요컨대 그토록 형제 같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나는 내가 행복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마무리되길. 나 자신이 혼자라는 걸 보다 덜 느낄 수 있길. (p.171)

⭐️출판사 열린책들의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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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모노 에디션)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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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도서협찬

📙주인공 '나'는 크레타 항구로 가는 길에서 조르바를 만난다. 친구는 세상 물정 모르고 책에만 파묻힌 주인공을 책벌레라 놀리는데, 이에 '나'는 세상 경험을 하기 위해 크레타에 있는 갈탄광을 사들인다. '나'는 조르바를 갈탄광의 감독관으로 고용하고 크레타 섬으로 향한다.

🏷알렉시스 조르바, 실제 사람을 모델로 한 이 인물은 자신만의 확고한 진리에 따라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많은 나라를 다니며 수많은 직업을 전전한 조르바는 무언가에 대해 판단을 내릴 때 주저하는 법이 없다. 조르바는 인간은 짐승이며, 악마나 하나님이나 똑같고,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조르바가 이해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은 '여자'이다. 여자에 대한 가치관은 별로 동의하지 않지만, 조르바는 정말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책상에 앉아 책만 읽고 살아온 주인공이 자유로운 영혼인 조르바에게 빠지게 되는 것도 너무 당연하다.

  조르바에게 젊은 두목이라 불리는 '나'는 너무나 많은 책을 읽어서 그 가르침들에 흔들리고, 항상 번뇌이 휩싸인다. 그런 그에게 무엇이든 명쾌한 해답을 내리고 정열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조르바가 신기하게 보였으리라. 오히려 조르바는 '나'를 펜대 운전사라 부르며 책 좀 그만 읽고 세상으로 나오라고 잔소리한다. 그런 것을 보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진리는 책이 아니라 '삶' 그 자체에 있는 것 같다. 백날 읽어봐야 소용 없고 직접 부딪쳐 봐야 아는 것이다.

  조르바의 말을 듣고 있으면 이런 개똥철학이 있나 싶은데, 듣다 보면 묘하게 설득이 된다. 그의 인생관은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데 자유와 순간이다. 조르바에게 있어 인간이란 건 자유이고, 매 순간을 열정적으로 살아야 후회가 없다.

  사람들은 나중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 자기 죄를 고할 것이 두려워 많은 금제와 규칙을 자기 앞에 쌓아놓고 살아간다. 조르바는 하나님이 그런 째째한 것을 하나하나 따지겠냐면서 코웃음 친다. 그에겐 하나님이나 악마나 매한가지이기 때문에 하나님도 별로 두려워 하지 않는다.(이 때문에 카잔차키스는 그리스 정교회에서 파문당했다고 한다)

  주인공인 '나'는 가끔 조국이나 애국, 명예와 같은 허상을 쫓는다. 조르바는 불가리아나 튀르기예인을 죽였던 전쟁에서 자신이 조국으로부터 해방된 순간을 말해준다. 주인공이 세상물정 모르고 책상에서 허황된 단어들을 말하고 있을 때, 직접 몸으로 겪고 자유를 찾은 조르바가 대비된다. 책을 읽으면서 젊은 두목과 조르바의 대비점을 찾는 것도 꽤 흥미롭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인생책으로 꼽고, 명언을 필사하는지 알 수 있었던 책이다. 조르바의 여성관에 분노하는 사람도 많지만🫠...그가 말하는 인간의 자유와 행복은 매우 인상깊다. 나 역시 젊은 두목과 같이 펜대 운전사가 아닌지 고민해 보게 된다. 주인공처럼 책상에만 박혀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난 k직장인이니까!) 가슴에 정열을 품고,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는 태도를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이렇게 또 유명한 세계문학고전을 해치우게 되어 매우 기쁘다..!

🔖"그러나 처음부터 분명히 말해 놓겠는데, 마음이 내켜야 해요. 분명히 해둡시다. 나한테 강요하면 그때는 끝장이에요. 이런 문제에서만큼은,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p.24)

🔖"두목, 인간이란 짐승이에요"
"안 믿지요. 아무것도 안 믿어요. 몇 번이나 얘기해야 알아듣겠소? 나는 아무도,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오직 조르바만 믿지. 조르바가 딴것들보다 나아서가 아니오. 나을 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요. 조르바 역시 딴 놈들과 마찬가지로 짐승이오! 그러나 내가 조르바를 믿는 건, 그놈이 유일하게 내가 아는 높이고, 유일하게 내 수중에 있는 높이기 때문이오. 나머지는 모조리 허깨비들이오."(p.82)

🔖"아니, 두목, 당신이 읽은 그 모든 빌어먹을 책들...그것들은 대체 무슨 소용이 있어요? 그건 왜 읽어요? 책이 그런 걸 알려 주지 않으면 도대체 뭘 알려 주는데요?"(p.384)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p.464)
➡️카잔차키스의 묘비명! 멋지다..

⭐️출판사 열린책들의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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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소문과 영원의 말
나인경 지음 / 허블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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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멀지 않은 미래, 사람들은 두뇌에 박힌 ID칩을 통해 기억을 데이터 메모리로 변환하여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원하는 대로 기억을 반환받거나, 혹은 원치 않은 기억을 소거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유니언워크' 사에서 개발한 것으로, '블루진프로젝트'라는 비인간적인 실험 덕분에 얻어진 결과물이다.

'유니언워크'는 고아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자행했고, 두 주인공인 '안'과 '정한' 모두 피해자이다. '안'은 그 실험으로 인해 자신을 잃어버릴까 두려워 끊임없이 기억 소거를 하고 있다. 반면에 '정한'은 '안'을 찾고자 기억반환을 받고 있지만 정작 돌아오는 기억은 아무것도 없다.

🏷'안'은 작중에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기억만을 빼고 모든 것을 소거해 달라 요청한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억은 무엇일까? 더 나아가 내가 "나'로 존재하려면 어떤 기억을 가져야 하는 걸까? 이 소설이 SF소설이지만 묘하게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그 답이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라는 사람을 만들고, 내가 누구인지 정의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린 '안'과 '정한'은 자기 자신과 유리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안과 정한을 보고 있으면.. 뭐랄까...삶을 살아가기보단 남의 인생얘기를 티비에서 보듯이 체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삶의 밀도는 두 가지 변화를 거치며 급격하게 올라간다. 안은 '유니언워크'가 해킹을 당해 정체불명의 문자를 받고 차례차례 호수와 정한을 기억할때부터. 정한은 자신의 기억 데이터를 테스터 챗봇에 씌우고 가상의 안과 대화를 나누면서부터이다.

이때부턴 과학소설 답지 않게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정한이 챗봇을 테스트하면서 나누는 대화나 유니언워크사의 클라우드 기술에 대한 내용은 이게 SF소설이 맞구나🫢!를 깨닫게 해준다.(상당히 자세하고 전문적이다!)

🏷그래도 이 책은 여전히 인간의 마음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맞다. 나를 '나'로 존재하지 못하게 하는 초 거대기업의 음모에 걸림돌이 되었던 것은 항상 "사랑"이었다. 블루진 프로젝트에서도 안과 정한의 감정이 연구에 차질을 일으켰고, 소설 마지막 또한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떤 파동을 일으킬지 기대하면서 끝이 난다.

서로에 대한 기억은 이제 흐릿하게 흔적만 남았음에도, 끊임없이 서로를 찾고자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나 낭만적이다. 동시에 클라우드 기술이나 챗봇 기술에 대한 지식이 하드SF 만큼이나 상세해서 SF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SF와 낭만이 어우러진 소설을 보고 싶다면 추천!


🔖먼 미래에서 기다릴게.
너를 기억하는 나를 기억해 줘. (p.42)

🔖사람의 마음이란 그 자신조차도 제대로 알 수 없고요. 알 수 없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대화는 무한하고 매 순간 시나리오 밖으로 이탈하죠. 출발점은 정할 수 있어도 도착지가 어디일지는 누구도 알
수 없어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대화를 학습한 AI도 답을 못 내고 헤매게 만드는 게 사람과 나누는 대화예요.(p.69)

🔖"내가 사라져도 내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
고. 몸을 잃은 기억은 아득한 우주를 영원히 떠돌게 된다고 했어. 나는 떠돌지 않을 거야. 어떤 형태로든 너에게 갈게. 먼 길을 돌고 돌아도 결국은 너에게 닿을 수 있도록. 네가 누구인지 잊지 않도록 기억을 보낼 거야. 그러니까 너는 내 신호를 알아봐 줘."(p.146)

*출판사 허블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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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 갱 올스타전
나나 크와메 아제-브레냐 지음, 석혜미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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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마마"라는 별칭을 얻은 로레타 서워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죄수이며, 곧 사면을 앞두고 있다. 이 세계에선 죄수들이 CAPE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서로를 죽이는 데스매치를 벌이며, 여기서 죽지 않고 3년을 버티면 사면받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B3라 불리며,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격투 스포츠이자 오락 엔터테인먼트이다. 대중은 티비에서 살인을 감상하고, 흉악범들에 열광하며 B3의 다음시즌을 기다린다.

🏷현재에도 수많은 서바이벌 게임들이 존재한다. 아이돌, 댄스, 두뇌게임 등 대중들은 참가자들의 경쟁과 치열한 싸움을 관람하는 것을 즐긴다. 하물며 이게 전혀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는 살인게임이라면? 대중들은 B3에 나오는 참가자들(링크라 불린다)에게 열광하면서도, 이들이 상대방을 죽이거나 혹은 상대방에게 죽임 당할 때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왜냐면 링크들은 모두 흉악범이자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니까.

그럼에도 소설을 읽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느끼게 하는 지점이 있다면, 주인공인 서워와 스택스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인간적이라는 점, 그리고 미국 감옥의 부조리한 현실, 인종과 젠더 문제일 것이다. 서워는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스택스는 자신을 강간하려 한 가해자를 죽인 살인자이다. 또한 이들이 흑인이고 여성이기에 더 불합리한 처벌을 받았음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작중에서도 이 살인게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색인종,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하물며 죄수자들에게 행해지는 "인플루언스" 처벌은 어떤가. 고통을 극대화하는 이 처벌은 재소자들이 데스매치 게임에 자발적으로 지원하게 만든다.

🏷소설을 읽으면서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옳고 그름에 대한 문제이다. 작가가 흉악범들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자들이 이에 대한 호불호를 판단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더군다나 이 살인게임은 범죄자들의 사형을 대체하여 만들어졌다고 하기엔, 기업들이 이 게임에서 너무 많은 이득을 취하고 있다. 이사회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지 고민하고, 링크들의 노동을 이윤으로 환산하고자 한다. 그리고 다른 기업들은 인기 있는 링크들에게 투자하여 그들의 로고와 제품이 프로그램에 노출되게끔 만든다. 범죄자들을 처벌한다는 윤리적 목적을 가졌다고 하기엔 이제 너무 먼길을 온 셈이다. (근데 또 B3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흉악범들의 인권을 옹호하는게 가당키나 한가? 라는 모순적인 감정이 든다!)

🏷이미 미국에는 민영화된 교도소가 있고, 사법 체계에서 인종 차별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BLM를 외치게 만들었던 사건이 21세기에 벌어지고 있으니까. 작가는 이러한 사회현실을 바탕으로 디스토피아 사회를 구현하고, 여기에 베틀로얄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소설을 전개한다. 정말 간만에 사회문제를 그려낸 디스토피아 소설을 읽어서 그런가 생각이 많아진다.
살인 게임이 소재라 영화나 드라마화를 한다면 정말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하다가도.. 이거야말로 B3에 열광하는 관중들과 다름이 없거서 흠칫했다🥲.....하여튼 1984와 시녀이야기와 같은 암울한 디스토피아에 배틀로얄 한 스푼 끼얹은 느낌? 선과 악으로 나눠 떨어지지 않는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다면 추천!


🔖미첼은 그들이 흑인 여성인 것이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시장 조사에 따르면 대중은 보통 그들의 생존에 신경을 덜 썼다. 흠모와 혐오가 복잡하게 결합한 가운데, 욕망의 대상이 파괴되는 모습
을 편하게 보기 위해서는 흑인 여성인 쪽이 좋았다. 서워와 멜랑콜리아 비숍을 통해, 미첼은 시청자들이 링크들에게 어떤 감정을 갖기를바라는지 가르칠 수 있었다.(p.394)

🔖그들은 에이티가 자주 하던 말처럼 나쁜 사람들로 이뤄진 좋은 가족이었다.(p.428)

⭐️출판사 황금가지(@goldenbough_books )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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