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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소리가 들려 - 청소년이 알아야 할 우리 역사, 제주 4·3
김도식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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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을 맞아, 가슴 아픈 책 한권을 읽었다.
들판을 가르는 바람의 소리,
그 안에 담긴 기억들...
제주 4·3이라는 잊혀선 안 될 아픈 역사 속에서 세 친구가 겪어낸 우정, 사랑, 그리고 사람으로서의 마지막 마음을 담은 이야기
철없던 시절, 함께 뛰놀고 모험을 하던 수혁, 준규, 옥희.
그들이 발견한 수풀 속 비밀 동굴은 어느새 피할 수 없는 운명과 마주하는 장소가 된다.
총을 든 수혁, 산속으로 숨어든 준규, 그리고 그들의 사이에 선 옥희.
세 사람은 격렬한 이념의 대립, 광기 어린 학살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서로를 지키려 애쓴다.
사람으로 남기 위해,
사람답게 살기 위해.
바람은 말이 없지만, 그 시절을 기억한다.
이 책은 그 바람의 소리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가슴 아프지만 꼭 들어야 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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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1
준규가 태연한 척 위로할수록 옥희의 흐느낌은 점점 거세어졌다.
“옥희야, 울지 마라.”
준규가 옥희의 등을 두드리며 달래주었다.
“울지 마라, 옥희야.”
비쩍 마른 준규의 손길은 더없이 다정하고 따뜻했다.
“옥희야, 나는 네가 살아 있어서 기쁘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우리가 살아서 만날 줄이야.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빚을 진 거다.”
옥희는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목을 놓아 울었다. 오랜 세월 가슴에 묻어온 설움이 너울너울 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도 옥희와 준규 사이를 대부분 알고 있었다. 옥희의 서러운 울음을 따라 동네 사람들 한둘이 눈물을 찍는가 싶더니 너 나 할 것 없이 울음바다가 되었다. 죽은 자건 산 자건 서럽지 않은 자가 없었다. 옥희의 머리카락이 힘없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마당가의 동백꽃 하나가 소리 없이 바닥에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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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제주 4·3은 해방 후 1947년부터 1954년에 이르기까지 극렬한 이념의 대립 속에서 제주도의 수많은 양민이 무참히 학살당한 사건.
당시 제주 도민의 수는 29만 명, 피해자는 약 3만 명으로 제주 인구의 10분의 1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한국 현대사에서 6·25전쟁 다음으로 큰 인명 피해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제주 도민 중 한 명이었던, 수혁. 그리고 친구 준규와 옥희. 철부지였던 이들은 어느 날 산속으로 모험을 떠나 바람의 소리를 듣게 되고, 수풀 사이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동굴을 발견한다.
이후 해방이 되면서 제주도는 이념의 대립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게 되고, 이윽고 4월 3일 새벽, 오름마다 봉화가 피어오르면서 무장대와 토벌대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시작되는데…
군인이 된 수혁과 토벌대를 피해 산속으로 들어간 준규. 그리고 이들이 지키고자 했던 첫사랑 옥희까지.
예상치 못한 운명의 갈림길 앞에 선 세 친구는 광기에 휩싸인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최소한의 인간성을 지키고자 서로를 힘차게 끌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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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진심으로 서평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