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위로 - 모국어는 나를 키웠고 외국어는 나를 해방시켰다
곽미성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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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성 작가의 책은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이후 두어 권 더 읽었고, 이번에 새로 나온 『언어의 위로』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너무 기쁘니 잠시 소리질러!!! 꺄아아아아악!!!! 🤣

책을 받고 나서 당일에 다 읽었다. ㅎㅎ
역시 참 좋았다.👍
(언어를 배우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나는.🩷)



2024년 11월의 열한번째 책📚 #완독✨️

📖 『언어의 위로』 / 곽미성 / 동양북스

프랑스에서 20년을 넘게 살며 프랑스어를 사용하게 된 곽미성 작가가 언어가 가지는 힘과 그로 인한 치유의 과정을 재미있게 적었다.​

언어는 역시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개인의 감정과 경험을 표현하고 타인과의 연결을 형성하는 도구이며, 한 나라의지난 시간들 동안 켜켜이 쌓여 있는 문화를 엿볼 수 있는시간임을 알려주었다.

프랑스어를 말하며, 프랑스어권에 살고 있지만 프랑스어를 마스터했다기보다는 해방되었다는 그 표현이 너무너무너무 좋았고,

영어를 전공하고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하면서, 매일 영어 공부를 하고 여전히 영어에 해방감을 느끼지 못하는 내가 이제는 영어에서 해방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해방의 레벨에 이르렀다고. 영어에 대한 강박으로부터의 해방에...." 라고 말할 것이다!!!!

매일 영어 공부하면서 가끔은 힘들어하는 내 공부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책이다.

우리 이제 해방의 레벨에 이르러 봅시다!!!!!!!!!



9.
한번 쓰기 시작하면 술술 나올 줄 알았다. 성인이 된
후 알파벳도 읽을 줄 모르던 외국어를 생활 언어로 만들
기까지, 지난 스무 해 동안 나의 매 순간을 지배하던 그
과정에 대해서라면, 책 몇 권이라도 쓸 수 있을 것 같았
다. 하지만 막상 쓰려고 하자 그 많은 이야기 중 무엇을
써야 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무엇보다 프랑스어를 모르는 독자들이 많을 텐데, 읽는 사람이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해 어떻게, 얼마만큼의 깊이로 이야기해야 할지 가능하기 어려웠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우선 써보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그렇게 천천히, 마음을 따라 쓰다가 알았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비단 프랑스어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어느 날 예기치 않게 다른 언어의 세계에 던져진 후, 그 언어로 변해간 삶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임을. 외국어는 언어는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음을.

11.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프랑스어의 아름다움을 알고 배우게 되기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다만, 꼭 프랑스어가 아니더라도, 외국어가 열어줄 수 있는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 외국어라는 문은 언어를 구사하는 자라면 누구나 쉽게 열 수 있다. 그 문을 열고 나서면 끝이 보이지 않는 지루하고 고된 길이 펼쳐진다. 그 길에서 때로는 예상치 못했던 만남이 우리를 흔들고 균열을 내어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그 과정은 매혹일 수도 혼란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당신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확장될 것이다. 그 문을 열고 나서지 않으면, 그 길을 걷지 않으면, 당신의 일상은 지금과 똑같을 것이다.
평온하다면 평온하게, 다른 일로 바쁘다면 바쁘게. 계속. 지금 그대로, 쭉

21.
같이 입학한 프랑스인 학생들은 갓 고등학교를 졸업해 막 성인이 된 십 대들이있고, 대부분 나보다 한두 살 어렸다. 그들은 누구와도 금방 친해졌고, 몰려다녔으며, 거의 매일 저녁 누군가의 집에서 수아레(soirée 파티)를 열었다. 100미터 떨어져서 봐도 외국인인 나를 아무도 어색해하지 않았는데, 이민자의 존재가 익숙한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이었다. 다만, 내가 입을 열어 프랑스어를 시작하면 모두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들의 초중고 시절 같은 반 친구였던 이민자들은 모두 이민 2세 혹은 3세들로, 겉으로만 다를 뿐 '프랑스인'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들 대부분은 프랑스어를 잘 못하는 외국인과 함께 학교에 다녀본 적이 없었다. 느리고 더듬거리는 나의 프랑스어를 듣다가 그들은 물었다.
프랑스에는 왜 왔니? 부모님은 어디에 계셔?"

25.
프랑스어는 마스터했냐는 질문이 이제 프랑스어는
완벽하냐는 의미였다면, 나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아니, 나의 프랑스어는 완벽하지 않다고. 마치 멀리서 보면 그럴 듯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는모조품처럼, 나의 프랑스어에는 빈틈이 여전히 많다고. 그것이 나의 프랑스어 수준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단 한 가지라고.
그럼에도 현재 나의 프랑스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면, 이렇게는 말할 수 있겠다. 그런 게 있다면
나는 해방의 레벨에 이르렀다고. 프랑스어에 대한 강박으로부터의 해방에.

27.
그럼에도 나의 프랑스어 수준이 '해방의 단계'에 이
르렀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것은 초급-중급-고급으로
이어지는 맨 마지막 단계를 말하는 게 아니다. "초급이건고급이건, 그게 뭐가 중요하죠?"와 같은, 해탈에 가까운해방이다. 프랑스어든 러시아어든 아랍어든 상관없이, 외국어를 공부하는 모두에게 이 자세를 권유하고 싶다. 오랜 시간의 경험으로 알게 됐기 때문이다. 외국어는 언제까지나 외국어일 뿐, 완벽해지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임을, 외국어에서 스트레스와 강박을 걷어내는 것이 가장 빨리 발전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30.
내게 프랑스어는 어쨌거나 외국어인데.
모르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나의 프랑스어 해방기는 그렇게 프랑스어가 외국어임을, 나는 외국인임을 의식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밝히는 일로 시작됐다.

119.
외국어를 생활 언어로 구사한다는 것은 그런 게 아닐
까. 어떤 언어도 나를 완전히 담지 못하는 느낌을 견디며 사는 것. 프랑스어든 한국어든 깊이 들어가 표현하려 할수록, 그 언어가 다 담아내지 못하는 간극에 허기가 진다. 여러 언어로 갈라진 세계에서 그 사이의 간극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일. 나를 구성한 이 언어들을 사랑하는 그일이 운명처럼 주어진 결핍에서 나를 구원할지도 모르겠다.

214.
모국어. 모든 사람에게 엄마가 있듯이 모두가 공평하
게 가지고 있는 것. 이미 몸과 마음속에 스며들어 있는
것.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언어. 시선을 의식해 꾸미고 있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공간. 나를 있는 그대로의 '나'일 수 있게 해주는 도구. 함께 있을 때는 하찮아 보이지만, 함께할 수 없으면 한없이 귀해지는 나만의, 나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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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로부터 #도서협찬 받아 즐겁게 읽고 진심을 다해 #서평 을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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