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동사의 멸종 - 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 한승태 노동에세이 3
한승태 지음 / 시대의창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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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참 잘 쓰는 한승태의 신작.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직업들을 다룬 책

직업의 상실을 동사의 멸종이라고 표현한 것부터 참으로 한승태다운 책이다.

심각하고 어려운데, 재미있는 책

사라질 동사들

1. 소개하다
2. 전화받다
3. 운반하다
4. 요리하다
5. 청소하다
6. 쓰다.


"나는 사라져가는 직업들의 비망록을 남겨보려고 한다. 대규모 단종이 예고된 '인간의 노동'이라는 카메라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보려 한다. 인간에게는 특정한 노동을 통해서만 발현되는 희로애락이 있다. 그 노동의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고통과 욕망을, 그것들의 색깔, 냄새, 맛까지 전부 기록하고 싶다. 직업이 사라진다는 것은 생계 수단이 사라지는 것만이 아니라, 그 노동을 통해 성장하고 완성되어 가던 특정한 종류의 인간 역시 사라지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이 발전하면 사회의 모습도 변하기 마련이다. 인위적인 노력으로 그것을 멈출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몇몇 산업 영역이 사라져 가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뜻있는 사람들이 야생동물의 멸종을 슬퍼하는 이유와 같다."
- '소개하다' 중에서

한승태는 기술 발전과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해 머지않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콜센터 상담원, 택배 상하차 노동자, 뷔페식당 주방, 빌딩 청소와 같은 직업을 중심으로,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상과 노동의 어려움, 내일이 없는 지금의 모습 등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책의 각 챕터는 특정 직업의 대체 확률과 그 직업이 사라지게 될 이유를 설명합니다.

콜센터 상담원의 경우 대체 확률이 0.97에서 0.99에 이르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감정 노동의 극한을 경험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직업의 가혹함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직업들이 사라진다는 것이 단순히 직업 자체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직업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해온 사람들의 삶과 인생의 한 부분이 사라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특정한 종류의 인간 역시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에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사라져가는 직업들에 대한 일종의 경의를 표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동사의 멸종』은 단순한 직업 체험기를 넘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그로 인한 인간의 노동과 삶의 변화를 깊이 있게 성찰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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