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 어느쪽이 먼저랄 것 없이 상호 교감하는 방식으로 각자의 작품을 만들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되는 콜라보를 경험할 수 있는 작품 [ 달의 뒷 면을 본 여자들 ]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엄청난 행운이었다. 시인의 시를 읽고 그림을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보고 서로의 비어 있는 곳을 시나브로 채우는 아름다운 경험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아름다운 책 📚[ 달의 뒷면을 본 여자들] 은 시인 최규승과 일러스트레이터 이석구가 협업하여 창조한 독특한 예술 작품이다. 이 책은 시와 산문의 경계를 허물며, 여성들의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몽환적이고 감각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각 시는 여성의 내면을 탐구하며,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아우르는 깊이 있는 시어로 쓰여있다. 이석구의 아름다운 그림은 시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며, 각 시가 품고 있는 감정과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시와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어우러져 각각의 작품이 서로를 더욱 빛내주는 아름다운 예술적 조화를 이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시와 이미지를 통해 여성의 내면 세계와 삶의 다양한 면모를 탐구하는 동시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울림과 시각적 즐거움을 선물해 줄 것이다. 여성의 삶과 감정을 깊이 있고 섬세하게 포착한 이 책은 문학과 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귀중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끌렸던 마지막 시를 첨부해본다. 바람의 언덕시간이 아무리 쏜살처럼 흘러도 고통은 선명하잖아요보리밭에 바람이 불고 사내들이 바람보다 낮게 몸을 숙여요 바람에도 칼이 들어 옷을 찢고 살을 후벼요 아픔만큼 중독되지 쉬운 것 없어요 바람이었던 적이 있어요바람이 바람에게 상처가 상처에게 고통을 주는 시간 그 언덕에 어린 내가 울고 있어요그 애의 몸에서 피가 새어 나오고 바람은 그 피가 굳지 않도록 부드럽게 핥아 주네요차마 소리가 되지 못한 고통이 바람에 날려 가고 시간이 되고 서서히 그 애는 바람이 되네요 앙상한 뼈만 바람보다 더 낮게 누은 보리 사이에서 천천히 일어서네요언덕이에요거기에 서서 내가 바람이었던 적을 떠올려요손금을 따라 바람의 끝자락이 스쳐 가네요시간의 흐름을 따라 번져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