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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 - 아이와의 전쟁을 평화로 이끄는 파트너십 자녀교육
로스 W. 그린 지음, 허성심 옮김 / 한문화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간혹 저자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에 끌려 챙겨 읽게 되는 책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동경하는 관점을 가진 저자'의 책이 그런 부류인데,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 역시 그러한 기준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 저자 로스 W. 그린의 다른 책 <엄마가 몰라서 미안해>를 통해 접한 저자의 사고방식이 인상 깊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는 '협력적 선행적 문제 해결법(CPS)' 모델을 창시한 아동심리학자 로스 W. 그린의 저서로, 자녀 양육의 고민을 가진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저자는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능력, 기호, 신념, 가치관, 개성, 목표, 방향 등 아이의 본모습을 알고, 그 모습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맞는 삶을 추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부모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이러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부모의 지혜와 경험, 가치관이 아이에게 이롭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어 주는 것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아이가 '자신에게 부과된 기대에 부응할 수 없는 상태'를 부조화라 명명하고, 이 부조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법으로 '플랜 B'를 제시합니다. 보통 아이가 입을 닫게 되는 것은 부모에게서 '플랜 A' 방식의 반응이 나올 것을 예측하기 때문인데, 이처럼 부모가 일방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인 플랜 A는 협력이 아닌 힘이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관계입니다. 반면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인 플랜 B가 부조화를 해결하는 데 좋은 방법일 뿐만 아니라 '공감, 정직, 협동심, 회복력, 독립심,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바른 인식, 타인의 관점 수용 능력, 갈등 없이 의견차이를 해소하는 기술' 등 자녀가 가진 '인간의 긍정적인 기질'을 끌어올려주는데에도 탁월한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책은 이러한 바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일상에서 플랜 A와 플랜 B, 그리고 미해결 과제를 잠시 보류하는 플랜 C의 예시를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저는 아이가 없기 때문에 이 책의 실질적인 도움의 정도가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작가의 다른 책에서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에 대한 기본 관점'은 이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문제 행동'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지 '미숙한 표현 방식'일 뿐 부모를 공격하거나 나쁜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며, 도움을 요청하는, 자신의 상태를 알리는 신호라는 것입니다. 또한 저자가 강조하는 두 명제, '아이들은 할 수만 있다면 잘한다, 아이들도 잘하고 싶어 한다'를 받아들인다면, 비난이나 지적보다는 '관찰, 협력, 적절한 지원' 등 서로에게 더 성숙하고 건강한 태도가 자연스럽게 표출될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것을 '아이'에서부터 '인간'으로 의미를 확장한다면 나와 타인 모두에게 조금은 더 너그러우면서도 서로가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달까요.

저자가 말하는 플랜 B는 성숙한 이들이 모든 관계에서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관계와 일상에서 마주치는 '부조화'를 협력적으로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공감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저자가 말하는 두 가지 명제의 '긍정적인 시선'을 바탕으로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자면 빠른 시간의 단정보다는 시간을 내서 상대에게 집중하고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 그래서 자신의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가까운 타인, 그리고 자기 자신과도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꽤 많은 수고와 노력, 시간을 필요로 하며 또 그렇게 하겠다는 결심을 동반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하고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만이 담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