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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코노미
제이슨 도시.더니스 빌라 지음, 윤태경 옮김 / 서울문화사 / 2021년 1월
평점 :
사실 'Z세대'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땐, '새로운 세대를 부르는 이름이구나'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주변에 90년대 생이 없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90년대 생'에 대한 이야기가 인기를 끌 때 얼핏 접하는 이야기들은 '우리와 다른 그들은 어떤 이들인가'에 대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몇 권의 책을 읽고 매체의 보도를 접하며 생각이 약간 달라졌습니다. '우리랑 확실히 뭔가 좀 다르다' 그리고 '이제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이 세대가 중심이 되겠구나' 하고요. 이들을 알고 싶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해 읽게 된 <제트코노미> 역시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어. 앞으로는 이런 세상이 펼쳐질 거라고' 의 느낌이랄까요.
세대를 구분하는 요소는 '타이밍', '지리적 조건', 그리고 '세대를 규정하는 사건'입니다. 각 세대는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성장합니다. 이것은 각 세대에게 있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다르게 만들지요. 그래서 세대를 규정하는 사건은 해당 세대의 관점, 우선순위, 가치관, 행동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코로나19가 주요 사건이 될 Z세대는 1996년 이후 출생하였으며 아직 대다수가 미성년자입니다. 하지만 Z세대는 이미 IT, 요식업, 화장품 산업 등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2년 내에 노동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세대일 것입니다. 소비자일 뿐만 아니라 기업, 산업, 세계를 이끌어가게 될 중심에 있지요. 그래서 저자는 이들을 '향후 다른 세대들에게 무엇이 새로운 표준이 될지 알려주는 대리인'이라고 말합니다(p.38).
Z세대가 이전 세대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중심에는 '소셜미디어'가 있습니다. 각종 소셜미디어로 소통하는 것이 당연한 이 세대는 소셜 미디어 없이 소통하던 시절이 기억에 없습니다. 휴대폰으로 자신을 찍는 부모가 익숙하고 필요한 정보는 유튜브로 검색하며 심지어 선생님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숙제를 알려줍니다. 따라서 취업할 때에도 정보 수집과 지원 등에 있어 소셜 미디어를 선호할 것은 예상 가능한 일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추구하는 가치 역시 달라졌습니다. Z세대는 가성비와 개인화된 콘텐츠와 광고,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직원에게 갑질을 하는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내가 구매하는 제품이 환경보호나 좋은 일에 쓰인다면 공감을 표시하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징에 더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회적 이슈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배경이 영향을 미친 결과입니다. Z세대는 브랜드가 사용가치를 넘어서는 더 큰 가치를 가지기를 원합니다. 즉,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원하고 자신의 직장을 선택할 때도 이 기준이 적용되지요. 그래서 늘 하던 대로 영업활동만 신경 쓰는 기업은 Z세대의 시점에서 최악의 기업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저자는 Z세대의 배경,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소비와 무언가를 결정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식과 패턴, 기업에게 바라는 점 등을 면담과 조사, 관찰과 추적을 통해 얻게 된 통계와 통찰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특히 기업들에게 있어서 Z세대에 도달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며, 기업 리더와 임직원, Z세대가 하나가 되면 Z세대 경제인 '제트코노미'를 건설하고 세상을 바꿀 새 아이디어와 잠재력을 방출할 수 있다고요.
변화는 어떤 부분이나 어렵지만, 특히 Z세대를 염두에 둔 변화에서 가장 큰 어려운 점은 '가치의 전환'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전 세대의 가치관으로 성공을 거둔 기업과 개인이라면, 흉내를 넘어 진정성에 닿기가 더 어려울 것 같아서요. 반면 이미 진정성 있게, 그리고 사회적 책임 등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실천해왔던 기업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그 방향이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함께 잘 사는 사회'라는 점에서 반갑기도 합니다.
Z세대에게 당연한 방식과 패턴은 단지 이들을 고객으로 삼기 위한 브랜드만을 위한 것이 아닌 듯합니다. 이것은 앞으로 대부분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되지 않을까요. '전향적인 리더들은 Z세대의 스마트폰 사용을 비판하기보다는 이들의 모바일 기기 선호 성향을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한다'라는 구절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물결을 거스를 수 없다면 잘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쪽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부모, 교사 등 Z세대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이들, 그리고 앞으로 삶을 살아가게 될 개인이라면 누구나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