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심리학 (미즈시마 히로코 저)

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심리학 - 사람이 가장 힘들었을 당신을 위한 관계 수업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김진연 옮김 / 좋은날들 / 2021년 2월

어떤 책은 저자에 대한 기대와 신뢰 때문에, 내용이 무엇인지 알기 전부터 꼭 읽고 싶은 책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심리학> 역시 그런 이유에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일본 내 대인관계 치료 분야에서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는 저자 '미즈시마 히로코'의 책은 매번 저자만의 독특하면서도 본질과 상태를 꿰뚫어보는 시각 덕분에 시각 덕분에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었거든요.

<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심리학>은 인간관계에서 불편한 사람으로 인해 신경이 쓰이는 이들을 위해 쓰여진 책입니다. 불편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본질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는 느낌'에 있다고 합니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유형은 '제멋대로 단정 짓거나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며 영역을 침범하는 사람, 의존심이 너무 강하거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 대화가 안 되는 사람,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사람'으로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저자는 각 경우 모두 불편한 마음의 아래에는 '이 관계를 컨트롤할 수 없다는 느낌'이 존재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저자가 소개하는 '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방법의 핵심에는 '컨트롤 감각을 익히는 것'이 있고요. 불편한 마음은 불편한 대로도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것, 익숙하지 않거나 처음 접하는 것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을 불편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 상대에게 속사정이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불편한 마음을 줄여줄 수 있으며, 일단은 흘려버린 후에 구체적으로 개선할 방법을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 특히 나와 상대 모두의 영역을 존중하고 분명히 하는 것 등과 같이, 불편한 마음에 대처하는 방법 역시 그 본질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합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 중 상대를 '총론으로 대하라'라는 조언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어 같은 대상을 보고도 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감정을 느끼지만, 무언가를 좋아하고 싫어하며 두려워하고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은 인간이니까요.

저자는 불편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단지 그 상대방과의 관계에서의 작은 불편이나 스트레스로 끝나지 않으며, 그와 함께 하는 공간 전체, 나의 선택 등 여러 가지 제약을 만들어내 내 삶의 자유를 빼앗아 간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설명합니다. 반면 인간관계를 잘 다루게 되면 '나 자신에게 힘이 있다'라는 감각이 몸에 밴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 잘 다루어나가길 권합니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관계에 있어서 나의 불편한 마음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상대의 그 면을 어른스럽게, 이해하는 마음으로 대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을 볼 수 있었거든요. 반대로 상대를 이해하고 '그럴 수 있다'는 마음 상태일 때는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그건 혹시 상대에 의해 나의 자존감이나 가치 등 중요한 내 영역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인 걸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와의 관계에서 불편한 부분을 '나의 과제'로 인식하고 내 마음을 성장시키는 계기로 만들 수 있다면, 점점 단단하게 성장해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