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까운 사람이 경계성 성격 장애일 때 - 다정하고 단호하게 나를 지키고 그를 돕는 법
우도 라우흐플라이슈 지음, 장혜경 옮김 / 심심 / 2021년 3월
평점 :

경계성 성격 장애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된 건, 천재 심리학자를 통해 여러 마음의 질병과 사람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웹툰 '닥터 프로스트'를 통해서였습니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상대가 나를 떠날까 봐 두려워하는 것, 불안정한 자아상과 인간관계에서 극단을 오가는 태도 등 경계성 성격 장애 환자의 증상을 보며 '있을 수 있는 행동들이 아닐까', '별로 낯설지는 않은데'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타인을 붙잡기 위해 자해행동을 하는 부분을 접하고는 '그래서 성격장애의 범주로 구분이 된 건가' 생각했었지요. <가까운 사람이 경계성 성격 장애일 때>의 저자는 '경계성 성격 장애'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가장 흔한 성격 장애라고 합니다.
'성격 장애'란 장기간 지속되는 상태와 행동 방식으로, 생활 방식과 관계에서 잘 드러나며 환자의 인지, 사고, 감정, 관계 패턴이 다른 사람과 매우 달라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상황에서 뚜렷한 행동 차이를 보인다고 합니다. '경계성 성격 장애'는 인 성격 장애의 한 종류로, '죽 끓듯 변하는 기분, 충동적인 행동, 화를 잘 내고 충동적인 행동을 자제하지 못한다, 정체성, 자기 인식, 자아상이 불안정하다, 만성적인 공허감, 강렬하지만 오래가지 못하는 인간관계, 자해 행동, 자살 충동'과 같은 증상을 주로 보입니다. 세상을 흑과 백으로 보고, 무엇이든 남 탓을 하며, 극단적인 열등감과 거만함을 오가며 현실을 왜곡하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은 '자존감의 결여'라는 근본 문제에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고 결핍과 무력감,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대처하며 절망에 취약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들이라고요.
<가까운 사람이 경계성 성격 장애일 때>의 저자이자 50년 넘게 심리학과 정신의학 분야에 몸담아온 독일의 심리치료사 우도 라우흐플라이슈는, 경계성 성격장애를 앓는 사람들의 가족, 친구, 동료 등 그들과 매일을 함께해야 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니 어떤 병이든 당사자들만큼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그들의 영향을 받는 주변인들을 위한 지침서가 꼭 필요하겠구나 싶더라고요. 저자는 경계성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들과 그런 행동의 원인이 되는 마음, 그리고 주변인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면 좋을지를 사례와 설명, 요점 정리를 통해 밝혀주고 있습니다. 경계성 성격 장애를 가졌음에도 잠재력을 꽃피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한 장을 할애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경계성 성격 장애 환자라 해도 장애 증상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는 저자의 진심이 와닿았거든요.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이든 이런 마음으로 상대를 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경계성 성격장애를 가진 이들의 증상 혹은 현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대신, 현상 아래 근원적인 문제를 밝혀주고 있어 이 책이 참 좋았습니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증상의 이유를 안다고 해서 바로 그 행동이 용서가 되거나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상대에 대해 막연히 오해하지도 않고 또 적절한 방법으로 대처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만약 경계성 성격 장애에 대한 설명이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다거나, 내 주변인이 이에 해당한다고 느껴지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스스로 혹은 주변인으로 인해 괴로웠던 마음에 위로가 되고 적절한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데 유익할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