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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지 않는 정리법 -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게 뭔데?
박신영 지음, 린지 그림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3월
평점 :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고 단순하게 정리하고 전달할 줄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내용이어도 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상대가 잘 들으려 하지 않을뿐더러 이해하고 싶은 이에게 과제를 안겨주는 셈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흩어져있는 많은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일에서도 명확한 정리와 전달이 필요했기에 <산으로 가지 않는 정리법>의 내용이 궁금했습니다. 특히 주변인들을 통해 저자의 전작인 <기획의 정석>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더욱 기대가 되었지요.
저자는 "한눈에 안 들어와", "결국 뭐 한다는 거예요?", "잘 들었어요. 근데 어렵네요.",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게 뭔데."와 같은 말들이 "내 머릿속에 그림이 안 그려져!"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상대방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주는 것을 목표로 내용을 '한 장'으로 정리하고, 그렇게 한 장으로 정리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도식화'를 제시합니다. 스마트폰에 익숙해 빠른 것을 선호하게 된 것과 동시에, 뇌가 가진 성향상 빨리 파악 가능하고 더 잘 기억되며 영향력이 더 센 '그림'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긴 글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지요. 정보의 각 요소가 어떻게 전체를 이루는지를 말하는 '구조'와 이들의 '관계' 그리고 정보로 인한 '변화'를 그림으로 만드는 '도식화'는, '뭐랑 뭐?'의 요소, '지금 어떤데?'를 알려주는 '관계, '앞으로 어떻게 된다고?'를 보여주는 '변화'를 중심축으로 합니다.

'순환, 표, 쪼개기, 흐름, 비교, 공통점, 피라미드, 공식, 이건 마치'의 총 9가지의 방법론과 실제 예시 30개는 지금 고민하는 문제를 당장 도식화해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으며, 각종 예시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이나 문제 흐름의 파악 등과 같이 일을 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고민에 대해서도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뭐랑 뭐'와 같이 문제를 풀어나갈 때 바로 사용 가능한 용어와 귀여운 그림과 글씨, 깔끔하게 정리된 도식들은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바가 한눈에 와닿게 도와주었고요. 평소 디테일에 더 눈길이 가고 큰 그림 그리기가 어려우며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정리를 해나가면 좋을지 몰라 막막했는데, '이렇게 해보면 좋겠다'하고 생각을 정리할 선명한 기준이 되어주는 든든한 도구를 손에 쥔 느낌입니다.
저자는 단순히 '그림'으로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 정리와 전달이 목표라고 합니다. 실제로 나의 고민을 적용하면서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책의 끝부분쯤에는 스스로도 '뭘 말하고 싶은가?,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이들의 관계는 어떻지?'와 같이 '전체 그림'에 대해 자꾸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책의 제목이 '산으로 가지 않는' 정리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