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수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후카사와 신타로 저)

우리에게는 수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 생각의 힘을 기르는 48가지 사고법
후카사와 신타로 지음, 이용택 옮김 / 앤페이지 / 2021년 9월

학창 시절 시험을 칠 때마다 숫자 계산에서 실수를 하곤 했던 저는, '수학'은 막연하게 '나하고는 안 맞는 과목'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수학적 사고가 필요하다>라는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나랑은 상관이 없겠구나'하고 지나쳐버릴 뻔했습니다. 그러다 동시에 '수학적 사고'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면서 '수학적 사고는 뭐지?'하는 생각에 책 소개를 읽게 되었고, 책의 내용이 저의 관심 분야를 담고 있다는 생각에 얼른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수학적 사고가 필요하다>의 저자 후카사와 신타로는, '수학적 사고와 수학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을 육성'하는 비즈니스 수학교육가입니다. 저자는 특히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정답'을 찾기보다 스스로 깊이 올바르게 생각해서 자신만의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어야 한다며, '수학적 사고'가 이를 도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수학적으로 머리 쓰는 법, 즉 '수학적 사고'란 '수학을 할 때 머릿속에서 하는 행위'로, '정의, 분해, 비교, 구조화, 모델화'의 다섯 가지 사고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저자는 각 사고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간단한 연습 문제로 수학적 사고를 익히도록 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수학적 사고'의 다섯 가지 방법은 평소 일상에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무언가를 결정할 때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지만, 분명한 용어로 정리되고 각각의 개념을 구분하고 구체화할 수 있어서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특히 '정의'라는 챕터의 내용이 여러 부분에서 와닿았습니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정의를 바꾸어라'라는 챕터를 읽을 때는 스스로 괴로워하는 부분에 대해 '개념에 대한 내 정의에 오류 부분이 있는가를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개념에 대한 정의를 통해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명확해지는 내용을 볼 때엔,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명확히 하는 것이 외부의 요구에 흔들리지 않고 오롯이 자신이 원하고 지향하는 삶을 사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 저자는 답을 내놓는 힘은 '수학적 사고'가 아니라 '강한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수학적 사고의 도움을 받으면 어려운 질문에 답을 내는 데 도움이 되지만, 혹시 '찾는다'라는 말을 핑계로 답 찾기를 회피하거나 행동에 따르는 고통을 외면한다면 수학적 사고는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다고요. 맺음말을 읽으며 '명쾌한 실용 서적인 동시에 너무 무겁지 않게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하는 책이구나'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한없이 멀게만 느꼈던 수학에도 한 발짝 가까워진 느낌이구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모든 관계는 나에게 달려 있다 (황시투안 저)

모든 관계는 나에게 달려 있다 - 익숙한 내 삶의 패턴을 바꾸는 마음 성장 수업
황시투안 지음, 정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10월

직장 생활, 가정 활, 연인, 부부, 친구, 고부 관계 등 수많은 일상의 문제를 들여다보면 '관계'의 어려움이 문제의 핵심에 자리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에 대해 <모든 관계는 나에게 달려 있다>의 저자 황시투안은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나의 거울이며, 다른 사람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된다'고 말합니다.

심리학 멘토이자 중국의 유명 심리학 플랫폼을 창립하고, 베스트셀러 책을 여러 권 펴낸 '황시투안'은, 우리가 반복해서 곤경에 빠지는 이유는 익숙한 삶의 패턴, 곧 한 사람의 신념을 기반으로 하는 '성격 또는 습관'과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인 각자의 '신념'은 한 사람의 행동 방향과 살아가는 방식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오늘 내가 겪는 관계의 고통은 나의 신념이 가져온 행동의 결과이고,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인생 소프트웨어'와 같은 신념이 바뀌지 않는다면 삶은 과거의 패턴을 그대로 반복한다고요. 어떤 소프트웨어는 인생을 더 멋지게 바꿔주는 시스템이라면 다른 하나는 인생을 멈추게 하는 바이러스와 같아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내면 패턴을 인식해야 하며, 자신의 인생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관계에서 느낀 나의 감정이 외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 '반응'한 것으로 설명하는 만큼, 감정이나 사건을 설명할 때 외부와 내면을 연결시켜줍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위험할 때,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고통을 느낄 때 발생하는 '분노'라는 감정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한 목적으로 유전자에 심어진 프로세스와 같지만,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것은 눈앞에 사건이 아니라 그 일이 연상시킨 오래된 상처와 같이 '빙산 아래'에 숨겨진 부분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분노를 자각하고, 이면의 빙산을 보고 배후의 아픔을 느끼며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면 빙산이 점점 녹고 자신과 타인을 해치는 공격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요.

'패턴'을 중요하게 여기는 저자인 만큼, 감정과 사고, 관계의 패턴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전해주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수많은 상담 사례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과 저자만의 견해를 통해 우리 자신의 패턴, 고민하는 관계, 일상에서 반복되는 문제에 대해 이전과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은 의미가 있어 보였습니다.

저자의 '모든 관계는 나에게 달려 있다'는 말을 달리 표현하자면, '상호 관계에서 상대방의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요인 중에는 내 몫이 있으며, 이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으로 다른 선택을 해보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반복하는 행동, 생각, 정서적 반응을 바꾸면 그에 대한 결과 역시 바뀔 것이라고요. 이 사실은 저에게도 오래전, 경험을 통해 충격적으로 다가왔고 또 그 이후 오랫동안 저의 삶을 이끈 방향이라서 이 책의 내용이 반가웠습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일 때 자신에 대해, 그리고 관계에 대해 조금은 더 건강한 힘을 가질 수 있고, 또 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면에서 오랫동안 골몰해 있는 주제이기도 하고요. 물론 실천도 어렵지만 때로는 수용하기도 어려운 내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경험해 본다면, 그 경험에서 얻어진 기분 좋은 결과와 깨달음이 그다음 단계를 나가도록 이끄는 힘이 될지도 모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유럽의 거리를 수놓다 (샤를 앙리.엘린 페트로넬라 저)

유럽의 거리를 수놓다 - 프랑스 자수로 완성하는 유럽의 20가지 모습
샤를 앙리.엘린 페트로넬라 지음, 신용우 옮김, 아뜰리에 올라(이화영) 감수 / 이덴슬리벨 / 2021년 9월

올록볼록한 입체감을 가진 자수 작품은 평면의 그림이 주는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얼마 전 서점에 들렀을 때, 스누피와 그 친구들의 모양을 자수로 놓은 책을 보았습니다. 바느질은 가끔 떨어진 단추를 달거나 옷을 꿰맬 때, 그리고 고무줄을 넣을 때 필요한 정도만 할 수 있어서 '내 수준에는 어렵겠구나' 생각하고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다 너무너무 예쁜 유럽의 풍경을 자수로 놓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의 거리를 수놓다>는 제목 그대로 유럽 거리 곳곳의 모습을 자수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저자가 살았거나 여행한 곳, 그리고 감동을 받은 장소들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이 책은 흔히 우리가 '유럽'을 상상하면 떠오르는 풍경으로 가득합니다.

책의 앞부분에는 자수에 쓰이는 천, 먹지, 실, 바늘, 수틀과 같은 기본 재료와 5가지 자수 스티치 기법의 기본 가이드라인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초보인지라 영상이 쉽지 않을까 싶었는데, 사진과 설명만으로도 어떻게 하면 되는지 이해가 될 정도로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다섯 가지의 방법만으로 책에 제시된 자수를 놓을 수 있다는 점은 자수를 시작하는 저와 같은 사람에게도 '해볼 수 있겠다'라는 도전의 마음을 불러일으켰고요. 이어 각 장은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 재료, 작품에 쓰인 DMC 실의 번호, 그리고 주의사항이 있고, 그림 각 부분은 어떤 색의 실을 어떤 스티치 방법으로 몇 가닥 사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자수를 놓아가는 순서와 자세한 방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책에 실린 자수 작품들이 워낙 예뻐서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고, 저자와는 다른 색상으로 수를 놓는 것도 새로운 재미의 요소가 되겠구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자는 바느질에 몰입할 때 마음이 차분하고 여유로워지며 근심과 걱정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차단한 상태에서 자수의 과정에 몰입하는 것은 자신에게 더 다가가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요. 바느질을 하던 시간을 떠올려보면 저자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예쁜 작품까지 만들 수 있다니, 자수의 시간이 기대가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100자평] 인생 전환 프로젝트

인생 전환 프로젝트 - 무엇이 당신을 당신답게 만드는가
대니얼 M. 케이블 지음, 박여진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8월

‘최고의 나‘를 끌어내주는 방법!

인생 전환 프로젝트(대니얼 케이블 저) 

인생 전환 프로젝트 - 무엇이 당신을 당신답게 만드는가
대니얼 M. 케이블 지음, 박여진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8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흔히 듣는 이 말은 기질이나 성향과 같이 각자 타고난 부분뿐만 아니라 습관과 성품같이 후천적으로 형성된 부분까지 포함하여 사람이 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게 변하기 힘든 사람이 극적인 변화를 겪는 데에는 몇몇 공통점이 있는데, 그 중에는 '삶의 유한성'에 대한 깨달음이 있는 듯합니다. <인생 전환 프로젝트>의 저자 역시 '성공적'으로 보이는 삶을 살던 와중 34세에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을 직면한 후 인생의 중요한 것을 다시 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과 방법을 <인생 전환 프로젝트>에 담았습니다.

<인생 전환 프로젝트>의 저자이자 런던비즈니스스쿨 조직 행동학 교수인 대니얼 케이블은, 단점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교정하는 대신 자기에게만 있는 특별한 능력을 발견하고 활용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에 집중합니다. 이 책의 핵심 개념인 하이라이트 릴(highlight reel)은 운동선수가 최고의 역량을 발휘한 순간을 편집해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장면같이 '내 인생의 명장면'을 뜻하는 것으로, 크기와 관계없이 내가 가장 빛났던 순간들에서 나만의 강점을 발견하고 자신의 삶과 자아상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습관을 만들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1단계에서는 긍정적인 방식과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여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바꾸는 것이 최고의 자기 모습을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다양한 연구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하이라이트 릴 프로젝트'라 부르는 2단계에서는, 성찰과 감사 표현, 증거 수집을 통해 자신의 하이라이트 릴을 구성합니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자신의 고유한 강점과 뛰어난 기질을 활용하는 인생 습관을 만드는 법과 가장 잘하는 일을 중심으로 삶을 재편성하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저자는 최고의 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향상시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이에 이르는 방법과 목표에는 '주변과의 관계'를 포함합니다. 타인에게 먼저 감사를 표현하며 그들의 하이라이트 릴을 전하고 나의 강점을 이용하여 내가 공동체와 세상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까지 시선을 확장하도록 하지요. 간혹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자기중심적이라거나 자기 안으로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이런 방법과 방향은 '나를 알아가는 것'과 '타인과 함께 하는 것'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흔히 들어왔던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뇌의 작동을 다르게 만들어 삶에 실질적인 효과를 준다는 사실은 신기했고, 특히 자아상이 삶에 미치는 영향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행동도 달라지고, 그것이 바뀌면 삶도 바뀐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습관이나 특정 행동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만큼이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삶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