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운명이야! 스콜라 창작 그림책 27
밤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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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이토록 공룡을 좋아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는 <이건 운명이야!>그림책은 과학적,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아이들의 무한 공룡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강의 내용은 이렇다.

육식 공룡과 초식 공룡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생겨난 알에서 인간 아이가 태어난다. 존재 자체가 공룡과 전혀 다른 인간 아이지만, 공룡은 아이를 무한한 사랑으로 품어준다.



그리고 죽음의 위기 앞에서도 단 한 번의 망설임 없이,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둘의 희생 덕분에 아이는 살아남았고, 공룡으로부터 받은 사랑 또한 잊지 않고 기억한다. 그래서 그 이후로 아이들은 공룡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책장을 덮을 무렵엔 저절로 "이건 운명이야!"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떤 것으로 설명할 수 없고(육식 공룡과 초식 공룡 사이에서 태어난 인간의 아이라니!),

또한 공룡 부모의 사랑과 희생으로 살아남은 아이의 후손들이 공룡을 좋아하는 것은 필연이니 운명이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나의 이상한 공룡에게

 네가 어떤 모습이든 어디에 있든 사랑을 보낼게. 크앙!" -작가의 말 중에서


"나의 이상한 공룡"은 

엄마 아빠 공룡에게 "이상한 공룡"으로 보였던 아이일까,

아니면 인간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고 헌신한 이상한(?) 엄마 아빠 공룡과 그로 대변되는 현실의 모든 부모들일까...알쏭달쏭하지만

"이 세상 오직 하나뿐인 아이를 그냥 사랑할 수밖에 없었지."라고 고백한 공룡의 말과 오버랩되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위즈덤하우스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임을 알려드립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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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주 오영선
최양선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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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동으로 가족생활을 하는 단위인 세대의 책임자, 세대주.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오영선이 세대주가 된 것은 투병중이던 어머니가 갑작스레 돌아가시게 되고 집을 얻게 되면서부터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영선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자신의 미래뿐이었다. 그래서 공시를 선택했고 그 공시 준비를 위한 4천만 원을 모으기 위해 일을 했다. 결심한대로 3년 동안 그 돈을 모았으나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 앞에 계획은 삐그덕대기 시작한다.


우연찮게 영선은 엄마의 통장을 상속받을 수 있고 그 통장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직 이십대 후반이고 결혼에 전혀 뜻이 없었던 그녀였기에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물론 그 밑바탕엔 '집이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자리잡았던 것 또한 무시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러나 영선의 생각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집주인이 전세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면서부터다.


현재의 전세 보증금 1억 2천만 원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을 동생 영우와 보러 다니며 둘은 초라한 현실과 마주한다. 매매든 전세든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모아놓은 돈을 쓰거나 대출을 받아야 했던 것이다. 대출에 부정적인 영선과 그 반대인 영우. 둘의 갈등이 불보듯 뻔한데, 영선이 대출에 대해 부정적인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아빠가 돌아가신 것, 엄마에게 찾아온 암, 이 모두가 대출금(빚)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집에 관해서 무덤덤했던 영선에게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게 되는데, 그것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회사의 주 대리라는 인물 덕분이다. 주 대리는 집이란 상품이고, 특히 아파트는 투자 상품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투자 상품이기 떄문에 아파트를 사는 건 시간을 사는 것과 같다는 말까지 덧붙이며 말이다. 집은 거주 이상의 삶이 쌓이는 곳이라 생각해온 영선에게는 무례함까지 느끼게 하는 말이었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대부분 주 대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시간은 흐르고 주 대리와 영선의 거리가 조금씩 가까와지면서 영선도 집에 대한 생각 자체가 바뀌게 된다.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해진달까?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아요.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것이니까요.

<세대주 오영선> 본문 중에서"



새로운 전셋집을 보러 가기로 한 전날, 영선이 서가에서 꺼내든 책 <빨강 머리 앤을 만나다> 속의 한 문장이다. 엄마의 죽음, 그리고 엄마와 함께 살던 집을 떠나야 하는 일 그리고 마지막에 영선이 아파트를 매매 계약하고 세대주가 되는 일. 이 모두는 영선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일이다. 특히 영선의 명의로 된 아파트를 장만한 건 생각조차 못했던 일이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고 그 안에서 느끼는 영선의 불안과 두려움. 앞으로 진행될 영선의 미래는 어떠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자신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은 세상일과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앤처럼 "정말 멋진 일이야!'"라며 감탄을 하게 될지. 아니면 세대주가 되어서 겪게 되는 새로운 문제와 맞닥뜨릴지. 그래서일까?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시작될 영선의 삶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사계절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은 도서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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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맛 사탕 - 자꾸만 신경 쓰이는 맛 사탕의 맛
이네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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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우가 자꾸만 신경 쓰였다."



누군가가 자꾸 신경 쓰인다는 이 문장 하나에

가슴이 콩콩 설레이는 경험을 했다.

나이가 들면서부터 누군가가 신경 쓰이는 것보단 거슬리는 경우가 더 많았는데...

내 머릿속이 온통 '자꾸 신경 쓰이는 그 누군가'로 꽉 차버리는 기이한 일.

누군가에게 내 모든 신경이 집중되는 순간,

바로 첫사랑이 시작되는 그 지점...

먼 옛날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이제는 세월이 흘러 희미한 기억으로만 남았더랬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연두맛 사탕>을 읽으며

오랜만에 그 기억들을 꺼내볼 수 있어서 참 기뻤다.

내가 가장 순수했을 때의 모습을 다시 추억할 수 있어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표지 속에 보이는 뒷모습의 여자아이는 '현수'다.

현수의 남자 짝꿍은 '지우'인데, 둘은 늘 티격태격하는 사이.

그런데 현수는 언제부턴가 자꾸 지우가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좋은 감정으로...

지우 역시 현수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듯 보이는데

예기치 않은 오해로 둘의 관계가 어긋난다.


현수와 지우의 오해와 갈등 그리고 이별은

그간 봐왔던 드라마 미니시리즈의 공식과 너무 비슷해서 새롭진 않다.

그러나 중학생 현수의 풋풋한 첫사랑을 엿보며

이미 어른이 된 우리지만 현수와 같은 나이, 그 시절로 잠시 타임 리프할 수 있다는 거.

그거야말로 <연두맛 사탕>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어른이 된 현수와 지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얘들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용기내어 고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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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맛 사탕>을 함께 본 열 살 딸아이는

"어, 정말 재밌네?!" 딱 한마디 해줬다.

아이는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한데, 얘길 잘 안해준다. 대신 "오글거리지 않아서 좋았다."고 한마디 더 해줬다. 인심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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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를 잡는 아버지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현덕 지음, 김환영 그림, 원종찬 해설 / 길벗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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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속 멱살을 잡고 있는 아이는 바우, 소작농의 아들입니다.

바우에게 멱살을 잡힌 아이는 마름의 아들 경환이고요.

비록 경환의 멱살을 잡고 있기는 하나 경환보다 아래 쪽에 위치한 바우의 모습에서

마름과 소작농이라는 계층의 높고 낮음이 느껴진달까요?


주된 내용은 이렇습니다.

바우와 경환이는 같은 소학교를 졸업했으나

경환이는 서울 상급 학교로 진학한 반면 바우는 집안 농사를 거들어야 했습니다.

바우는 자신의 하루하루가 좋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경환의 하루와는 다름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틈나는대로 그림을 그립니다.



시간이 흘러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경환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전보다 얼굴이 하얘지고 옷차림새에 잔뜩 멋이 들어갔다는 차이만 있을 뿐 경환의 자랑질과 거들먹거리는 성품은 그대로입니다. 서울까지 가서 좋은 학교, 훌륭한 선생 밑에서 배웠으면 뭔가 달라질 법도 한데 말입니다. 경환이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유행가를 부르며 어린애들을 몰고 나비를 잡는 것뿐. 소학교 내내 바우에게 성적으로 밀리던 경환이 분풀이 하듯 뻐기는 모습이 바우 눈에는 무척 거슬립니다.




한가롭게 소 먹이를 주는 동안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바우 곁으로 경환이 무리가 올라옵니다.

마침 바우 손에 있는 호랑나비를 보고 자신에게 달라는 경환과 그런 경환이 매우 못마땅한 바우.

경환이 동물 표본 숙제를 한다고 앰한 나비를 못살게 구는 탓에 그림 그리는데 필요한 나비 구경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

네가 동물 표본을 만들기에 나비가 필요하다면

난 그림 그리는 데 필요한 나비야.

너만 위해서 생긴 나비는 아니지.

"

바우가 뭐라고 말하건 간에 계속해서 빈정대는 경환과

경환의 그런 모습에 비위가 상한 바우. 바우는 잡고 있던 나비를 경환에게 주는 척하다가 그냥 날려 버립니다.

이로 인해 머리 끝까지 심술이 난 경환은 바우 집 식구들의 식량이 달려 있는 참외밭을 엉망으로 만듭니다.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바우가 아니기에 둘은 한바탕 싸움을 하게 됩니다.

마름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경환의 엄마는 자신의 아들을 때린 바우네 아버지를 압박하고,

아버지는 바우를 혼냅니다. 그뿐 아니라 바우의 그림 그리는 책까지 조각내어 버리지요.

애초부터 참외밭이 그리 된 것은 바우의 잘못이 아닌데

경환에게 가서 빌라는 아버지.

자신의 소중한 그림책까지 찢긴터라 바우의 마음은 억울함으로 가득 차오릅니다.

이튿날이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화는 전혀 가라앉을 기색이 안보입니다.

나비를 잡아 경환이에게 가지 않으려거든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어제와 같은 음성으로 말씀하십니다.

바우는 경환이에게 머리 숙이는 일이 무엇보다 싫었습니다. 자신에게도 체면과 자존심이라는 게 있는데다, 아무 잘못 없는 내가 왜 경환이에게 나비를 잡아주고 머리를 숙여야 하나... 그 생각뿐이었지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우연하게 바라본 메밀밭.

누군가가 나비를 잡고 있습니다.

바우는 그 누군가가 경환이 집 머슴일꺼라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바우가 그토록 야속하다 생각했던 사람,

바로 바우의 아버지였습니다.

"

바우는 머리를 얻어맞은 듯 멍하니 아래를 바라보고 섰다.

그러다가 갑자기 언덕 모래 비탈을 지르르 미끄러져 내려가며

그렇게 빠른 속력으로 지금까지 잠기어 있던 어두운 마음에서 벗어나

그 아버지가 무척 불쌍하고 정답고

그리고 그 아버지를 위하여서는 어떠한 어려운 일이든지 못 할 것이 없을 것 같고,

바우는 울음이 되어 터져나오려는 마음을 가슴 가득히 참으며

언덕 아래 메밀밭을 향해 소리쳤다.

"

메밀밭에서 아들을 대신해 나비를 잡으러 쫓아다니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위해서는 못 할 것이 없을 것" 같다는 바우의 독백이

가슴 속 깊이 뜨겁게 다가옵니다.

나비가 알에서 애벌레 그리고 번데기로 단계를 거쳐 성장하는 것처럼

바우 역시 한 단계를 어렵게 거치고 성장했음을 바로 이 독백을 통해서 알 수 있는데요.

지금 당장 바우의 삶은 여전히 어렵고 고생스럽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과 희망은 보다 더 단단하게 뿌리내릴 거라 기대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노랑 나비처럼 자유롭게 꿈을 향해 날아오를 바우를 상상해봅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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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수목원
한요 지음 / 필무렵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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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요 작가의 <어떤 날, 수목원>은 여러 편의 일기를 그림과 함께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작가는 서로 다른 계절의 나무들과 풍경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그 당시 수목원을 걸으며 떠올린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개인적으로 글보다는 그림에 눈이 더 가는 그림책이다.


색연필 드로잉이라 책을 받아보기 전 기대했던 쨍한 초록색과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이...

그러나 며칠을 두고 들여다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지나간 기억 속 풍경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건 색연필의 흐릿함이 더 낫겠다 싶은 생각이랄까.

비록 내게는 글과 그림이 겉돌아 기대했던만큼의 만족감은 얻을 수 없었지만 책이란게 그렇지 않은가. 읽을 때마다 그 맛과 느낌이 달라지는 것. 그래서 이 책은 곁에 두고 오래 볼 요량으로 며칠 째 침대 옆 협탁에서 멋진 표지를 뽐내고 있는 중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에게 그림책 읽어주고 잠시 책 속 초록이들을 감상하며 힐링하는데 이 책이 요즘 제몫을 단단히 해내고 있다.


<어떤 날, 수목원>에서 특별히 마음가는 문장이 있어서 적어본다.


"나무들 사이를 걷다 보면 쪼그라는 자신을 챙길 여유와 용기가 조금 생기는 것 같다."


작가는 어떤 점에서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도 나무들 사이를 걸으며 여유도 되찾고 뭔가 용기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암튼 나무는 나에게 새로운 호흡을 내뱉게 해주었다.

정말이지 뭐하나 나무랄데 없는 나무.


길고 긴 겨울, 플랜테리어를 위해 초록식물 대신(나는 식물킬러 ㅜㅠ) 초록이 묻어나는 그림책들을 모으고 있다. 겨울을 나기 위해 햇살을 모으는 프레드릭처럼 말이다. 그 책들 속에는<어떤 날, 수목원>을 꼭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 초록이 점점 그리워질 계절, 겨울을 함께 할 그림책이 혹시 필요하다면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_이 책은 서평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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