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명문 학교, 아스트로 아카데미 길벗어린이 지식교양서
에밀리 호킨스 지음, 다니엘 프로스트 그림, 고유경 옮김 / 길벗어린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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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 지난 학기 수학 복습을 위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아이와 책상에 마주보고 앉습니다. 이미 배운 걸 복습하는 건데도 아이는 중간중간 문제에 막히고 딴소리를 하지요. 그럴 때마다 참을 인을 머릿 속으로 새기며 더 이상은 쉽게 가르칠 수 없을 정도로 정성을 다해 가르쳐보지만...매번 아이가 이해하지 못할 때는 엄마도 한계에 부딪히게 되지요. 버럭~ 하게 되는 그 순간 말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저자의 수학학습서를 기웃거리던 차에 우연히 <수학 명문 학교, 아스트로 아카데미>를 만나게 되었어요. 오, 이런!!!
제가 원하던 바로 그 책이었습니다. 수학의 기초, 기본 개념들을 쉽고 명쾌하게 정리해놓은 책. 거기에 눈에 쏙 들어오는 일러스트는 이해를 돕는데 부족함이 없고요. 재미있고 흥미로운 내용까지 담고 있어서 아이가 수학을 다룬 그림책이라는 편견 없이 볼 수 있었어요.

각 페이지마다 깜짝 퀴즈가 있어서 책을 보는 내내 종이와 연필을 옆에 두고 손으로 직접 풀어보는 재미, 문제의 정답을 맞혔을 때의 작은 기쁨까지! 근래에 보기 드물게 즐겁게 본 수학그림책이었어요.

아이가 잘 모르는 수학 개념이 뭔지 파악하는데도 도움 받을 수 있고요. 아이에게 수학 개념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감을 익히고자 할 때도 도움되는 책이에요.
어린이 독자는 초등 중학년 이상에게 추천합니다.




서평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무상제공받은 도서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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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요괴 - 2017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 밝은미래 그림책 51
마누엘 마르솔 그림, 카르멘 치카 글, 김정하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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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고 나서야,

다시 말하면 세상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하며,

우리의 위치와 우리의 관계의 무한한 범위를 깨닫기 시작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중에서



여기, 숲속에서 길을 잃은 한 남자가 있습니다.

매일같이 빨간 트럭을 몰고 산을 넘는 남자.

그 트럭엔 피스파스(, 즉 빠른 배송을 강조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요. 배송 관련 일을 하는 그 남자의 바쁜 일상이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지네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배송 트럭을 몰고 산을 오르던 그는 뜻밖의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그것은 바로 배변감. 화장실도 없는 산 중턱에서 갑자기 신호를 보내오는 자신의 대장에 배신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그는 바로 차를 세웁니다. 그리고 황급히 숲속으로 들어가 쿠르르쾅쾅!!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납니다.

시원하게 볼 일을 마쳤으니 서둘러 트럭이 있는 곳으로 나가 출발해야 하는데

어느 길로 들어왔는지 당최 찾을 수가 없다는 거.

잔뜩 당황한 모습으로 숲을 헤매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습니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어요.

아무도 없어요."

남자의 독백인지, 작가의 말인지 불분명하나

길을 잃고 헤매는 남자 곁에 사람이 없다는 건 확실합니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나무와 꽃과 산짐승들 그리고.... 정체 불명의 무언가가 있을 뿐.

길 잃고 헤매는 남자를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검은 몸체에 붉은 눈을 하고 있는 이것의 정체는 뭘까요.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숲의 요괴"일까요?

그러고 보니 '이것'의 등장 이후로 남자에게는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는데요.

그것은 바로

꽃향기를 맡는 코와 독수리의 날개 치는 소리를 듣는 귀,

나무 구멍을 통과한 손과 시냇물에 담근 발이 비정상적으로 커진다는 점.

그리고 이보다 더 결정적인 장면은

깊은 산속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산꼭대기까지 올라간 남자가 요상하고 기괴한 존재로 변해있던 것이죠.



기괴한 모습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이 남자 (아니 괴물, 요괴??)

자신의 모습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표정만큼은 사람이었을 때와는 다르게 진심으로 해맑고 행복해 보입니다.

아까부터 내내 이 남자 곁을 맴돌던 정체불명의 무언가도 전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말이죠.

이쯤에서 독자들은 슬슬 아저씨의 생계가 (목이 빠져라 택배를 기다리는 수화인들의 항의로 인해) 곤란해지지 않을까

걱정되기 시작하는데요.

다행히 아저씨는 자연속에서 맘껏 뛰놀다가 산을 내려옵니다.


숲에서 길을 잃은 덕분에 놀랍고도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 이 남자.

어느 쪽이 이 남자의 본모습일까요?

'숲의 요괴'는 어쩌면 이 남자를 가리키는 게 아닐런지요.

잠시동안 자연에 온통 마음이 쏠려 자신의 존재마저 망각하는 무아지경에 이르렀던 경험은

앞으로 남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는데요.

길을 잃고 나서야 자연의 방대함과 기기묘묘함을 느끼고,

무엇보다 잃어버린(잊고 지낸) 자신의 본모습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숲의 요괴> 책장을 덮으며 다시금 떠오르는 생각입니다.



*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밝은 미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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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운명이야! 스콜라 창작 그림책 27
밤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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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이토록 공룡을 좋아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는 <이건 운명이야!>그림책은 과학적,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아이들의 무한 공룡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강의 내용은 이렇다.

육식 공룡과 초식 공룡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생겨난 알에서 인간 아이가 태어난다. 존재 자체가 공룡과 전혀 다른 인간 아이지만, 공룡은 아이를 무한한 사랑으로 품어준다.



그리고 죽음의 위기 앞에서도 단 한 번의 망설임 없이,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둘의 희생 덕분에 아이는 살아남았고, 공룡으로부터 받은 사랑 또한 잊지 않고 기억한다. 그래서 그 이후로 아이들은 공룡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책장을 덮을 무렵엔 저절로 "이건 운명이야!"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떤 것으로 설명할 수 없고(육식 공룡과 초식 공룡 사이에서 태어난 인간의 아이라니!),

또한 공룡 부모의 사랑과 희생으로 살아남은 아이의 후손들이 공룡을 좋아하는 것은 필연이니 운명이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나의 이상한 공룡에게

 네가 어떤 모습이든 어디에 있든 사랑을 보낼게. 크앙!" -작가의 말 중에서


"나의 이상한 공룡"은 

엄마 아빠 공룡에게 "이상한 공룡"으로 보였던 아이일까,

아니면 인간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고 헌신한 이상한(?) 엄마 아빠 공룡과 그로 대변되는 현실의 모든 부모들일까...알쏭달쏭하지만

"이 세상 오직 하나뿐인 아이를 그냥 사랑할 수밖에 없었지."라고 고백한 공룡의 말과 오버랩되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위즈덤하우스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임을 알려드립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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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주 오영선
최양선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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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동으로 가족생활을 하는 단위인 세대의 책임자, 세대주.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오영선이 세대주가 된 것은 투병중이던 어머니가 갑작스레 돌아가시게 되고 집을 얻게 되면서부터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영선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자신의 미래뿐이었다. 그래서 공시를 선택했고 그 공시 준비를 위한 4천만 원을 모으기 위해 일을 했다. 결심한대로 3년 동안 그 돈을 모았으나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 앞에 계획은 삐그덕대기 시작한다.


우연찮게 영선은 엄마의 통장을 상속받을 수 있고 그 통장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직 이십대 후반이고 결혼에 전혀 뜻이 없었던 그녀였기에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물론 그 밑바탕엔 '집이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자리잡았던 것 또한 무시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러나 영선의 생각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집주인이 전세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면서부터다.


현재의 전세 보증금 1억 2천만 원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을 동생 영우와 보러 다니며 둘은 초라한 현실과 마주한다. 매매든 전세든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모아놓은 돈을 쓰거나 대출을 받아야 했던 것이다. 대출에 부정적인 영선과 그 반대인 영우. 둘의 갈등이 불보듯 뻔한데, 영선이 대출에 대해 부정적인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아빠가 돌아가신 것, 엄마에게 찾아온 암, 이 모두가 대출금(빚)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집에 관해서 무덤덤했던 영선에게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게 되는데, 그것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회사의 주 대리라는 인물 덕분이다. 주 대리는 집이란 상품이고, 특히 아파트는 투자 상품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투자 상품이기 떄문에 아파트를 사는 건 시간을 사는 것과 같다는 말까지 덧붙이며 말이다. 집은 거주 이상의 삶이 쌓이는 곳이라 생각해온 영선에게는 무례함까지 느끼게 하는 말이었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대부분 주 대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시간은 흐르고 주 대리와 영선의 거리가 조금씩 가까와지면서 영선도 집에 대한 생각 자체가 바뀌게 된다.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해진달까?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아요.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것이니까요.

<세대주 오영선> 본문 중에서"



새로운 전셋집을 보러 가기로 한 전날, 영선이 서가에서 꺼내든 책 <빨강 머리 앤을 만나다> 속의 한 문장이다. 엄마의 죽음, 그리고 엄마와 함께 살던 집을 떠나야 하는 일 그리고 마지막에 영선이 아파트를 매매 계약하고 세대주가 되는 일. 이 모두는 영선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일이다. 특히 영선의 명의로 된 아파트를 장만한 건 생각조차 못했던 일이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고 그 안에서 느끼는 영선의 불안과 두려움. 앞으로 진행될 영선의 미래는 어떠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자신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은 세상일과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앤처럼 "정말 멋진 일이야!'"라며 감탄을 하게 될지. 아니면 세대주가 되어서 겪게 되는 새로운 문제와 맞닥뜨릴지. 그래서일까?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시작될 영선의 삶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사계절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은 도서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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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맛 사탕 - 자꾸만 신경 쓰이는 맛 사탕의 맛
이네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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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우가 자꾸만 신경 쓰였다."



누군가가 자꾸 신경 쓰인다는 이 문장 하나에

가슴이 콩콩 설레이는 경험을 했다.

나이가 들면서부터 누군가가 신경 쓰이는 것보단 거슬리는 경우가 더 많았는데...

내 머릿속이 온통 '자꾸 신경 쓰이는 그 누군가'로 꽉 차버리는 기이한 일.

누군가에게 내 모든 신경이 집중되는 순간,

바로 첫사랑이 시작되는 그 지점...

먼 옛날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이제는 세월이 흘러 희미한 기억으로만 남았더랬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연두맛 사탕>을 읽으며

오랜만에 그 기억들을 꺼내볼 수 있어서 참 기뻤다.

내가 가장 순수했을 때의 모습을 다시 추억할 수 있어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표지 속에 보이는 뒷모습의 여자아이는 '현수'다.

현수의 남자 짝꿍은 '지우'인데, 둘은 늘 티격태격하는 사이.

그런데 현수는 언제부턴가 자꾸 지우가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좋은 감정으로...

지우 역시 현수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듯 보이는데

예기치 않은 오해로 둘의 관계가 어긋난다.


현수와 지우의 오해와 갈등 그리고 이별은

그간 봐왔던 드라마 미니시리즈의 공식과 너무 비슷해서 새롭진 않다.

그러나 중학생 현수의 풋풋한 첫사랑을 엿보며

이미 어른이 된 우리지만 현수와 같은 나이, 그 시절로 잠시 타임 리프할 수 있다는 거.

그거야말로 <연두맛 사탕>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어른이 된 현수와 지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얘들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용기내어 고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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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맛 사탕>을 함께 본 열 살 딸아이는

"어, 정말 재밌네?!" 딱 한마디 해줬다.

아이는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한데, 얘길 잘 안해준다. 대신 "오글거리지 않아서 좋았다."고 한마디 더 해줬다. 인심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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