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을 죽이기 위해 쥐는 죽음을 선택한다. 쥐의 죽음은 개인을 베제한 거대 담론은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일까. 일본이 저지른 비극의 역사와 개인의 삶이 전혀 관계없다고 외면할 수 없는 관계를 드러낸 설정으로 보인다. - P196
‘나’의 관점으로 보면 ‘양을 쫓는 모험’은 과거를 쫓는 체험을 통해 그 시기로부터 마비된 자신의 감각, 주체성을 일깨우는 사건이다. 양을 죽여, 일본을 근본부터 지배하고 있는 권력 시스템의 운명을 정지시키고 싶은 무의식이 하루키의 작가 의식이다. - P196
하루키는 ‘양을 쫓는 모험’을 통해 일본인들에게 번져가는 폭력적 우익 사상을 경고한다. 양으로 상징되는 악이 한 개인에서 다른 개인으로 옮아가며 확산해가는 구조를 보여준다. - P197
"그런데 그 관계란 것도 존재의 본성이 다양한 것처럼 또 다양한 법이오." - P55
자연 속의 어떤 것들이 서로 만나는 순간 금방 서로를 붙잡거나 서로를 규정하는 경우, 우리는 그것들을 친화적이라고 부르지요. - P56
결합이야말로 더 위대한 예술이고 더 위대한 업적이에요. - P58
아름다움이란 어디서나 환영받는 손님이 아니던가. - P72
어떤 계획을 그만두게 하려면 그것을 자꾸 언급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다는 확신에서였을 것이다. - P22
재난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언제나 아는 법이오.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나은 것을 원하는 자는 눈이 완전히 멀어 버린 상태지요. - P30
서로 가까이 맺어진 두 사람이 완전한 화해 상태에 있지 않다면, 제삼자도 별다른 도움이 못 되는 거예요. - P31
새로운 관계는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고와는 전혀 별개로 행복을 가져올 수도 있고 불행을 가져올 수도 있는 거예요. - P31
그는 다른 사람의 확신이 자신의 확신과 서로 엇갈리는 일을 원치 않았고, 또한 사람들의 견해란 너무도 다양해 제아무리 현명한 생각들일지라도 하나로 통일시킬 수는 없음을 경험으로 배워서 알고 있었다. - P39
무관심과 혐오의 감정이 보란 듯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진실한 애정이 얼마나 소중하게 평가되어야 하는지를 그녀는 살아오는 동안 충분히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 P46
사업과 관계되는 모든 것을 삶과는 확실히 구분하게! 사업은 진지함과 엄격함을 요구하지만, 삶이라는 건 자의적이야. 사업은 인과 법칙을 따르는 가장 순수한 결과지만, 삶에는 종종 비논리적인 모순이 필요하며, 바로 그것이 삶을 사랑스럽고 또 유쾌하게 만들어 주는 거지. 그러니까 자네가 하나를 확실히 한다면, 다른 하나에서도 그만큼 자유로울 수 있는 거네. 반면에 그 둘이 서로 뒤섞이게 된다면, 확실한 것이 자유로운 것에 의해 해체되어 없어지고 말지. - P48
"우리가 지각하는 모든 자연의 존재에 있어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그들이 자기 자신과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명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말하는 게 물론 이상하게 들릴 테지요. 하지만 이미 알려진 것을 완전히 이해할 때만 우리는 미지의 것에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법입니다." - P54
"그러니까 모든 것이 자기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다른 것들과도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 P55
남자들은 하나하나의 일만 생각하고, 현재만 고려하는데, 그건 옳기도 해요. 남자들은 실행하거나 활동하도록 타고났으니까요. 반면에 여자들은 삶에 있어서 상호관계를 먼저 따지는데 그것도 마찬가지로 옳아요. 여자들의 운명이나 가족들의 운명은 관계 속에서 얽혀 있고, 또한 여자들은 바로 그러한 연관 관계를 살피도록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죠. - P14
"당신네 여자들은 이런 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당해낼 수가 없소. 처음엔 조리 있는 말로 우리가 반박할 수 없게 하고, 이어서 사랑스러운 말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따르게 하고, 다정다감한 태도로 우리가 당신네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만들고는, 마침내 예감 운운하며 우리를 숨 막히게 만들고 마는 거요," - P18
어떤 상황에서든 제3자의 개입만큼 주의해야 할 일은 없답니다. 저는 친구들과 자매들, 사랑하는 여인들과 그 남편들의 관계가 우연히 또는 선택에 의해 어떤 사람이 새로 끼어드는 경우에 완전히 달라지고 그들의 처지가 아예 뒤바뀌는 것을 목격했어요. - P18
의식이라는 건 믿을 만한 무기가 못 돼요. 가끔은 그걸 사용하는 사람 자신에게 위험한 무기가 되기도 하죠. - P18
자신이 원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콘트라바스 연주자로서의 삶. 그 삶에 대한 넋두리를 들으며 우리들도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우리들 중에 과연 몇이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까. 화자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