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하나의 역설이 드러나는데, 자동차가 ‘자율적일수록 그 차는 차를 둘러싼 주변 인프라에 의존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요컨대, 자율주행자동차만큼이나 자율적이지 않은 것은 없다! - P207
물리적인 모든 제약으로부터 해방된 에테르적 세계 속으로 무모하게 돌진했던 우리는 이제 피할 수 없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 명백한 사실, 즉 탈물질화된 세계란 알고 보면 훨씬 더 물질적인 세계라는 자명함 앞에서 도망치고 싶어진다. - P204
디지털의 경제적·사회적·심리적 반향을 그것의 생태적 기능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 네트워크가 기후와 생명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싹 틔운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본래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며, 우리가 보기에 지구의 회복탄력성을 디지털 도구의 역량과 연결시키는 모든 담론은 순전히 집단 기만 내지는 터무니없는 우화에 불과하다. - P205
우리와 다른 유기체를 볼 때는유사성이 아닌 이해력의 렌즈를 끼고 관찰해야 한다. 식물을 마치 절름발이 동물처럼 본다면 식물을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식물은 동물보다 덜 발달한 존재도, 더 단순한 존재도 아닌 다양한 삶의 한 형태다. - P9
우리의 디지털 행위는, 심지어 가장 평범한 것일지라도, 탄소와 연계된 영향력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모두 인식해야 한다. 이메일 한 통은 최소 0.5그램에서 용량이 큰 첨부파일을 동반하는 경우 20그램까지의 탄소를 발생시킨다. 이는 1시간 내내 켜둔 전구로 인하여 발생하는 탄소의 양과 맞먹는다. 매일 이러한 메일 3190억 통이 전 세계로 발송된다. - P161
탄소발자국 없애기의 진수처럼 여겨져 왔던 우리의 디지털 생활 방식이 실상 세상에서 제일 기온을 높이 올리고 제일 오래도록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무서운 힘을 지닌 물질들을 마구 토해내는 하마라니…. - P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