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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히가시다 나오키 지음, 김난주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작가는 7살에 자폐증 진단을 받은 중증자폐성장애인이다. 처음에는 자폐증 장애인이 어떻게 책을 쓸수 있는것일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면서 읽게 되었다. 몸이 스스로 원하는대로 움직여지지 않고 마치 제어가 안되는 장난감이 되어버린 육체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1장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져버렸다. 이들 역시도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표현하고 싶어하며 일반인들보다 감수성이 훨신 뛰어나다는 것이다. 자폐인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였다.
자폐인은 사람을 만나도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 내게는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내 눈에는 사람도 풍경의 일부로 보일 뿐입니다. 산과 나무, 건물과 새, 모든 것이 한꺼번에 내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입니다. 물론 그것들 전부를 상대할 수 없으니까, 그때 가장 내 관심을 끄는 것에 마음이 움직입니다."
타인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 순간이 많아질 뿐이다.
"고장 난 로봇 같은 나지만, 나는 한없이 자유롭습니다."
요즘같은 바쁘게 돌아가는 시대에 자기 자신을 한없이 자유롭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이 없을것이다. 특히나 '빨리빨리'를 강조하는 여유로움을 찾기 힘든 한국에서는 힘든 일이다. 작가는 자신이 평소에 느끼는 것들과 인터뷰를 책에 담아내어 사람들과의 교감을 하는 일이 행복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자신의 책들이 편견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자폐 장애인이라서 대화가 안통하겠는데 또는 글을 어떻게 쓸 수가 있겟어?'라는 책을 읽기 전 선입견과 편견이 있었다면 그것을 깨버리고 상대도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을 해달라고 한다. 사회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사람이 있다고 인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인식들이 퍼져나갔을때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한 마음과 행복한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해본다.
한국영화 '말아톤'이 생각났다. 자폐증을 가진 마라토너 초원이는 뛰는 기쁨을 알게 되고 어머니가 전적으로 훈련을 도와주게 된다. 19세때 춘천마라톤 대회에서 서브 쓰리 42.195km를 완주하고, 철인3종경기도 우수한 성적을 낼 정도로 자신의 꿈을 펼쳐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장애는 단지 불편함일 뿐이지 절대 할 수 없게 만드는 불가능함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들은 한없이 자유로운 사람이다. 그 자유로움을 멀쩡한 몸을 가진 일반인들도 충분히 가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포용과 긍정적인 자각이 있다면 자폐를 넘어서 자유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