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작가라는 직업을 갖지 않더라도 블로그를 통해서 많은 팬들이 생기기도 하는 시대다. 이 작가 역시도 단지 글쓰기를 좋아해서 블로그에 올린 논평들이 인기가 많아져 책으로 만들게 되었다. 재밌는 점은 주제가 다양하다. 보통 맛집 블로거들은 맛집에 대해서 쭉 올리고 운동 블로거들은 운동에 대해서 많이 올리게 되는데 이 블로거는 시사, 경제, 정치를 아울러 사회 전반적인 모습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쓴 것이다.

 가장 흥미가 있던 부분은 인문학에 대한 논평이었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인데다가 넓지만 얇은 정보들만 가지고 자신들이 마치 인문학에 빠져사는거 마냥 착각하는 사람들을 꼬집어낸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문학은 고요합니다. 열풍 따위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도 자신의 노력보다는 누군가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인문학의 열풍을 바라는 것은 사치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오히려 인문학이 소멸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더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의견에 어느정도는 찬성하고 어떤 부분은 다 그런 것은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빨리빨리'습성 때문에 정보에 대한 습득력도 매우 빠르고 지워나가기도 빠르다. 그래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전에 이미 다른 정보가 들어오고 내보내기 시작한다. 특히 스마트폰 세대들이 더욱 심하다. 물론 작가의 말대로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서 나오는 안타까운 현상들이지만 책 읽기 어려워진 교육 탓도 해야된다고 본다. 초중고 과정에서 우리는 대입이라는 관문을 통과 하기 위해서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기 보다는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연습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었다. 심하면 부모님들이 소설책을 읽는걸 시간낭비하지 말라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대학에 입학해도 졸업,취업을 위한 스펙 준비를 하기 위해 힘을 쓰기 때문에 제대로 된 독서와 사색의 습관이 생겨나지 않는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작가가 생각하는 이 사회의 인문학 결여 원인을 찾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성금을 하지 않는다는 글도 흥미로웠다. 아마 그런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자신이 내고 있는 국민성금이 어떻게 쓰일지 모르고 불신감이 있기 때문에 쉽사리 자신의 소중한 돈을 내기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제대로 안쓰여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힘들 때 일어설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런 다수의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하리라고 본다. 천안함 성금같은 경우에도 지휘관들의 회식으로 쓰여진 돈이 있다고 문제가 일어난 부분에 대해서 비판했다. 많은 돈이 모이는데 문제들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돈 자체에는 투명성이 없기 때문에 한번에 모이게 된 많은 돈은 문제 투성이다. 하지만 그 돈이 안모였다면 피해자들의 힘든 상황들이 더 악화되리라고 본다. 작가는 국가에서 해결해줘야 할 문제 아니냐는 부분도 물론 국가에서 해결해줘야 하는게 맞다. 하지만 그 해결은 매우 미비해서 국민성금을 모으는 것이다. 자율적이지만 다수의 정으로 같은 국민의 피해를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잊지말아야 한다. 나중에 내가 언제 피해를 당해 성금의 도움을 받을지도 모르는게 사람 일이다.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비판을 하고 계속적으로 사용출처를 밝히게 관리를 하는 부분이 필요하지만 성금 자체가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는 것처럼 내가 도와주는 마음이 충분하고 자금여유도 있는데 그 자금이 어떻게 쓰일지 모르는 불신감에 아픈 사람을 못 도와주는것은 안타까운 상황이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때 심폐소생술을 한다. 특히 가슴압박을 할때는 갈비뼈가 부러질수도 있는 상황을 감수하고 생명을 구하는 것이다. 피해를 볼 수는 있지만 도와줘야 하는것이 맞다.

 이런 내 생각과 다른 부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었다. 작가가 원하는 인문학이 이런것 아니었을까? 단순히 책을 읽고 ' 그래 맞아. 옳은 내용이네. 틀린 말 하나 없네. 잘 읽었다.' 이런 독서 보다도 좀 더 능독적으로 질문을 만들어보고 기회가 된다면 작가에게 물어보기도 한다면 이것또한 인문학을 즐기는 방법이다. 이 책은 작가와 대화를 나눠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읽는다면 더 즐겁게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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