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 - 배우고 만들고 흡족해지는 삶에 대하여
김재경 지음 / 몽스북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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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조명 아래서 노래하고 춤추던 아이돌 그룹 레인보우의 리더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던 김재경 작가가 쓴 에세이 뜨개질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를 읽었다.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 보여주던 활기찬 모습 이면에 이렇게 깊고 멋진 글솜씨를 간직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시작부터 신선하고 놀라웠다. 늘 대중의 평가와 시선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연예인이 손끝으로 실과 바늘을 쥐고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 삶이 글 속에 솔직담백하게 담겨 있었다.

책은 생각을 비워내는 1부와 일상을 손수 빚어가는 2부로 나뉘어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들려준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잡념을 끊어내기 위해 뜨개질을 시작하고 틀린 코가 나오면 주저 없이 실을 풀어내는 푸르시오의 태도는 매사에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게 만든다. 옷과 모자는 물론 한옥에 놓을 가구와 식기까지 손수 만들어 쓰며 자급자족을 실천하는 모습은 타인이 정해놓은 기준에서 벗어나 스스로 삶을 일구어가는 생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완성해 낼 때 찾아오는 고요한 집중과 성취감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개인적으로 깊은 공감을 얻었던 대목은 2부에 실린 무용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언제나 무대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 순간 자신을 증명하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만을 주로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글 속에서 마주한 저자의 태도는 세상의 쓰임새나 타인의 잣대에 스스로를 얽매이지 않고 때로는 쓸모없음 속에서 여유를 찾으며 삶을 한층 가볍게 살아내려는 마음이 고스란히 보여 참 신기하고 특별하게 다가왔다. 나 역시 요즘 들어 남들의 시선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스스로 주도하는 삶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던 중이었기에 책에 담긴 자급자족의 이야기들이 큰 공감과 힘이 되었다.

뜨개질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내 손으로 하루를 가꾸는 가치를 알려주는 에세이다. 내 손길이 닿는 작은 일상에서 순수한 기쁨을 찾아내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배웠다. 내가 주도하는 삶의 방향을 차분하게 점검하며 덜 지치고 가볍게 내 하루를 채워갈 것이다. 아이돌 출신 배우의 진솔한 글솜씨를 통해 삶을 유연하게 내려놓는 태도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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