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 팝니다 - 빙수집에서 만난 사람들
박재환 지음 / 그리고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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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PD로 일하고 미국 신문사의 한인방송 기자로 활약했으며 1년에 100일 이상 해외를 누비던 전시 기획자 출신의 박재환 저자가 쓴 빙수 팝니다 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화려하고 분주했던 이전의 삶을 지나 대구 골목에서 수제 빙수 전문점을 열고 매일 얼음을 갈며 손님들의 다정한 온도를 기록한 저자의 독특한 이력은 시작부터 무척 흥미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차가운 제빙기 소리 사이에서 손님들이 머물다 떠난 자리에 남겨진 사연들을 가만히 응시하며 사람을 배워가는 과정이 책 전체에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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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를 분주히 오가며 다양한 사람과 현장을 경험했던 저자의 시선 덕분인지 빙수가게에서 일하며 마주하는 에피소드들이 무척 다채로운 관점으로 느껴졌다. 1장과 2장에 실린 이야기들은 바 너머로 마주하는 낯선 손님들의 시선과 몸짓을 따뜻하게 포착한다. 이어폰을 낀 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청년이나 조심스럽게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 그리고 말없이 그릇을 비우고 떠난 사람들의 뒷모습까지 깊이 있는 시선으로 담아낸다. 잘 익은 복숭아와 토마토를 고르며 손님의 안부를 떠올리고 차가운 얼음 속에 과거의 뜨거웠던 꿈을 이야기하는 대목들은 읽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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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손님을 맞이하면서 겪는 서운함이나 배려의 어긋남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스스로 마음의 모서리를 깎아내는 인간미 넘치는 사장님의 태도가 참 좋았다. 화면 속 혐오보다 내 눈앞의 살아있는 한 사람이 더 다정하다는 4장의 이야기나 정작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서툴렀음을 돌아보는 5장의 고백은 깊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매일 아침 가게 문을 열고 불을 켜는 소박한 행위 속에서 삶의 작은 기적을 발견하는 6장의 모습까지 진실된 태도로 인간미 넘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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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타인의 사소한 표정과 몸짓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시선의 힘이 얼마나 소중한지 배웠다. 이제는 길을 걷거나 작은 가게를 들를 때도 그 공간을 지키는 사람들의 노고와 오고 가는 이웃들의 표정을 한층 더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게 될 것 같다. 나에게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사람을 대하는 다정한 태도를 되돌아보고 내 하루의 공간에서도 따뜻한 인간미를 잃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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