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평범한 40대 퇴사러의 우당탕탕 생존 모색기
정지원(자유로이)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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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증이라는 안전망을 목에 걸고 매일 같은 시간 출퇴근길을 오가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 한구석에 사표 한 장쯤은 품고 살아간다. 나 역시 17년 동안 몸담았던 직장에서 퇴사를 하고 두 달간 달콤한 휴식을 보낸 뒤 지금은 새로운 곳에서 다시 일하고 있는 중이다. 평소 아내와 함께 조기 은퇴를 이루는 파이어족을 꿈꾸며 빠른 은퇴를 계획해 왔는데 최근 들어 아내도 번아웃이 찾아온 듯 지쳐 보여 마음이 쓰이던 차였다. 화려한 성공담이나 일확천금의 비결 대신 평범한 가장이 회사 밖 야생에서 흔들리고 부딪히며 가족과의 일상을 되찾아가는 기록이라 첫 장부터 남일 같지 않은 깊은 동질감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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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고뇌와 삶의 궤적은 우리 부부의 처지와 닮아 있었다. 더 나은 미래와 경제적 자유를 얻겠다며 아등바등 앞만 보고 달리는 동안 정작 가장 소중한 가족과의 오늘을 놓쳐버렸다는 고백은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특히 책 곳곳에 실려 있는 퇴사 전 생각 한 조각 코너는 막연하게 회사 밖을 동경하는 예비 퇴사러들에게 꼭 한 번쯤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현실적인 질문들을 던져주어 무척 좋았다. 퇴사라는 타석에서 삼진아웃만 기다리며 가만히 서 있기보다 두렵더라도 내 삶의 방망이를 힘껏 휘두르기로 했다는 저자의 다짐은 오랜 직장 생활의 관성과 번아웃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 부부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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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책의 후반부에서 지금이 정말 최악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희망적인 시선으로 이야기를 맺음하는 방식이 기억에 깊이 남았다. 그럴듯한 계획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뜻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좌절하기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작게라도 계획하고 실행해 보는 태도가 중요함을 배웠다. 혹여나 결과가 기대와 다르더라도 저자처럼 오히려 잘됐다며 러키비키의 긍정적인 마음으로 툭툭 털고 일어나면 그만이라는 에너지를 얻었다. 또한 무엇이 달라졌을까라는 대목에서 마주한 감사합니다라는 진심 어린 한마디는 읽는 내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앞만 보며 부족한 것을 채우려 조급해하느라 미처 몰랐지만 지난 17년의 시간을 성실하게 버텨내며 지금 이 정도까지 온 것만으로도 우리 부부는 충분히 대단하고 감사한 삶을 살아왔음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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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 평범한 40대 퇴사러의 우당탕탕 생존 모색기는 사원증 뒤에 가려져 있던 내 진짜 이름을 되찾고 삶의 궤도를 스스로 그려나가게 도와준다.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세상의 겁박에 주눅 들지 않고 조금은 서툴고 불안하더라도 나답게 살아가면 된다는 응원을 선물 받았다. 이제는 먼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웃음을 유예하지 않고 지친 아내의 손을 따뜻하게 잡으며 지금 이 순간의 감사함을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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