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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언봉 장군 - 권력보다 정의를 명예보다 양심을 선택한 장군, 개정증보판
심정임 엮음 / 문화의힘 / 2026년 8월
평점 :
2년 동안 군 복무를 마치고 만기 전역한 예비역으로서 대대급 부대에서 근무했던 탓에 군 생활 내내 장군 계급을 직접 마주칠 기회는 거의 없었다. 까마득하게 높은 별을 단 지휘관은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상징적인 존재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에 우당 심정임 편저자가 엮어낸 심언봉 장군 개정증보판이라는 책을 통해 우리나라 군인 평전을 처음 읽어봤다.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 조국을 지켜내고 군의 기틀을 닦았던 선배 군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니 까맣게 잊고 지냈던 20대 시절 군 생활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권력에 영합하지 않고 오직 군인의 본분과 양심을 지켜낸 참군인의 삶은 첫 장부터 깊은 경외심을 안겨주었다.
나 역시 청춘의 첫걸음을 떼며 논산훈련소를 거쳐 군에 입대했던 입장이었기에 제3대 논산 제2훈련소장으로 재임했던 장군의 기록을 읽으며 혹시 훈련소 시절 어디선가 장군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최근 영화 서울의 봄이나 행복의 나라 같은 작품들을 보며 사리사욕과 권력을 탐하려 부패한 총칼로 나라를 뒤흔들었던 군인들의 어두운 역사에 씁쓸함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우리 역사 속에는 부당한 정치 권력의 명령을 거부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과 국민을 지키려 했던 심언봉 장군처럼 청렴하고 정의로운 군인이 분명히 존재했다. 계엄사령관의 부당한 압력을 거부하고 최고 권력자의 분노 앞에서도 꿋꿋하게 양심을 지켜낸 숭고한 결단이 오늘날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못한 현실이 무척 안타깝고 아쉬웠다.
책 속에 풍성하게 실려 있는 취임사나 훈화 연설문 그리고 생전에 가족과 동료들에게 남긴 서신과 빛바랜 사진들은 심언봉 장군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전란의 폐허 속에서도 군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 한글학교와 공민학교를 세우고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을 위해 군용 통학차량을 내어주던 일화는 감동을 전해주었다. 부하를 단순히 명령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아버지이자 스승의 마음으로 품어 안았던 군사부일체의 따뜻한 리더십이야말로 참된 지휘관이 갖추어야 할 진정한 덕목임을 깨달았다. 33살이라는 너무나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장군의 생애를 둘러싼 여러 기록과 증언들을 마주하며 그가 남긴 올곧은 신념의 무게를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심언봉 장군은 시대의 격랑 속에서 개인이 어떤 양심과 기준을 품고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권력의 달콤한 유혹이나 눈앞의 안락함에 타협하지 않고 불의에 맞서 당당하게 사자후를 토해냈던 장군의 기개는 오늘을 살아가는 나 자신을 부끄럽게 돌아보게 만들었다. 군 복무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청년들은 물론이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진짜 어른과 참된 리더의 향기를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이 심언봉 장군의 모습을 기억해주면 좋겠다.
"한 사람이라도 정의 정열의 청년 장교가 많아야 민족의 간성인 국군이 성책을 완수할 수 있을 것임에 우리는 어디까지나 사악한 도를 배격 타파하고 국군 정화 민족 전화를 위하여 용감히 전진해야 할 것입니다." - 심언봉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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