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한자어, 이 정도는 알아야지! - 초등 선생님들이 직접 뽑은 필수 어휘
더 자람 지음, 리노 그림 / 꼬마이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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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어휘의 상당 부분이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작 아이들이 학교 수업에서 마주하는 교과서 속 개념들은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뜻도 모른 채 글자만 기계적으로 읊는 겉핥기식 독서가 반복되다 보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해력 저하라는 높은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초등 현직 교사들의 연구 모임인 더 자람 이 쓰고 리노 작가가 그림을 그린 교과서 한자어 이 정도는 알아야지라는 책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교실 현장에서 매일 아이들의 언어 습관과 성장을 가까이 지켜보며 치열하게 고민해 온 선생님들이 뜻을 모아 집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이들의 흥미를 단숨에 사로잡는 재치 있는 4컷 만화와 대화 형식의 구성이 좋았다. 한자 공부라고 하면 흔히 한석봉처럼 붓을 쥐고 획순에 맞추어 빽빽하게 공책을 채우는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이라고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에게 친숙한 일상 속 사건들을 익살스러운 4컷 만화로 먼저 보여주며 단어가 쓰이는 구체적인 맥락을 자연스럽게 열어준다. 피자를 온전히 먹는 사람과 한 조각을 나누는 사람의 모습을 통해 빈부 격차의 개념을 설명하고 단순히 물질적 소유를 넘어 기회와 여건의 차이까지 함께 생각해보도록 만드는 만화의 흐름이 훌륭했다. 시각적인 그림과 말풍선을 통해 낯선 개념의 빗장을 부드럽게 풀어주니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단어의 속뜻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3단계 입체 학습 구조는 어휘력을 확장시키는 데 매우 정교하고 효율적이었다. 먼저 단어를 이루는 개별 글자의 뜻과 음을 밝혀 사전적 의미의 뼈대를 세우고 4컷 만화로 상황을 체감하게 한 뒤 유관 어휘로 가지를 뻗어나가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빈이라는 글자 하나를 제대로 익히면 빈곤이라는 단어로 연결되고 부라는 글자를 이해하면 부유라는 단어로 사고가 확장되듯이 한 글자의 뿌리를 통해 수십 개의 어휘를 스스로 유추해내는 원리를 깨닫게 해준다. 저학년의 일상 어휘부터 고학년의 사회 과학 교과 개념어까지 학년별 위계에 맞추어 체계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학년이 올라가도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억지스러운 주입이 아니라 글자 속에 숨겨진 생각의 밭을 일구어내는 체계적인 구조에 깊이 공감했다.

교과서 한자어 이 정도는 알아야지는 낱말의 빈곤 속에서 길을 잃은 우리 아이들에게 교과서와 세상을 읽어내는 시야를 넓혀준다. 한자의 뜻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문장의 속뜻을 꿰뚫어 보는 순간 공부는 막막한 암기가 아니라 신나는 탐험으로 변한다. 이제는 아이들이 새로운 단어를 마주할 때마다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글자의 뿌리를 유추하며 생각이 넓혀지는 즐거움을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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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hil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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