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 사회인으로 살아간다고 믿으면서도 문득 마음 깊은 곳에서 이유 모를 불안이나 공허함이 고개를 들 때가 있다. 몸은 이미 다 자랐지만 내면 한구석에는 여전히 어린 시절의 차가운 그늘 아래 웅크리고 있는 작은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중증 질환을 겪고 자기애 훈련을 통해 삶을 기적처럼 회복해 낸 저자의 이력은 첫 장부터 깊은 신뢰감과 위로를 건네준다. 매달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음성을 전해온 심리학자답게 상처 입은 내면아이를 다정하게 보듬어주는 언어는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의 빗장을 조용히 열게 만든다.책을 읽으며 나의 유년 시절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아버지가 끊임없이 저지른 도박 빚과 사고로 풍비박산이 났고 결국 지금까지 아버지와는 연락을 완전히 끊고 절연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당시에는 그런 아버지가 큰 상처였지만 지금은 얼굴조차 가물거릴 만큼 기억도 안 나는 사람이라 내 삶에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뒤에 남겨진 어머니의 감정이었다. 감당하기 힘든 빚과 고통 속에서 어머니가 견뎌야 했던 극심한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나와 내 동생에게로 전해졌다. 물론 어머니가 끝까지 책임을 지시긴 했지만 냉정하게 되돌아본 유년 시절은 따스한 사랑보다 나쁜 기억이 훨씬 더 많았다. 이 책은 어린 시절 내가 겪었던 상처의 뿌리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우리 형제에게 가장 확실한 치유의 시작은 성인이 되자마자 부모로부터 완전하게 독립하는 일이었다. 부모의 스트레스와 원망이 맴돌던 집을 벗어나 우리 형제만의 단단한 터전을 스스로 일구어낸 선택이야말로 지난날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온전한 독립을 이루어낸 지금은 상처에서 벗어나 제법 괜찮고 안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책의 4부에 나오는 작은 막대 그림 기법처럼 부모와의 낡은 연결선을 가위로 오려내고 자립을 선언하는 치유 과정에 깊이 공감했다. 나아가 이미 부모의 굴레에서 벗어난 지금의 나에게는 5장에 실린 내면 아이와 함께 더 행복해지기라는 챕터가 더욱 와닿았고 꼭 필요한 내용들이었다. 불행한 과거를 끝없이 되감기하며 자책하는 대신 상처를 씻어낸 자리에 내면아이가 지닌 본래의 밝은 생명력을 채워 넣는 지침들은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을 알려줬다.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면은 어두운 과거의 그림자에 묶여 있던 나에게 이제는 온전히 행복해져도 괜찮다는 다정한 위로를 건네준 느낌을 받았다. 지나온 상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스스로에게 가장 든든한 보호자가 되어줄 때 비로소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자유가 찾아온다는 진리를 배웠다. 이제는 과거의 결핍에 얽매이지 않고 오늘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아내와 나의 일상을 지켜내며 더 밝은 내일을 일구어갈 것이다. 어릴 적 부모의 상처로 깊은 그늘을 안고 살아온 사람들은 물론이고 과거의 아픔을 털어내고 내면의 어린아이와 손잡고 진정한 평온을 누리고 싶은 독자들은 꼭 읽어보면 좋겠다.구구의 서재 @book.gu_book.gu서교 책방 @seogyobook#내안의어린아이가울고있다면 #멜라니피그니터 #구구의서재 #내면아이치유 #서교책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