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감성과 과학의 이성은 흔히 서로 정반대의 극단에 놓인 영역으로 여겨지곤 한다. 그림을 감상할 때는 차가운 수식을 잊어야 하고 과학을 탐구할 때는 주관적인 감상을 지워내야 한다는 익숙함 탓에 두 세계의 만남은 늘 낯설게만 느껴졌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최원석 교사의 십 대를 위한 예술 속 과학 인문학 여행이라는 책은 그런 부분을 맛깔난 비빔밥처럼 비벼준다. 31년 동안 교단을 지켜온 베테랑 과학교사이자 저술과 방송과 강연 등 다채로운 영역에서 대중과 호흡해 온 저자의 열정적인 행보가 첫 장부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예술과 과학이 본래 자연이라는 한 몸에서 태어난 쌍둥이 가지라는 저자의 시야는 오랜 선입견을 허물어 주며 독자들의 시야도 넑혀준다.책 중간중간에 실려 있는 다채로운 예술 작품 사진과 건축 도판들이 유익했다. 글로만 길게 설명했다면 자칫 딱딱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졌을 과학 이론들이 명화와 생생한 사진을 통해 알게되니 낯설고 어려운 개념들도 한눈에 직관적으로 쏙쏙 들어왔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캔버스 속에 깃든 천문학의 섭리나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물에서 발견하는 중력 분산과 현수선 아치의 역학적 비밀은 흥미진진했다. 더불어 시간과 공간의 고정관념을 통쾌하게 부숴버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피카소의 입체주의 회화를 나란히 비교해 주는 대목에서는 두 거장이 생각한 혁신적인 사고의 닮은꼴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이러한 융합적 탐구를 학창 시절에 미리 접한다면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허물고 세상을 한층 더 넓고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사고의 깊이를 기르는 데 커다란 보탬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바실리 칸딘스키의 추상 미술에서 음악적 선율을 색채로 치환한 공감각과 분자의 확산 현상을 짚어내고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에 묘사된 핏빛 하늘을 대규모 화산 폭발과 빛의 산란으로 풀어내는 시선은 과학과 예술에 대한 시야를 넓혀준다. 시험 점수만을 위해 공식을 기계처럼 외우던 과학이 사실은 피아노의 아름다운 음향학과 우리 전통 판소리의 배음 원리처럼 인간의 일상과 예술혼이 함께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십 대를 위한 예술 속 과학 인문학 여행은 정답 찾기에 쫓겨 상상력을 잃어가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예술의 아름다움과 과학의 합리성을 동시에 알려준다. 감성과 이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진정한 창의성이 싹튼다는 진리를 가슴 깊이 새겼다. 이제는 교과서에만 갇힌 단편적인 지식에서 벗어나 주변의 예술과 일상 속 숨겨진 자연의 법칙들을 관찰하며 생각의 시야를 넓혀갈 것이다. #십대를위한예술속과학인문학여행 #최원석 #팜파스 #청소년인문학 @pampas_sch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