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크고 작은 상처와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나 역시 지나온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휘청거릴 때마다 차가운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 자신을 지켜낼 단단한 철학적 버팀목을 원했다. 최근에는 주로 불경에서 그런 버팀목이 될 만한 구절을 많이 얻었다. 일생에 한 번은 니체를 만나라 라는 책은 세상의 흔한 위로 서적들처럼 달콤한 말들로 상처를 덮어주려 하지 않는다.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니체의 철학은 나약하게 숨는 도피처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도망가지 않는 연습이라는 점이 첫 장부터 기대감을 키웠다.책은 총 8개 장으로 나뉘어 니체의 방대한 철학을 담아내고 있어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각 장마다 핵심적인 문장들이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 마음에 남는 구절들을 천천히 공책에 필사하며 곱씹어보기에 좋았다. 복잡하고 난해한 고전 철학에 대한 부담감 없이 하루 한 장씩 자기 전에 펼쳐 읽으며 하루를 차분하게 마감하는 사색의 시간으로 삼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실패와 고통 속에서도 살아야 할 이유를 붙잡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니체의 당당한 외침은 매일 불안 속에서 흔들리던 내 영혼에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이번 독서에서 가장 깊은 충격과 성찰을 안겨준 대목은 6장에 실린 복수심과 보복의 심리에 대하여였다. 사람이 복수를 꿈꾸는 이유는 상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이 당한 고통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구절을 마주했을 때 강하게 충격을 받았다. 나에게는 어린 시절을 망쳐버린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과 보복의 감정이 평생을 따라다니는 깊은 응어리였다. 보복은 상처를 결코 치유하지 못하며 단지 무력했던 자아가 균형을 회복하려는 지연된 시도에 불과하다는 니체의 일침은 내 가슴에 맺혀 있던 오랜 복수심의 실체를 직시하게 만들었다. 과거의 가해자를 향한 분노에 매몰되는 것은 결국 그 고통의 감옥에 나 자신을 평생 가두어두는 일임을 깨달았다.일생에 한 번은 니체를 만나라는 아버지에 대한 쓸데없는 보복과 복수심에 묶여 있던 나에게 진정한 영혼의 해방과 자립을 가르쳐준다. 보복이라는 헛된 상상으로 과거를 정당화하려 애쓰기보다 내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되어 운명을 사랑하는 아모르 파티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진리를 배웠다. 가슴속에 말 못 할 원한과 상처를 품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우뚝 서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니체의 철학을 추천하고 싶다.#일생에한번은니체를만나라 #프리드리히니체 #니체 #장기영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