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마키아벨리라고 하면 권모술수의 대명사이자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비정한 군주론의 저자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걸지 않은 자에게 세상은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는다'는 내가 생각했던 선입견이 허물어졌다. 화려한 권력의 정점이 아니라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시골로 쫓겨난 실직자의 몰락 속에서 이 글들이 태어났다는 사실이 무척 신선했다. 세상이 실제로 어떠한가를 냉정하게 직시한 모습은 군주론 너머 그의 진짜 철학과 깊은 가치관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5부에 실린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최선으로 받아들이는 용기가 인상적이다. 완벽한 선을 고집하다 파국을 맞기보다 덜 나쁜 것을 과감하게 선택하는 결단이야말로 냉혹한 현실을 지켜내는 현실적인 지혜라는 설명에 깊이 공감했다. 오늘날 매일 뉴스에서 지켜보는 현대 정치판의 치열한 권모술수와 타협 역시 바로 이러한 원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악의 파멸을 막기 위해 차악을 차선의 방책으로 택해야만 하는 정치판의 비정한 선택들이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착하게만 살면 세상이 보상해 줄 것이라는 환상을 깨부수고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경고도 기억에 남았다. 타인의 선의에 기대는 자가 가장 먼저 버림받으며 타인의 도움보다 자신의 무기를 쥐어야 한다는 일침은 나태했던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특히 운명은 우리 삶의 절반만을 지배할 뿐 나머지 절반은 우리 자신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는 부분도 깨달음을 주었다. 피할 수 없는 운명 앞에 무력하게 주저앉지 않고 내 몫을 쟁취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명심했다.
모든 것을 걸지 않은 자에게 세상은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는다는 거친 세상의 파도 속에서 내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주게 일침하는 책이다. 상처 없는 깨끗한 두 손으로는 어떤 위대함도 쥘 수 없다는 말처럼 막연한 요행을 바라지 않고 내 삶에 모든 것을 걸어볼 용기를 얻었다. 이제는 타인의 시선이나 세상의 풍파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룰을 세워 열심히 걸어갈 것이다.
르온서평단(단단한맘&레이첼)을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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