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할 수 있지만, 다 하지 않습니다
온선(온라인선생님)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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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예전 같으면 며칠 밤을 새워야 겨우 끝내던 작업들을 이제는 단 몇 초 만에 뚝딱 해결해 내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도구가 발전해 일하는 속도가 몇 배나 빨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의 하루는 더 정신없다.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 기술의 편리함 뒤편에서 오히려 남은 시간을 더 많은 일과 또 다른 조급함으로 채워 넣으며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온선 저자의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다 하지 않습니다는 이러한 생산성의 함정에 빠져 스스로 멈추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세상의 빠른 속도에 나를 억지로 맞추지 않고 내게 딱 맞는 일의 크기와 보폭을 스스로 정하는 법을 일깨워준 책이었다.


24만 명의 구독자를 이끌며 누구보다 빠르게 인공지능 도구를 실무에 도입했던 베테랑 크리에이터의 치열한 시행착오에서 출발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도구를 부려 효율을 극대화하고 매출을 20배나 끌어올렸지만 정작 그 끝에서 마주한 것은 가슴 뛰는 성취감이 아니라 영혼까지 하얗게 타버린 지독한 번아웃이었다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은 대단히 묵직하게 다가왔다. 아무도 재촉하거나 등 떠밀지 않는데도 스스로 속도를 올리며 일의 노예가 되어버렸던 저자의 경험이 담겨 있기에 책 속에 실린 문장 하나하나가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인 무게로 읽혔다.


3부인 인공지능이 더 하게 만들수록 우리는 덜 해야 한다 파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인공지능이 진정으로 낮춘 것은 인간의 고유한 역량이 아니라 그저 새로운 시도의 문턱일 뿐이라는 분석은 인상적이었다. 잘하지 못해도 일단 부딪혀보고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열렸지만 그렇게 아낀 시간을 온전히 나의 쉼으로 돌리지 못하고 또 다른 불안으로 채워 넣는다면 결국 시간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라는 경고는 폐부를 찔렀다. 모든 가능성을 끝까지 확인할 필요는 없으며 언제든 문을 활짝 열어둘 수 있더라도 내 삶을 위해 과감하게 문을 닫아둘 줄 아는 결단이야말로 기술 만능주의 시대에 나를 지키는 방법임을 배웠다.


더불어 일을 줄였더니 오히려 얼굴이 좋아지고 가장 헐겁게 일했던 계절에 가장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2부의 통찰 역시 깊은 생각을 남겨주었다. 세상은 언제나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더 많은 성과를 증명해 내야만 뒤처지지 않는다고 불안을 부추기지만 무조건 많이 해내는 것이 결코 실력의 완성이 될 수는 없다.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일의 테두리를 좁히고 과감하게 비워둔 여백이 있어야만 비로소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의 본질이 숨을 쉴 수 있다는 가르침은 큰 교훈을 안겨주었다. 도구가 사람을 부리는 기이한 주객전도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결국 무엇을 더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고 남겨둘 것인가를 결정하는 주체적인 태도가 먼저 서야 함을 공감했다.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다 하지 않습니다는 기술의 거대한 급류 속에서 길을 잃고 숨가쁘게 표류하던 나 자신에게 멈추어 서서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표를 알려 준 책이다. 빠른 도구를 쥐었다고 해서 내 인생의 속도까지 덩달아 폭주할 이유는 없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다음달까지 일하고 또 휴식을 취하게 될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배운 부분을 생각해봐야겠다.

@bagseonju534 @yoon._.books_ @motiv_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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