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안녕을 위해
숲시아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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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수십 명의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가슴 한구석에 무거운 먹먹함이 생긴다. 숲시아 작가의 내일의 안녕을 위해는 삶의 벼랑 끝에 내몰려 위태롭게 흔들리는 사람들의 손을 조용히 맞잡아주는 따뜻한 소설이었다. 무엇보다 이토록 깊은 절망과 고립의 무게를 담담하게 위로해 낸 저자가 2009년에 태어난 십 대 청소년이라는 사실은 첫 장부터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린 나이임에도 세상의 어두운 그늘을 외면하지 않고 타인의 상처에 깊이 공감하며 써 내려간 문장들은 온기를 전해주었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은 마치 한 편의 웰메이드 옴니버스 영화를 감상하듯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또렷하게 그려진다는 점에 있다. 당신의 내일의 안녕을 비는 사무소라는 독특한 공간을 중심으로 봄날의 외로움 속에 갇힌 할아버지와 차가운 방관에 상처 입은 여학생 그리고 사회적 실패로 무너진 성인 남성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아픔을 지닌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등장한다. 과거 극장에서 보았던 감동적인 옴니버스 영화들처럼 서로 다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독립된 사연들이 하나의 공간과 온기로 교차해 들어가는 흐름을 상상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니 독서의 몰입도와 재미가 컸다.


수록된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도 한 남자라는 챕터는 기억에 오랫동안 남았다. 사회생활 속에서 감당하기 힘든 실패의 짐을 짊어지고 가장 소중했던 자존감마저 송두리째 잃어버린 성인 남성의 내면을 마주했을 때는 저자가 10대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였다. 아직 어른들의 냉혹한 밥벌이나 세상의 쓴맛을 직접 겪어보지 않았을 나이인데도 어떻게 한 가장이자 어른이 겪는 삶의 무게와 바닥을 치는 절망감을 이토록 정밀하고 처절하게 포착해 냈는지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직장 생활을 하고 세상을 살아가며 때때로 작아지고 무너져 내리는 순간들을 겪어보았기에 소설 속 남자가 느끼는 막막함과 고독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고 중년으로서 공감갔다.


작가가 소설 속에서 건네는 구원은 결코 거창한 성공이나 화려한 해결책에서 오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건네는 달콤한 초코우유 한 모금처럼 사소하고 소박한 관심 하나가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고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삭막한 현실 속에서 나 혼자만의 생존에 매몰되어 주변의 시린 이웃들을 무심코 지나쳐 온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내일의 안녕을 위해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지쳐 있는 모든 이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건네주는 소설이다. 나 역시 앞으로의 일상 속에서 세상의 차가운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타인을 향해 작은 온기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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