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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아플 땐 밥 - 음식으로 소통하는 정신과 의사의 마음 건강 레시피
신동진 지음 / 끌리는책 / 2026년 9월
평점 :
병원 현장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마주할 때마다 치료 테크닉 못지않게 매번 입이 닳도록 강조하는 것이 바로 수면과 식사 그리고 운동이라는 일상의 기본기다. 아무리 좋은 도수치료를 적용해도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끼니를 대충 때우며 몸을 혹사하는 환자들은 결국 회복의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동진 저자의 마음 아플 땐 밥은 이처럼 몸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초적인 행위인 밥 한 끼가 우리의 정신건강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있어서도 얼마나 결정적인 힘을 발휘하는지를 알려준 책이었다. 부엌으로 내려가 음식으로 건강을 챙기는 정신과 의사의 시선은 첫 장부터 깊은 공감과 신뢰를 안겨주었다.
설명하기 힘든 마음의 고통을 밥과 국 그리고 샐러드와 김치 같은 친숙한 식탁 위의 메뉴들로 명쾌하게 풀어냈다. 갓 지은 따뜻한 밥처럼 포근하게 감싸주는 수면의 가치와 하루의 뼈대를 세우는 뜨끈한 국물 같은 규칙적인 루틴의 중요성은 현장에서 내가 환자들에게 전하던 메시지와 동일했다. 화려한 이벤트 대신 평범한 재료로도 충분히 나만의 행복 밥상을 차려낼 수 있다는 조언은 도움이 된다. 허기진 마음에 진짜 필요한 것은 화려한 성공이나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내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일상의 소박한 한 상이라는 사실을 책장을 넘기는 내내 공감할 수 있었다.
평소 나와 아내가 지켜오고 있는 저녁 식탁의 풍경이 떠올랐다. 고단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아내와 나는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배달음식에 쉽게 손을 뻗는 대신 건강하고 좋은 식재료를 골라 정성스럽게 저녁을 차려내곤 한다. 따뜻한 찌개 하나와 소박한 반찬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아 오늘 하루 서로에게 있었던 일들을 두런두런 나누며 천천히 밥을 먹는 그 시간이야말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최고의 시간이었다. 단순히 영양분을 섭취하는 행위를 넘어 정성 담긴 음식을 먹으며 눈을 맞추며 나누는 다정한 대화가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는 힐링타임이 되어주고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신하게 되었다.
스마트폰 터치 몇 번이면 문 앞까지 배달되는 자극적인 배달음식과 기름진 패스트푸드가 넘쳐나는 오늘날 사람들은 도리어 극심한 정서적 허기와 고립감에 시달리곤 한다. 자극적인 양념으로 채운 음식들이 순간의 쾌락을 줄지는 몰라도 결코 지친 영혼을 지켜주진 못한다. 마음 아플 땐 밥은 속도와 효율을 중요시 하는 이들에게 나를 위한 따뜻한 한 끼를 정성껏 차려내라고 권하는 건강 지침서다. 나 역시 앞으로도 현장의 환자들에게 잘 먹고 잘 자는 삶의 소중함을 더욱 강조할 것이다. 아내와 함께 정성스럽게 차려낸 슬로우푸드의 온기를 지키며 매일 맛있고 건강한 하루를 채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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