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라는 조직 안에서 일하며 매일 수많은 환자들을 마주하다 보면 기술적인 치료 실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나라는 사람의 브랜드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똑같은 도수치료 테크닉을 구사하더라도 환자가 치료사를 어떻게 신뢰하고 기억하느냐에 따라 라포 형성과 치료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29CM와 스타일쉐어 등 독보적인 팬덤을 지닌 브랜드들의 정체성을 이끌어온 전우성 저자의 그렇게 브랜드가 된다는 화려한 마케팅 기술서의 외피를 벗겨내고 일하는 한 사람의 플레이어가 조직의 간판을 떼어낸 뒤 어떻게 자신만의 비법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 짚어준 책이었다. 브랜딩이란 거창한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매일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나 자신의 태도와 철학을 키워나가는 과정임을 깨닫게 한다.최근 물리치료와 도수치료 업계의 현실과도 연관성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병원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필라테스나 체형 교정 그리고 재활을 전문으로 하는 개인 센터를 과감하게 차리는 도수치료사 선생님들이 부쩍 늘어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똑같이 뛰어난 치료 기술과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갖추고 출발했음에도 어떤 곳은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반면 어떤 곳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쓸쓸히 문을 닫는 차이를 자주 목격하곤 한다. 그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결국 치료 테크닉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치료 철학과 고유한 색깔을 대중에게 어떻게 각인시키고 설득해 냈는가 하는 브랜딩의 영역에 달려 있었다. 치료만 잘하면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는 안일함을 버리고 나라는 전문가가 환자에게 줄 수 있는 핵심 가치를 명확히 정의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하게 되었다.4부에서 다룬 직장인과 직업인의 길이라는 대목은 출근과 퇴근의 쳇바퀴 속에서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나 자신에게 묵직한 경고를 줬다. 직장인에게 중요한 것이 회사의 네임 밸류와 연봉 그리고 복지라면 직업인에게 중요한 것은 조직의 이름표를 떼어내고도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는 나만의 전문성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저자의 일침이 와닿았다.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과 병원이라는 안전한 간판 뒤에 숨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자기만족에 안주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병원의 이름이 아니라 내 손끝의 기술과 소통 방식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가치가 되어야만 냉혹한 시장의 풍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진짜 내 이름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공감했다.더불어 1부와 2부에서 강조하는 사고와 태도의 원칙 역시 현업에 즉각 대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준점이 되어주었다. 모두를 위한 전략은 결국 누구를 위한 전략도 아니라는 지적처럼 모든 관절 질환을 다 고칠 수 있다고 말하기보다 특정 통증이나 체형 불균형에 있어 확실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뾰족한 정체성이 필요함을 배웠다. 또한 99도와 100도의 차이를 만드는 작은 디테일과 환자의 미세한 불편함까지 먼저 헤아리는 섬세한 태도야말로 그 어떤 광고보다 강력한 브랜드의 뼈대가 된다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 남들의 레퍼런스를 흉내 내는 복제자가 되는 대신 현장에서 겪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민들을 자산으로 삼아 나만의 비법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가르침이 도움이 되었다.그렇게 브랜드가 된다는 회사의 부속품으로 머물지 않고 내 삶과 일의 온전한 주권자가 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치료실 침대 위에서 불안해하는 환자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신뢰를 주고 훗날 나만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기 위해 지금 내가 어떤 태도로 임상 현장을 마주해야 하는지 답을 얻었다. #그렇게브랜드가된다 #디자인하우스 #전우성 #브랜딩 #솔로프리너 #책추천 @dh_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