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홍은성결교회에 출석하던 시절 한동대학교에 진학했던 형님이 한 분 계셨다. 그 형님의 이름이 심규진이었기에 서가에서 우연히 이 책의 표지를 마주했을 때 혹시 내가 알고 지냈던 그 사람이 낸 책이 아닐까 하는 반가운 마음에 곧바로 책장을 열어보았다. 비록 동명이인의 다른 지도자였지만 포항의 한동대학교라는 공간과 그곳에서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묘한 인연처럼 마음을 끌어당겼다. 스승인 심규진과 2026년에 갓 입학한 열여덟 명의 한동대 신입생 뭉치들이 함께 써 내려간 시집 닮아가는 것들에 대하여는 스무 살의 문턱에 선 청년들의 솔직하고 풋풋한 내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었다.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세워진 한동대학교 답게 시집의 곳곳에는 주님을 향한 청년들의 진솔한 고백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었다. 거창하거나 교조적인 종교적 교리를 늘어놓는 대신 스무 살의 나이에 매일 부딪히는 사소한 일상의 사물들과 감정 그리고 관계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사랑의 마음을 표현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기질과 연약함을 마주하고 캠퍼스 안에서 서로를 깊이 보듬어가며 어른으로 자라나는 그들의 문장들은 종교적인 거부감 없이 순수하게 읽혔다. 살아 숨 쉬는 믿음이란 이처럼 일상의 숨결 속에서 주님을 기억하고 타인을 사랑하겠다고 조용히 다짐하는 태도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수록된 수많은 시들 중에서도 이나현 작가의 말 없는 초콜릿이라는 작품은 읽는 순간 오래전 세상을 떠나신 외할아버지의 기억을 강하게 불러일으켰다. 나의 외할아버지 역시 한동대학교가 자리한 포항에 살고 계셨기에 학창 시절 방학만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포항을 자주 찾곤 했다. 당시 외할아버지는 미군부대에 물품을 납품하는 일을 하셨는데 어린 손자가 놀러 갈 때마다 내가 유독 좋아하던 노란 슬라이스 치즈와 미제 간식들을 잊지 않고 늘 챙겨두셨다가 조용히 손에 쥐여주시곤 했다. 말로 길게 표현하지 않아도 주머니에서 무심히 꺼내어 건네던 그 짭조름한 치즈 한 장에는 손자를 향한 할아버지의 깊고 묵묵한 애정이 가득 배어 있었다. 굳이 요란한 말을 앞세우지 않아도 소박한 먹거리 하나로 온기를 전하던 그 시절 외할아버지의 손길이 겹쳐 보이며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졌다.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바라보며 살아가고 그 시선이 머무는 대상을 서서히 닮아가기 마련이다. 스무 살이라는 나이는 세상의 거친 풍파 앞에서 나라는 존재의 뼈대를 세우기 위해 끝없이 흔들리는 위태로운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시집에 참여한 청년들은 각자의 결핍과 혼란에만 매몰되지 않고 곁에 있는 동기들과 스승 그리고 하늘의 뜻을 선한 방향으로 가져가는 길을 택하고 있었다. 닮아가는 것들에 대하여는 풋풋한 청춘의 감성을 넘어 내 지난날의 소중한 인연들과 신앙의 온도를 차분하게 되돌아보게 만들어준 시집이다. 우연한 이름의 일치로 포항이라는 낯익은 공간과 외할아버지의 묵직했던 사랑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서고자 하는 청년들의 순수한 문장들을 만나 큰 위로를 얻었다. “<책담쓰담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온세하님으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닮아가는것들에대하여 #심규진과뭉치들 #설탕나무 #책담쓰담서평단 #포이에마생각한페이지 @think1page온세하 @on.se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