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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 멍들지 않게 - 92세 정신과 의사 이근후의 부모 수업
이근후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8월
평점 :
92세 원로 정신과 의사인 이근후 저자의 ‘아이 마음 멍들지 않게’를 읽으며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를 깊이 돌아보게 되었다. 세상에 처음부터 완벽한 부모는 없고 저마다의 서툼 속에서 자식을 기르기 마련이지만 커오면서 우리 부모님도 이 책에 나오는 지혜처럼 조금 더 여유를 두고 나를 지켜봐 주셨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갔다. 자식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쏟아부었던 수많은 걱정과 통제가 때로는 굉장히 무거운 짐이었는지를 떠올리며 책장을 넘길 때마다 깊은 공감이 밀려왔다.
특히 책의 여러 대목 중에서도 부모의 불안이 독이 되지 않도록이라는 파트가 가장 가슴 깊이 와닿았다. 부모가 마음속의 조급함과 두려움을 다스리지 못하면 그 불안은 고스란히 자식에게 전염되어 보이지 않는 멍으로 남는다는 지적에 깊이 공감 했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부모님의 그 넘치는 불안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형제는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스스로 삶을 개척해야겠다고 다짐하며 더 빨리 독립할 수 있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걱정의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한 내 몫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쳤던 시간들이 역설적으로 우리를 일찍 자립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던 셈이다.
오늘날 많은 부모들이 남들보다 뒤처질까 두려워 아이에게 끝없는 공부를 강요하고 화려한 스펙과 좋은 이력을 만들어주는 데 온 힘을 쏟는다. 하지만 저자의 오랜 경험을 마주하며 아이를 기를 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눈앞의 성적이나 이력이 아니라 세상을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인성과 단단한 마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공감했다. 부모는 부모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고 아이는 아이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한 걸음 물러서서 믿어주는 것이야말로 자식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 않는 가장 지혜로운 사랑이다. 곁에 두고 삶이 흔들릴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참으로 따뜻한 인생의 지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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