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실격 시즌 3 - 꼴랑 영화 하나로 무슨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ㅣ 감독실격 3
Zinn 지음 / 9월의햇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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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너머로 보이는 영화판은 화려한 조명과 낭만으로 가득 차 보이지만 그 화려한 포장지를 벗겨내면 처절하다 못해 짠내가 진동하는 현실이 있다. Zinn 작가의 감독실격 시즌3 꼴랑 영화 하나로 무슨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는 책은 겉으로는 마냥 멋있어 보이기 쉬운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의 날것 그대로를 드러낸 참으로 솔직하고 지독한 책이었다. 영화를 전공하고 투자 제작사와 기획사를 두루 거치며 메가폰을 잡았던 저자의 생생한 기록들은 첫 장부터 영화판의 공기를 전해준다.


​책을 읽다보니 오랜 무명과 침체를 딛고 마침내 대기만성의 결실을 증명해 낸 장항준 감독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요즘이야 특유의 유쾌함과 너스레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마침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큰 성공을 거두며 환하게 웃고 있지만 그 웃음 뒤편에 얼마나 깊고 어두운 수렁이 있었는지를 떠올리게 된다. 실제 인터뷰에서도 고백한 적이 있었다. 책 속 주인공이 차기작 가족사냥을 준비하며 겪는 수많은 고뇌와 주연 배우 캐스팅 불발의 좌절 그리고 이 영화가 과연 흥행할 수 있을지 몰라 밤잠을 설치는 불안감 속에서 과거 집안에 쌀이 떨어져도 시나리오를 고쳐 쓰며 버텼던 장항준 감독의 지난날을 상상하며 읽었다. 예능 속에서 유쾌하게 풀어내던 그의 옛이야기들이 결코 가벼운 무용담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음을 책을 통해 실감하게 되었다.


​책 속에 담긴 수많은 현실적인 에피소드들 중에서도 쥐꼬리만 한 계약금 천만 원을 제때 갚지 못해 안절부절못하고 나이 오십을 바라보면서도 스스로를 찌질한 폭망 감독이라 자책하는 대목은 가슴 한구석을 아프게 만들었다. 천만 관객을 모아 빌딩을 세우겠다는 거창한 야망도 아니고 고작해야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비싼 외제차를 몰아보는 소박한 허세를 꿈꾸면서도 연이은 엎어짐과 캐스팅 실패라는 모멸감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창작자의 하루는 뼈아픈 현실 그 자체였다. 화려한 성공 신화 뒤편에 가려진 기약 없는 기다림과 매일 바닥을 치는 자존감을 견뎌내야 하는 모습은 영화판을 넘어 오늘을 치열하게 버텨내는 우리 모두의 삶에도 보인다.


​엎어짐과 실패를 밥 먹듯 겪으면서도 끝내 메가폰을 놓지 못하는 저자의 고백은 단순한 넋두리를 넘어선 눈물겨운 생존의 기록이다. 꼴랑 영화 하나로 무슨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고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묻는 자조적인 농담 뒤에는 밥벌이와 창작자의 자존심 사이에서 매일 처절하게 싸워나가는 진심이 묵직하게 담겨 있다. 자신이 선택한 길 위에서 숱한 상처를 입었을지라도 남 탓을 하기 전에 끝끝내 펜을 쥐고 현장을 지키려는 모습은 존경심을 불러일으킨다.


​감독실격 시즌3은 영화 제작 현장의 서늘한 현실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꿈을 좇으며 버텨낸다는 것이 얼마나 무겁고 단단한 각오를 필요로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장항준 감독이 오랜 버팀 끝에 마침내 자신만의 결실을 맺어냈듯 각자의 자리에서 실격 판정을 받은 것 같아 자책하면서도 묵묵히 오늘을 살아내는 모든 창작자와 현대인들을 볼 수 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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