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역사 속에서 천하를 최초로 통일하고 황제라는 칭호를 처음으로 사용한 시황제 영정의 이야기는 언제 접해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평소 고전 소설 봉신연의나 만화책 킹덤을 흥미진진하게 읽으며 진시황의 파란만장했던 유년 시절과 성장 과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적국 조나라에서 볼모의 아들로 태어나 겪어야 했던 수모와 불안 그리고 권력의 암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소년 영정의 모습은 늘 인상 깊은 모습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던 중 마주하게 된 지배할 것인가 평생 지배당할 것인가라는 책은 그동안 여러 콘텐츠로만 접했던 진시황의 삶과 철학을 훨씬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익한 독서였다.이 책은 진시황을 단순히 잔혹한 정복자로만 묘사하지 않고 자신을 옥죄는 가혹한 환경을 스스로 깨뜨리고 일어선 위대한 설계자로 조명한다. 조나라에서의 멸시 속에서도 세상을 원망하는 대신 스스로를 단단한 무기로 벼려낸 그의 태도는 시작부터 깊은 감동을 주었다. 13살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어머니의 정부 노애의 반란을 가차 없이 진압하고 당대 최고의 권신 여불위를 제거하며 온전한 권력의 주도권을 장악해 나간 과정은 감탄을 자아낸다. 외부의 위협과 내부의 배신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오직 스스로를 철저하게 통제하며 판을 장악해 나간 그의 모습은 오늘날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주체성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특히 현대의 기준으로 흔히 폭군이라 칭해지는 그의 수많은 결단과 철혈 통치의 이면에 어떤 진짜 의도가 숨어 있었는지 깊이 이해하게 된 점이 좋았다. 500 년 동안 이어진 춘추전국의 극심한 혼란을 종식시키고 천하를 통일한 뒤 도량형과 화폐 그리고 문자까지 하나로 일치시킨 그의 개혁은 단순히 절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흩어진 기준들로 인해 또다시 전쟁과 분열이 일어나는 비극을 원천 차단하고 오직 하나의 명확한 법과 원칙 아래 천하를 안정시키기 위한 치밀한 통치 철학이었던 것이다. 옛 봉건제로 돌아가자며 군주의 귀를 어지럽히는 유생들과 사기꾼들의 낡은 조언을 가차 없이 차단하고 법가에 입각한 부국강병의 기준을 세운 그의 결단은 왜 그가 그런 거친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되었다.나에게 타인이 정해놓은 기준이나 세상의 혼란함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 삶의 명확한 주도권을 쥐는 지혜를 가르쳐 주었다. 남의 시선에 흔들리며 핑계 속에 갇혀 살아가기보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규율을 적용하고 나만의 확고한 잣대로 인생의 판을 세워야 한다는 가르침은 가슴 깊이 와닿았다. #지배할것인가평생지배당할것인가 #진시황 #서평단 #오리진출판사 #책읽는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