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무브 투 헤븐을 몰입해서 시청하며 이제훈 배우가 연기했던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당시 드라마를 보며 죽은 이의 마지막 흔적을 정돈하고 고인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달하는 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길해용 저자의 유품정리사가 좋은 죽음을 묻습니다라는 책을 접하고 현장에서 땀 흘려온 저자의 실제 경험담을 접하니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의 진짜 무게와 속살을 훨씬 더 자세하고 정교하게 알 수 있었다. 수많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저자가 쓴 기록들은 단순한 장르적 호기심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죽음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그동안 뉴스나 대중매체를 통해 우리나라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고독사에 대한 소식들을 자주 접하곤 했다. 하지만 언론 속 통계나 단편적인 기사로 마주하던 고독사는 현실의 피부로 선명하게 와닿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저자가 현장에서 마주한 생생한 기록들은 통계 너머에 존재하는 진짜 인간의 슬픔과 고독을 실감 나게 전해주었다. 방 안에 남겨진 옷 한 벌과 낡은 신발 한 겨레 그리고 비워진 냉장고와 전해지지 못한 유서에 이르기까지 고인이 마주했을 고립의 시간들이 가슴 먹먹하게 와닿았다. 홀로 삶을 마감해야 했던 이들의 아픔이 단지 남의 일이 아닌 오늘 우리 사회가 함께 껴안아야 할 냉혹한 현실임을 깨닫게 되었다.특히 딩크족으로 살아가는 우리 부부의 입장에서는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아이 없이 둘이서 서로를 의지하며 걸어가는 삶을 선택했기에 언젠가 다가올 삶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남들보다 훨씬 더 깊게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홀로 남겨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나 생의 마지막 장을 마주했을 때 과연 우리 부부는 어떤 좋은 죽음을 맞이해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우리가 세상을 떠난 뒤 뒤에 남겨질 유품은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저자가 보여준 고인들의 마지막 방처럼 단순한 물질적 집착이나 무거운 짐을 남기기보다 가벼운 마음과 따뜻한 기억만을 남기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곁에 있는 서로를 향해 오늘 하루 더 최선을 다해 사랑을 건네고 일상 속에서 타인을 향한 다정한 온기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좋은 죽음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과정일 것이다. 정돈된 집 안처럼 내 삶의 내면 역시 차분하게 가다듬으며 훗날 내 유품을 정돈할 누군가에게 부끄럽지 않은 흔적을 남기고 싶다.유품정리사가 좋은 죽음을 묻습니다라는 책은 나에게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을 통해 오늘 내가 살아가는 일상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서글픈 죽음의 현장 속에서도 존엄함을 잃지 않으려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기록 덕분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한층 더 넓어졌다. 좋은 죽음이란 결국 오늘 하루를 얼마나 다정하고 정직하게 살아냈는가에 달려 있음을 마음에 깊이 새기게 되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 '협찬'@chae_seongmo@kkaenet#유품정리사가좋은죽음을묻습니다 #길해용 #유품정리사 #마이라이프출판사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