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당신의 커리어는 안전한가 - 퇴사 없이 시작하는 포트폴리오 커리어 실전 가이드
최수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7월
평점 :
품절


물리치료사로 일하다 보면 "너는 그래도 AI가 대체 못하는 직업이니 안전하지"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사람을 직접 만지고 상태를 살피고 손으로 근육과 관절을 다루는 일이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나도 한동안은 그 말에 은근히 안심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 피지컬 AI 그러니까 로봇이 물리적인 동작을 학습하고 사람의 움직임을 분석해 재활 운동을 코칭하는 기술들이 하나둘 뉴스에 나오는 걸 보면서 진짜 남 일이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표지부터 눈에 들어온 문장이 있었다. 한국 직장인의 평균 정년은 52세 당신은 100세까지 무엇으로 살 것인가. 정년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다고 생각했던 나에게도 묵직하게 다가오는 질문이었다. 이 책이 유독 신뢰가 갔던 이유는 저자의 이력 때문이다. 저자 소개를 보니 18년 동안 기업 교육 현장에서 강사이자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직장인들의 성장과 변화를 직접 지켜봐 왔고 동시에 세 개의 사업을 운영하며 흔들리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책상에 앉아 이론만 정리한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겪고 부딪히면서 얻은 결론이라는 게 느껴져서 훨씬 설득력 있게 읽혔다. 조언 하나하나가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리지 않았다.


책 전체가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명확하다. 이제는 퇴사 후 무엇을 할까가 아니라 지금부터 어떻게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명함 하나의 직업에 인생 전체를 거는 시대는 끝났다는 저자의 판단에 깊이 공감했다.


1장부터 7장까지 왜 포트폴리오 커리어가 필요한지 마음을 어떻게 다잡아야 하는지 실전에서 어떻게 여러 수익원을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마지막에는 나만의 브랜드를 어떻게 세울 것인지까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생각을 많이 한 부분은 4장 포트폴리오 커리어를 만드는 여섯 가지 힘이었다. 자기인식 가치관 강점인식 호기심 실행능력 환경감지. 여섯 개의 키워드를 하나씩 짚어가며 나는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내 커리어의 흔들리지 않는 기준은 무엇인지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은 정확히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 했다. 특히 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인가 내가 없어지면 누가 아쉬워할까 같은 질문들 앞에서는 책장을 진지하게 고민해봤다. 물리치료사라는 직함 뒤에 숨어서 나 자신의 강점과 방향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얼마나 있었나 싶었다. 오랜만에 내 능력과 커리어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었다.


결국 AI 시대에 내 커리어를 지키는 방법은 특정 직업 뒤에 숨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라는 저자의 조언.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분되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 특히 인상 깊었다. 회사 업무를 콘텐츠화하고 모든 프로젝트를 증거로 남기고 현직에 있을 때부터 나를 자산화해두라는 조언은 당장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라 더 마음에 와닿았다.


안전한 직업이라고 믿었던 나조차 이 책을 읽고 나니 지금부터 무언가를 준비해야겠다는 결심과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이 조금은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커리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특히 나는 괜찮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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