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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면 눈뜬다
김종일 지음 / 황금가지 / 2026년 7월
평점 :
평소 문학 작품이나 여러 장르 소설을 접할 때 가장 빠져드는 소재를 꼽으라면 스릴러 복수극이다. 미드나 넷플 한드를 볼때도 주로 찾아보는 소재이다. 억울한 자의 한과 악인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단죄의 과정이 주는 서스펜스는 일상의 지루함을 단숨에 깨뜨려주기 때문이다. 김종일 작가의 잠들면 눈뜬다라는 작품은 시작부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사건들과 이에 맞서는 남자의 서사가 어떻게 펼쳐질지 큰 기대감을 안고 책장을 넘겼다.
이 소설은 현실의 도로 위에서 우리가 쉽게 마주치거나 뉴스에서 접할 수 있는 몰상식한 범죄들을 다룬다. 난폭 운전과 보복 운전 그리고 음주 뺑소니라는 몰상식한 행동으로 누군가의 소중한 삶을 송두리째 짓밟아버린 자들이 등장한다. 적반하장과 후안무치 그리고 내로남불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악인들의 태도는 읽는 내내 분노를 일으킨다. 그리고 모든 것을 빼앗긴 주인공 무영이 펼쳐지는 처절한 여정은 독자로 하여금 단숨에 몰입감을 일으킨다.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눈뜬다는 구절처럼 이성을 잃어버린 세상 속에서 진짜 괴물이 되는 서사가 소름 돋을 정도로 강렬했다.
김종일 작가 특유의 정교한 연출과 빠른 전개는 스릴러 복수극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을 완전하게 충족시켜주었다. 단순히 피가 튀고 자극적인 장면만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이 느끼는 깊은 절망과 고통 그리고 분노의 심리를 밀도 있게 풀어낸 점이 돋보였다. 속도감 있는 문장들은 마치 한 편의 완성도 높은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의문점이 풀어지면서 느껴지는 거칠고 통쾌한 쾌감은 그동안 가슴속에 쌓인 답답함을 단숨에 해결해준다.
잠들면 눈뜬다는 단순한 장르적 재미를 넘어서서 우리 사회의 무너진 도덕성과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상식을 버린 자들이 버젓이 돌아다니는 세상에서 피해자가 느껴야 하는 무력감과 그로 인한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 깨닫게 해준다. 스릴러 복수극이라는 장르가 주는 본연의 매력을 극대화하면서도 인간 본성과 현실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묵직하게 짚어낸 작가의 내공에 감탄했다. 작가님의 작품들이 영상화 된다고 하니 챙겨봐야겠다.
스릴러 복수극을 찾아보는 나에게 이 책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안겨줬다. 다 읽은 후에도 무영의 처절한 눈빛을 상상하면서 영상화된 이미지를 떠올렸다. 깊은 몰입감과 선명한 잔상을 남기는 장르 소설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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