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아이, 침묵을 깨다
서점순 지음, 배진시 외 옮김 / 긱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의 존재와 뿌리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한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본질적이고 숭고한 여정이다. 서점순 저자의 그때 그 아이, 침묵을 깨다라는 책은 70년대 말 1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프랑스로 입양되어 이방인으로서 평생을 살아가야 했던 한 인물의 가슴 아픈 고백이자, 오랜 침묵을 깨고 마침내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기록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 아프게 와닿았던 사실은 7080년대 시절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이 낯선 타국으로 입양을 떠나야만 했다는 시대적 비극이었다. 그동안 단편적인 뉴스나 기사로만 접했던 해외 입양의 역사가 저자의 생생한 고백을 거치면서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안고 가야 할 아픈 기억으로 다가왔다. 국가와 사회의 그늘 속에서 정든 고향과 언어를 빼앗긴 채 떠나야 했던 아이들의 고단한 삶이 슬프게 만들었다.


​특히 출생과 뿌리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들이 한 사람의 일생과 정체성에 얼마나 커다란 흔적을 남기며 작용하는지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가정을 이루고 번듯한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두 조각으로 나뉜 삶 속에서 내면에 묻어둔 뿌리에 대한 질문을 결코 놓지 못했다. 자신의 삶에 온전히 머물지 못한 채 떠돌아야 했던 결핍과 정체성의 혼란은 우리가 숨 쉬듯 당연하게 누리는 가족과 출생의 기억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은 2023년부터 되살아난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 마침내 스스로 침묵을 깨고 세상 밖으로 써 내려간 치유의 글이다. 외면된 진실과 용기 있는 귀환의 과정을 거치며 저자는 과거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비로소 스스로와 화해해 나간다. 그때 그 아이, 침묵을 깨다는 잊혀간 역사 속 입양인들의 아픔을 다정하게 보듬는 동시에 내 삶의 진짜 뿌리를 찾아 헤매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깊은 공감을 전해주는 책이다.

#그때그아이침묵을깨다 #서점순작가 #긱출판사 #해외입양 #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