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을 생각할 때 나는 바나나를 깐다
이용준 지음 / 크루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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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때로 말보다 강력하게 지나간 시간과 장소를 완벽하게 복원해 낸다. 이용준 작가의 존레논을 생각할 때 나는 바나나를 깐다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과 그 귓가를 채우던 음악의 기억을 엮어낸 참으로 유쾌한 음악 에세이다. 저자는 우동 국물을 마실 때나 길목을 걸을 때 혹은 바나나를 깔 때 흘러나오던 록과 재즈 그리고 팝 음악들을 각 파트의 트랙으로 구성하여 자신만의 사적인 사운드트랙을 들려준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즐거웠던 경험은 각 파트와 트랙마다 수록된 좋은 음악들을 직접 하나씩 찾아 들으며 글을 읽어 나간 점이었다. 딥 퍼플과 너바나 그리고 건즈 앤 로지스와 오아시스 존 레논 같은 거장들의 음악을 들으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문장이 가진 온도와 음악의 리듬이 기분 좋게 합체되었다. 눈으로는 저자의 유쾌한 입담과 감성을 읽고 귀로는 아날로그 감성의 멜로디를 들으니 노래 속에 훨씬 더 깊이 빠져드는 몰입감을 느낄 수 있어서 재미있는 독서가 되었다.


​책 속 문장들을 따라 음악을 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청춘의 한 추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어울려 신촌의 오래된 록 바인 우드스탁(Woodstock)에 모여 앉아 시끄러운 기타 리프와 묵직한 베이스 소리에 몸을 맡기던 밤들이었다. 어두운 조명 아래 LP판 사이로 흐르는 신청곡을 들으며 시원한 맥주 잔을 기울이던 신촌 우드스탁에서의 아련한 추억들이 귓가를 스치는 노래들과 함께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이 책이 지닌 진짜 매력은 저자 개인의 특별한 사연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읽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가슴속에 묻어둔 음악의 추억을 꺼내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작가가 특정 곡에 자신만의 에피소드를 품고 있듯 우리 모두에게는 특정한 노래를 들었을 때 자동으로 떠오르는 사람과 장소 그리고 그 시절의 공기가 존재한다. 음악은 잊고 지냈던 과거의 눈부신 순간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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