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인문학 - 비늘과 딱지, 날개맥이 누설하는 ㅣ 지식 벽돌
이상헌 지음 / 초봄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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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무심코 스쳐 지나치거나 때로는 미물로 치부하곤 했던 곤충의 생태에서 이토록 깊은 인문학적 성찰을 길러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이상헌 저자의 곤충인문학이라는 책은 그동안 생물학의 영역에만 가두어 두었던 곤충들의 치열한 생존기와 본능을 인간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삶의 태도와 아주 유기적으로 엮어낸 참으로 신선하고 놀라운 교양서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곤충이라는 아주 작은 미물들이 세상을 마주하는 방식 속에서 인간 사회가 나아가야 할 위대한 지혜를 발견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느꼈다.


​특히 수많은 챕터들 중에서 내 눈길을 강하게 사로잡고 읽는 내내 깊은 재미를 선사했던 대목은 기문둔갑 펼치는 풀벌레 편이었다. 포식자의 매서운 눈길을 피하고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주변 환경과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풀벌레의 의상과 보호색을 동양의 신비로운 기문둔갑에 비유하여 풀어낸 저자의 기발한 통찰은 흥미진진했다. 거친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낮추고 배경 속으로 부드럽게 녹아드는 풀벌레의 영리한 생존 전략은 각박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깊은 깨달음과 동질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글의 이해를 돕는 선명하고 생생한 곤충 사진들이 본문 곳곳에 가득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글로만 설명을 들었다면 자칫 생소하거나 상상하기 어려웠을 곤충들의 정교한 몸 구조와 보호색 그리고 다채로운 일상의 순간들을 세밀한 사진을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기가 무척이나 편하고 즐거웠다. 텍스트와 사진 자료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마치 관찰 생태 다큐멘터리를 한 편의 깊은 인문학 강의와 함께 감상하는 듯하게 만들었다.


​곤충인문학은 나에게 작고 미미한 것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겸손함과 세상을 다각도로 바라보는 시선을 만들어줬다. 자연의 아주 작은 조각 속에서도 인류의 고전과 인생의 진리를 읽어내는 저자의 안목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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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back_cho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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