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유전자 수업 - 영화가 묻고 과학이 답하다
설재웅 지음 / 반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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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유전학이라는 학문이 스크린 속 영화와 만나 흥미롭고 생생한 이야기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설재웅 저자의 청소년을 위한 유전자 수업이라는 책은 유전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한 단숨에 날려버리고 과학을 바라보는 눈을 열어준 책이다. 이 책은 생명 과학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친숙한 영화 속 캐릭터와 서사에 결합하여 누구나 부담 없이 몰입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다양한 영화들을 매개체로 삼아 유전학의 핵심 개념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는 점이다. 평소 영화 감상을 무척 좋아하는 나로서는 대형 스크린에서 보았던 이야기들이 유전자의 비하인드 스토리로 재해석되는 과정이 실로 흥미진진했다. 스파이더맨부터 가타카 그리고 쥬라기 공원에 이르기까지 대중적인 영화 속 장면들을 과학적 시선으로 다시 뜯어보며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스크린 속 설정들에 이토록 깊은 생명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에 신기했다.

​특히 수많은 수록작 중에서 내가 평소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앤드류 가필드 주연의 핵소 고지가 책에 등장했을 때 무척 반가웠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신념을 지키며 수많은 생명을 구해낸 감동적인 대서사시 핵소 고지가 질병과 외상 그리고 유전과 환경의 미묘한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과학적 사례로 등장하는 대목은 신선했다. 영웅적인 전장 속 인물들의 고통과 생존을 단순히 영화적 감동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인간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한계를 설명하는 직관적인 과학의 근거로 연결 지어 풀어낸 저자의 예리한 통찰에 다시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내가 진심으로 애정하던 영화를 과학이라는 색다른 렌즈를 통해 다시 만나니 그 감동과 배움의 깊이가 두 배로 커지는 기분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설재웅 교수는 오랜 세월 대학에서 유전학과 보건과학을 연구해 온 전문 학자이자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정한 소통가다. 어려운 전문 용어를 남발하며 지식을 자랑하기보다 흥미로운 스크린 속 이야기와 최근의 뉴스 이슈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누구나 쉽게 과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 그의 세심한 노력은 책의 모든 챕터에 녹아 있다. 각 장의 끝에 마련된 질문과 생각할 거리들은 단순히 읽고 잊히는 독서가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유전자와 인류의 미래를 다각도로 고민하게 만드는 뜻깊은 시간을 제공한다.

​청소년을 위한 유전자 수업은 나에게 과학은 교과서 속에만 갇혀 있는 지루한 공식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문화 콘텐츠와 일상 속에 살아 숨 쉬는 언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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