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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26.7 - Vol.145, AI 시대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6년 6월
평점 :
지하철을 타거나 길을 걸을 때 마주치는 풍경은 온통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빼앗긴 사람들뿐이다. 기술은 우리 일상을 더없이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사색할 수 있는 시간과 정서적 여백은 점점 더 앗아가는 듯하다. 그런 와중에 펼쳐든 문화예술 전문지 '쿨투라 7월호'는 차갑게 식어가는 내면의 감성을 깨우고,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져준다. 특히 이번 호의 메인 테마인 'AI 시대'는 단순히 기술적인 효율성이나 미래 예측에 머물지 않고, 문화와 예술의 관점에서 인공지능이 우리 영혼과 예술에 미치는 영향을 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가장 먼저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허희 평론가의 'AI는 인간의 영혼을 복제할 수 있는가? - AI 김광석에 대한 단상'이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이미 세상을 떠난 가수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재현해 내는 시대가 되었다. 처음 그 인공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신기함이 앞섰지만, 이내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지는 상실감이 생긴다. 글쓴이의 고백처럼 우리가 김광석의 노래를 사랑했던 이유는 완벽한 음정이나 가창력 때문이 아니었다. 그 목소리 이면에 서려 있는 한 인간의 처절한 고독과 고뇌, 그리고 삶의 흔적이 우리의 상처를 어루만졌기 때문이다. AI가 그 기교와 음색을 아무리 정교하게 모방하더라도, 고통과 사랑을 직접 통과해 보지 못한 기계의 언어에는 영혼의 주파수가 담길 수 없다는 지적에 깊이 공감했다. 예술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그것을 창작하기까지 겪어낸 인간적인 진통의 과정 그 자체일 것이다.
또한 이지혜 기자의 'AI시대, 그럴듯한 이미지의 매트릭스 - 찍는 영화에서 짓는 영화로'라는 글은 미디어를 소비하는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의 숨결을 포착하던 '찍는' 영화의 시대에서, 컴퓨터 그래픽과 AI 프롬프트만으로 세상을 시뮬레이션하는 '짓는(제조하는)' 영화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분석은 대단히 흥미로웠다. 이제 우리는 눈으로 보는 이미지가 진짜 현실인지, 정교하게 가공된 가상인지 구별하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영화 <그녀(Her)>가 던진 질문처럼, 가상의 존재와 나누는 정서적 교감이 과연 진정한 사랑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쿨투라 7월호'가 보여준 예술가들의 고뇌와 사색은 기술 만능주의에 젖어가는 독자들에게 현 상황을 되돌아보게 한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발휘하고 예술의 영역을 넘볼지라도 타인의 슬픔에 눈물 흘리고 불완전한 삶 속에서 의미를 찾아 헤매는 주체는 결국 우리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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